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퇴하겠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53)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55)의 선임과 관련된 문제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이사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것은 제 명예가 달린 일이다. 내가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이날 홍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카카오톡 캡처 이미지에 따르면 이 이사는 “XX기자에게 제가 최종 결정 하겠다고 전화드리고 동의받은 부분만 컨펌해 주면 됩니다”라고 전력강화위원 A씨에게 요청했다.
그러자 A씨는 6분 뒤 “저는 제외하고 진행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협회가 홍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다음 날인 7월 8일 오간 대화였다. 이 대화는 홍 감독과 면담하기 전 5명의 전력강화위원에게서 ‘최종 결정에 대한 위임’을 받았다는 이 이사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 이사는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홍명보,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등 3명의 최종 후보를 추린 뒤 갑작스럽게 사퇴하자, 그 대신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었다. 이 이사는 유럽으로 출국해 7월 3일 스페인, 독일에서 외국인 후보들과 면접을 진행했다. 이후 이 이사는 7월 5일 국내에서 홍 감독을 만나 대표팀 감독직을 제의해 수락을 이끌어냈다. 이 이사는 홍 감독을 만나기 전 5명의 전력강화위원들에게 동의를 구했다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설명해왔다.
민 의원이 마지막 추가 질의에서 이 부분을 다시 한 번 짚은 것에 대해 이 이사는 “내가 사퇴하겠다. 내가 통화 안하고, 동의를 안 받은 것은 절대 동의하지 못하겠다. 박주호 전력강화위원과는 2분 44초 통화했다. 기자분이 요구한 것을 해주지 못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마지막으로 얻은 발언 기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잔디가 힘들다고 했다. 선수들이 좋은 잔디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