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를 향해 “걱정될 일이 많아도 억지로 해결할 수는 없다”, “성급하게 한다고 되는 일은 없다”는 조언을 내놨다.
이 대표는 이날 광화문 인근 한 식당에서 김 전 위원장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보자 “대표님 뵈러 온다니까 언론들이 관심을 많이 가진다. 인기가 여전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도 “얼굴이 좋다”며 덕담을 건넸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이 다쳐 ‘응급실 뺑뺑이’를 돌았던 경험을 언급하며 의료대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그 때 많이 찢어지셨다고 들었다”라며 근황과 건강관리를 묻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마음이 편하면 건강해지는 것”이라며 “쓸데없는 욕심을 안 가지면 신경 쓸 게 없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욕심이 없는 것도 중요한데, 걱정도 없어야 한다”며 최근의 국가적 문제를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걱정될 일은 많지만 억지로 해결할 수 없다”라며 “성급하게 한다고 되는 일은 없다. 순리에 맞게 지나가게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경제 민주화’를 키워드로 여야를 넘나드는 행보를 보여온 대표적인 중도층 인사다. 일각에선 대권 준비에 들어간 이 대표가 중도 외연을 확장하는 차원에서 그를 만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전날에는 이상돈 전 의원(중앙대 명예교수)과 오찬을 하며 당선인사와 함께 정국 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 교수는 과거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과 최고위원을 역임했고,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번 만남은 이 대표가 먼저 요청해 이뤄졌고, 배석자 없이 진행됐다. 이 대표가 그를 만난 것 역시 외연 확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향후 재계, 종교계, 시민사회 등 사회 각 분야 인사들과 만남을 추진할 방침이다. 민주당의 8·18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김두관 전 의원과도 추석 전후로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