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0·16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곡성군수·영광군수 후보자를 확정했다. 조국혁신당은 예비후보 경선을 통해 두 지역 후보를 확정 지을 예정이며 ‘숙식 선거운동’도 예고했다. 두 당은 호남 재선거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7일 경선을 통해 조상래 전 전남도의원을 곡성군수 재선거 후보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3일에는 영광군수 재선거 후보로 장세일 전 전남도의원을 결정했다.
혁신당은 영광군수 예비후보 4명과 곡성군수 예비후보 2명의 경선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11일 최종 후보가 확정된다. 영광에선 오만평 전 경기도의원, 장현 전 호남대 교수, 정광일 혁신당 재외동포특별위원장, 정원식 여성항일운동연구소장이 경선을 치르게 됐다. 곡성은 박웅두 전 곡성교육희망연대 대표, 손경수 전 곡성 죽곡면 주민자치 회장이 경선을 치른다. 특히 장현 예비후보는 지난달 30일 민주당 경선 후보 등록을 포기한 채 탈당 후 곧바로 혁신당에 입당해 논란이 됐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후보 경선이 끝나면 전남 영광군과 곡성군 양쪽에 월세방을 구하고 숙식 선거운동에 나서는 등 총력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8일 “조 대표가 영광과 군수 양쪽 지역에 모두 월세방을 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두 지역에 머물며 한 달 남은 재선거를 준비하고, 국정감사도 서울을 오가며 준비할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당이 호남에서 민주당과의 ‘협력적 경쟁’을 강조하자 민주당 내에서 견제의 목소리가 연일 나오고 있다. 지난 4·10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혁신당은 곡성 39.88%, 영광 39.46%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 주도 위성정당이었던 민주연합의 곡성 41.13%, 영광 40.14%에 근소한 차이로 뒤졌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국혁신당은 지난 총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비례대표는 혁신당) 공약으로 괄목할만한 의석을 확보했다”며 “범야권의 절체절명 목표는 정권교체다. 즉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어차피 (재보궐선거에서) 영광·곡성은 민주당이 승리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어 “국민의힘 텃밭인 인천 강화, 부산 금정에서 범야권 단일후보로 승리의 길을 가야 한다. 지금부터 호남에서 경쟁하면 진보의 분화가 시작될 우려가 깊다”며 “아직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기에 조국 대표의 통 큰 결단을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상 조 대표를 향해 대의를 위한 양보를 부탁한 셈이다.
이에 김보협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곡성·영광 군수선거는 대선이 아니다”며 “호남에서는 두 당이 경쟁한다고 해서 분열로 이어져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두 당이 좋은 후보와 좋은 정책을 내걸고 경쟁하면, 영광과 곡성의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혁신당이 두 곳에 후보를 내니 박 의원이 상주할 정도로 (민주당이) 재선거에 열정을 보이는 것 자체가 엄청난 변화 아니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