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4일 “대통령을 향한 조롱과 야유,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국회에 가서 대통령이 곤욕을 치르고 오시라고 어떻게 말씀드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국회 개원식 불참을 정 실장이 건의했다는 취지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22대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정 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강당에서 전 직원 조회를 주재해 “국회가 이성을 되찾고 정상화하기 전에는 대통령께 국회에 가시라고 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정 실장은 “국회의장단이나 야당 지도부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서 아무런 사전 조치도 취하지 않고 대통령 보고 국회 와서 망신 좀 당하라고 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국회 개원식 불참을 국회와 야당 탓으로 돌린 것이다. 대통령실 전 직원 조회는 2022년 9월13일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이후 약 2년 만이다.
정 실장은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이고 난관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통령실 직원들은 난관을 돌파해야 하는 것이 숙명이자 당위”라며 “탄핵, 특검, 청문회 남발 등 헌정사상 경험하지 못한 정치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다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결집해 이 난국을 돌파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정 실장은 “야당 입법 독주에 거부권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에게 “대통령만 공격당하고 있는데 다 같이 나서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정 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성과로 민간 주도 시장경제, 건전 재정,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 굳건한 안보태세, 원전 생태계 복원, 노사 법치주의 등을 나열한 뒤 “대한민국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았다”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이어 “모든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임. 정책과 홍보는 국정운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인 만큼, 직원들이 원보이스로 최전선 홍보 전사가 돼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노력과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