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내 존재감 키우기 ‘포석’
김동연 경기도지사(사진)는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전 국민이 아니라 상위 20%나 30%를 제외한 중산층과 서민에게 지급하자”고 주장했다. ‘이재명표 정책’에 연일 소신 발언을 내놓으며 이재명 대표 대안 주자로 존재감을 키우려는 행보로 보인다.
김 지사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어렵고 좀 힘든 계층에 두껍고 촘촘하게 지원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효과적”이라며 “여러 가지 사회적 합의를 해야 되겠지만 제 생각에는 상위 20%를 제외한 80%나, 30%를 제외한 70%나 다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서도 “모든 국민에게 나눠주는 것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두껍고 촘촘하게 더 지원해주는 게 맞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정책 멘토’로 불리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너무 작은 것을 보고 계신 거 아닌가 싶다”며 “25만원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지급해주자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총수요 관리 정책, 경기 대응 정책”이라고 김 지사 비판을 반박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이날 “제 취지를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며 “경기 활성화 대책이라면 소비를 진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재반박했다.
김 지사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두고도 이 대표와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금투세 유예 또는 완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김 지사는 삼프로TV에서 “부자 감세를 말하며 금투세를 강행하자는 건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고, 폐지도 답이 아니다. 유예론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언젠가는 금투세가 시행되는 게 맞다. 낙후된 자본시장 개선, 선진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금투세를 시행하되 시장 구조와 관행 개선, 투자자 보호 등 장치를 마련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지사 행보는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경제관료 출신인 만큼 주요 경제 이슈마다 목소리를 내며 전문가 면모를 과시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김 지사는 이날 대권 후보 도전 여부 등에 대해선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