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정상 6년 만에 양자 방한
공동성명 채택…워킹홀리데이 체결 노력하기로
슬로바키아, R&D 기업들에 세제 혜택 등 투자 지원
투자·에너지 MOU도 체결…국내 기업 진출 확대
윤석열 대통령과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교역과 투자, 에너지, 국방과 방산 등 핵심 분야에서 양국 관계가 심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 29일 2박3일 일정으로 공식 방한한 피초 총리는 2007년에도 총리로서 방한한 적이 있다. 슬로바키아 정상으로서는 6년 만의 양자 방한이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슬로바키아는 93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지난 30여 년간 정치, 경제를 비롯한 다방면에서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한국은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가치 공유국이자 유럽의 중요한 파트너인 슬로바키아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은 양국 협력 역사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이자 미래 협력을 향한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로서 새로운 30년을 함께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초 총리는 “슬로바키아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며 “한국이 역내에서 정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서 제가 이번에 총리로 다시 취임한 이후에 첫 번째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로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피초 총리는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됐다는 사실에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런 성과는 특히나 그동안 지속돼온 놀라운 경제 협력 분야의 성과를 통해서 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이는 양국의 협력 심화 및 확대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대한민국과 슬로바키아 공화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 외교부 간 정책 협의를 장관급을 포함해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인공지능(AI)과 녹색 기술, 로봇 공학, 방위 산업, 원자력, 재생에너지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부문 간 협력을 촉진하기로 했다.
공동성명에는 “슬로바키아는 지역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및 연구개발(R&D)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들에 대한 세제 혜택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투자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양국은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피초 총리의 임석 하에 양국 정부 관계자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수립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양국 간 교역과 투자, 산업, 공급망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 기업의 슬로바키아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틀로 기능할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양국 정부는 포괄적 에너지 협력 MOU도 체결됐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수소 등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AI, 바이오, 산업용 로봇 등의 첨단기술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모색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