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디올백도 최 목사가 안줬으면 대통령이 사줬을테니 대통령 뇌물죄인가”

손우성 기자

22대 국회 첫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김대중 정부서 대통령비서실장·경제수석 지내

의료대란·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등 충돌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 첫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오랜 인연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여야의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은 김대중 정부에서 각각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날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 첫 번째 질의자로 나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가 좋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한 총리를 향해 “그동안 국민과 대통령은 딴 세상에 살았다”며 “우리 국민이 달나라 국민인가, 대통령이 달나라 대통령인가”라고 물었다. 한 총리는 “같은 나라 국민”이라며 받아쳤다.

두 사람은 의료대란과 관련해서도 부딪혔다. 박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 이후 국민이 죽어간다”며 “누가 국민을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한 총리는 “이러한 의료계 응급실 뺑뱅이는 10년 전부터 엄청나게 있었다”며 “2000년도에 의료파업이 6차례나 있었지만, 응급실 중증환자실 이런 곳은 의사들이 모두 지켰다”고 반박했다.

공천 개입 의혹 등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선 김건희 여사를 놓고도 신경전을 펼쳤다. 박 의원이 “국민은 ‘윤석열 영부남’이라고 하면서 권력 1위는 김 여사라고 말한다”고 하자 한 총리는 “완전한 가짜뉴스고 선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왜 김 여사 앞에만 서면 여당도, 검찰도, 경찰도, 국민권익위원회도, 방송통신위원회도, 감사원도 작아지는가”라며 “대통령이 여사만 싸고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누구보다 (박지원) 의원을 잘 모시고 같이 일한 입장에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박 의원은 “장인(문 전 대통령)이 사위가 놀고 있으니 생활비를 주다 사위가 취직하니 생활비를 안줬는데 이게 뇌물인가”라며 “이렇게 하면 디올백 300만원 짜리도 최재영 목사가 안사줬으면 윤 대통령이 사주니까 윤 대통령도 뇌물죄로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그는 또 “십몇만원 카드 썼다고 기소했다면 300만원 디올백 받았으면 기소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와 비교한 것이다.

박 의원은 또 한 총리의 배우자를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사모님이 디올백 300만원짜리를 받으면 받겠는가, 내가 아는 사모님은 안 받는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가정을 전제로 해서 답변하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내가 (김대중 정부) 비서실장을 했고, (내가) 추천해서 (한 총리가) 왔다”며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면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해왔고, (한 총리가) 경제수석 때 스크린쿼터를 얼마나 소신 있게 반대했는가. 왜 지금은 그렇게 말씀을 못 하시는가”라고 쏘아붙였다. 한 총리는 “무엇이든지 대통령께 도움이 되는 말씀이라면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그러니까 윤 대통령한테 건의해서 나를 데려다가 쓰라고 하라”고 말했고, 한 총리는 “그렇게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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