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표 새 독립기념관, 이승만기념관 무산된 송현광장에 들어서나

신주영 기자

이정문 민주당 의원 의혹 제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보훈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계기로 건립 추진 중인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기념관)을 당초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을 지으려다 무산된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송현광장)에 지으려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보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 등을 근거로 보훈부가 기념관 부지로 송현광장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보훈부는 지난 26일 열린 민주당 보좌진 대상 2025년도 예산안 설명회에서 “독립운동의 역사가 깊은 종로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보훈부는 이 의원실이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 사업 추진 관련 관계기관 협의 현황’을 질의하자 “서울시 시유지 현황 요청”이라고 답변했다. 서울시가 종로에 보유한 대표적인 시유지는 송현광장이다.

송현광장은 이승만기념관 건립 부지로 검토됐으나 불교계와 시민사회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송현광장 일대는 시민들이 3·15 부정선거에 항의하다 이승만 정권에 의해 희생된 곳이라 이승만기념관을 짓기엔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이 전 대통령은 1954년 대처승(아내나 자식을 둔 승려)은 사찰에서 떠나라는 담화를 발표하는 등 불교계와 갈등을 겪었는데, 송현광장 근처에는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 청사와 조계종 총무원이 있다.

보훈부는 이 의원실에 기념관 사업규모에 대해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5000㎡”라고 밝혔다. 그런데 공공데이터포털에 공개된 서울시 시유재산 현황에 따르면 종로에 해당 규모의 대지가 없다.

송현광장이 이 데이터에 포함돼 있지 않은 시유지다. 등기부 등본을 확인한 결과 송현광장(서울특별시 종로구 송현동 48-9) 연면적은 총 2만1136.1㎡인데 서울시(1만4444.7㎡)와 문화체육관광부(6691.4㎡)가 나눠 갖고 있다. 즉 서울시가 소유한 송현광장 토지는 5000㎡ 이상으로 보훈부가 고려 중인 사업규모를 충족한다.

보훈부는 송현광장에 새 독립기념관을 건립하려는 것이 맞느냐는 이 의원실의 질의에 “해당 부지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앞서 보훈부는 이른바 ‘윤석열표 독립기념관’이 추진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설명자료를 내고 “광복 80주년 계기 사업으로 국내 다양한 분야의 독립운동을 알리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며 “친일 뉴라이트 사관이 깃든 독립기념관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은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독립운동의 역사는 이념을 넘어 민족의 자주와 해방을 위해 헌신한 모든 이들의 노력이 담겨야한다”며 “보훈부는 즉시 이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함께 국회에 상세한 설명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 위원장인 그는 “관련 예산을 삭감해 국민이 걱정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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