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억울해서 “사퇴하겠다”···전강위원 사후 회유 정황 공개

황민국 기자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자리에 앉아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자리에 앉아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내가 사퇴하겠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53)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55)의 선임과 관련된 문제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이사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것은 제 명예가 달린 일이다. 내가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이날 홍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카카오톡 캡처 이미지에 따르면 이 이사는 “XX기자에게 제가 최종 결정 하겠다고 전화드리고 동의받은 부분만 컨펌해 주면 됩니다”라고 전력강화위원 A씨에게 요청했다.

그러자 A씨는 6분 뒤 “저는 제외하고 진행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이사와 전력강화위원 A씨의 카톡 대화 | 국회방송 캡처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이사와 전력강화위원 A씨의 카톡 대화 | 국회방송 캡처

협회가 홍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다음 날인 7월 8일 오간 대화였다. 이 대화는 홍 감독과 면담하기 전 5명의 전력강화위원에게서 ‘최종 결정에 대한 위임’을 받았다는 이 이사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 이사는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홍명보,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등 3명의 최종 후보를 추린 뒤 갑작스럽게 사퇴하자, 그 대신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었다. 이 이사는 유럽으로 출국해 7월 3일 스페인, 독일에서 외국인 후보들과 면접을 진행했다. 이후 이 이사는 7월 5일 국내에서 홍 감독을 만나 대표팀 감독직을 제의해 수락을 이끌어냈다. 이 이사는 홍 감독을 만나기 전 5명의 전력강화위원들에게 동의를 구했다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설명해왔다.

민 의원이 마지막 추가 질의에서 이 부분을 다시 한 번 짚은 것에 대해 이 이사는 “내가 사퇴하겠다. 내가 통화 안하고, 동의를 안 받은 것은 절대 동의하지 못하겠다. 박주호 전력강화위원과는 2분 44초 통화했다. 기자분이 요구한 것을 해주지 못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마지막으로 얻은 발언 기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잔디가 힘들다고 했다. 선수들이 좋은 잔디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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