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동훈만 빼고 추경호 등과 2일 만찬···김건희 특검법 표 단속?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와 국민의힘 소속 상임위원장, 상임위 간사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한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이탈표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대표 등 당지도부는 초청에서 제외됐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는 묵묵부답하는 상황이라 한 대표를 제외한 대통령실 만찬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일 추 원내대표,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 지도부와 국민의힘 소속 상임위원장·간사들과 만찬을 한다. 이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하면 제일 고생하는 사람들이 상임위원장과 간사들이어서 식사 대접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도 국감 전 정례적인 만찬임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래전부터 잡혀 있었던 만찬이고 의례적으로 해온 것”이라며 “다음 주부터 국감이니 잘 대비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는 묵묵부답인 상황이라 한 대표를 제외하고 추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만 만나는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달 24일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 만찬을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고, 만찬 직후 독대를 재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은 일주일째 응답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하는 행동은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를 생각해야 하는데, 누가 봐도 한 대표를 배제한다는 오해를 할 수 있다”며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이탈표 단속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8명이 이탈하면 법안이 재표결에서 가결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의원들의 단결을 강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김 여사 특검법,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에 대해 전날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 시한인 오는 4일 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법안들이 국회로 돌아오는 대로 4일이나 5일 재표결을 하려 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에서는 만찬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려 노력했다. 앞선 원내 핵심 관계자는 “당 지도부를 안 부르고 원내지도부를 먼저 불렀거나, 한 대표 독대를 안 했는데 추 대표를 독대했다면 이상하지만 그런 게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가 오면 대표와 대통령이 독대를 했느냐, 안 했느냐로 모든 이슈가 갈 것이라 그런 부분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그 문제(독대)는 따로 풀어야지 만찬이 있을 때마다 왜 한 대표가 빠졌냐는 시각으로 보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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