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추석 앞두고 응급실 2곳 방문···“의료인 처우 개선 진정성 믿어주길”

박순봉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서울 지역의 응급실 2곳을 찾아 의료진을 격려하고 의견을 들었다. 지난 4일 경기 의정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 지 열흘 만이다. 추석을 앞두고 응급실 ‘뺑뺑이’ 등 의료 대란 조짐으로 불안해하는 민심을 안심시키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을 방문해 이현석 의료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을 방문해 이현석 의료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중랑구 서울의료원과 중구 국립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연이어 방문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의료원에서 주재한 응급의료 현장 간담회에서 “의료 인력 증원은 장기 계획 차원에서 최소한의 증원이라는 점과 과학적 추계를 근거로 추진하는 것이니, 의료인들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의료인 처우 개선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믿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교육과 의료는 필수 정주 요건”이라며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인구 구조변화와 의료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향후 필요한 의료인을 길러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추석 기간 건강보험 수가 인상, 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 3.5배 인상 등 정부 정책을 소개하며 “더 고생하고, 더 힘든 진료를 하시는 의료진에게 더 많은 보상이 가도록 하는 게 의료 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진 블랙리스트’에 대해선 “헌신하는 의사들을 조롱하고 협박하는 것이 참 안타깝다”면서도 “국민들도 의료인들을 욕하기보다는 일부 소수의 잘못으로 알고 있고, 애써 주시는 것에 감사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립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로 이동해 ‘윤한덕 홀’을 방문했다. ‘윤한덕 홀’은 고 윤한덕 센터장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홀이다. 윤 센터장은 2002년부터 17년간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이끌며 닥터 헬기를 도입하는 등 응급의료 시스템 개선에 힘쓴 인물이다. 2019년 설 연휴 근무 당시 사무실에서 쓰러져 순직했다. 윤 대통령은 윤 센터장이 머물렀던 사무실 사진과 초상화를 둘러본 뒤 “묵묵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신 분의 사무실을 보고 느낀 바가 많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립의료원 의료진들과의 간담회에서 “고 윤한덕 센터장이 순직할 당시 그 주에 무려 129시간 넘게 일했다고 전해 들었다”며 “필수 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과로로 버티는 구조로는 우리 의료 시스템이 지속될 수 없다, 이러한 절박함에서 의료 개혁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응급실 방문에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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