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첫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김대중 정부서 대통령비서실장·경제수석 지내
의료대란·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등 충돌
22대 국회 첫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오랜 인연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여야의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은 김대중 정부에서 각각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날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 첫 번째 질의자로 나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가 좋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한 총리를 향해 “그동안 국민과 대통령은 딴 세상에 살았다”며 “우리 국민이 달나라 국민인가, 대통령이 달나라 대통령인가”라고 물었다. 한 총리는 “같은 나라 국민”이라며 받아쳤다.
두 사람은 의료대란과 관련해서도 부딪혔다. 박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 이후 국민이 죽어간다”며 “누가 국민을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한 총리는 “이러한 의료계 응급실 뺑뱅이는 10년 전부터 엄청나게 있었다”며 “2000년도에 의료파업이 6차례나 있었지만, 응급실 중증환자실 이런 곳은 의사들이 모두 지켰다”고 반박했다.
공천 개입 의혹 등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선 김건희 여사를 놓고도 신경전을 펼쳤다. 박 의원이 “국민은 ‘윤석열 영부남’이라고 하면서 권력 1위는 김 여사라고 말한다”고 하자 한 총리는 “완전한 가짜뉴스고 선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왜 김 여사 앞에만 서면 여당도, 검찰도, 경찰도, 국민권익위원회도, 방송통신위원회도, 감사원도 작아지는가”라며 “대통령이 여사만 싸고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누구보다 (박지원) 의원을 잘 모시고 같이 일한 입장에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박 의원은 “장인(문 전 대통령)이 사위가 놀고 있으니 생활비를 주다 사위가 취직하니 생활비를 안줬는데 이게 뇌물인가”라며 “이렇게 하면 디올백 300만원 짜리도 최재영 목사가 안사줬으면 윤 대통령이 사주니까 윤 대통령도 뇌물죄로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그는 또 “십몇만원 카드 썼다고 기소했다면 300만원 디올백 받았으면 기소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와 비교한 것이다.
박 의원은 또 한 총리의 배우자를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사모님이 디올백 300만원짜리를 받으면 받겠는가, 내가 아는 사모님은 안 받는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가정을 전제로 해서 답변하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내가 (김대중 정부) 비서실장을 했고, (내가) 추천해서 (한 총리가) 왔다”며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면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해왔고, (한 총리가) 경제수석 때 스크린쿼터를 얼마나 소신 있게 반대했는가. 왜 지금은 그렇게 말씀을 못 하시는가”라고 쏘아붙였다. 한 총리는 “무엇이든지 대통령께 도움이 되는 말씀이라면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그러니까 윤 대통령한테 건의해서 나를 데려다가 쓰라고 하라”고 말했고, 한 총리는 “그렇게 건의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