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국방 장관 불출석 공방에 대정부질문 시간 연기···“국회 능멸” 대 “야당이 양해”

박하얀 기자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10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국회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은 외교·국방 장관 출석 문제로 5시간 늦어진 오후 7시에 열리게 됐다. 두 장관의 불출석을 하루 전에 통보받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국회 능멸”이라며 참석을 압박했다. 반면 여당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차관 대리 출석을 양해했다며 야당의 말바꾸기를 지적했다.

국회사무처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가 오후 7시로 변경됐다고 공지했다. 일정상 불출석 예정이던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출석 가능한 시점으로 시간을 조정한 것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국무위원 불참이) 윤석열 정부의 흐름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본회의를) 연기하거나 시간을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었고, 다행히 반영돼 7시로 조정됐다”고 말했다.

앞서 조 장관과 김 장관은 각각 ‘2024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및 한·헝가리 외교장관회담 참석, REAIM 고위급 회의 및 한·유엔사 국방장관회의를 사유로 이날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한다고 국회에 밝혀왔다. 대신 외교부에선 김홍균 제1차관이, 국방부에선 김선호 차관이 대리 출석하기로 했다.

이에 국회 외통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정동영·한정애·이재정·장경태·박선원·김영배·김준형)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석 사실을) 대정부질문 직전인 어제(9일) 알게 됐다”며 “국무위원이 이런 식으로 대정부질문 전날 불출석을 통보한 것은 국회와 헌법을 무시한 행위”라고 밝혔다.

야당 외통위원들은 “21번의 거부권 행사, 29번의 국회 동의 없는 고위공직자 임명 강행, 국회 개원식 불참까지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이제 국무위원들까지 국회 무시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며 “외교·국방부장관 없이 대정부질문을 하라는 것은 국회 무시를 넘어 국회를 능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지난 8월13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지난 8월13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여당은 두 장관의 불참에 민주당도 사전에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원내대표가 차관들 대리출석을 양해한 확인서까지 공개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외교부는 지난달 30일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국무위원 대리출석에 대한 양해를 요청했고, 민주당은 지난 3일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 확인서에 원내대표 직인을 찍어 외교부 측에 전달했다. 국방부는 지난 5일 여야에 관련 상황을 전달하고, 6일 장관이 임명된 후 민주당 측에 국무위원 대리출석의 양해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지난 9일 원내대표 직인이 찍힌 대리출석 양해 확인서를 국방부 측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실무자의 ‘행정 착오’였다고 주장하며 장관들에게 행사가 끝난 뒤 대정부질문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공방이 오가자 여야는 지도부 간 협의를 거쳐 본회의 개의 시간이 변경됐다. 한 국민의힘 원내 인사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만나 두 장관이 출석 가능한 시간에 대정부질문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대일 굴욕외교’ 논란을 비롯해 윤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 뉴라이트 인사 임명, 대북·대중 정책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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