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참석
“북한 정권, 핵무기 망상에서 벗어나야”
“적대적 두 국가론으로 통일마저 부인”
“한·미, 핵 기반 동맹으로 업그레이드”
“적의 선의에 기댄 가짜평화는 신기루”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시가행진 주관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 정권을 향해 핵 도발시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며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행동으로 실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만약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우리 군과 한·미 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지금이라도 핵무기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망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군의 날 행사에서 북한 정권의 종말을 언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여전히 퇴행과 몰락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면서 “오직 권력 세습만을 추구하며, 주민들의 참담한 삶을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쓰레기 풍선, GPS 교란 공격과 같은 저열한 도발을 자행하더니 급기야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통일마저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 적대적 두 국가 선언을 비판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6~30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가 정권 종말을 위협하고 흡수 통일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북남관계는 더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적의 선의에 기댄 가짜 평화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면서 “적이 넘볼 수 없도록 우리의 힘을 키우는 것이 평화를 지키는 유일한 길임을 인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힘에 의한 평화 기조를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을 기점으로 한·미 동맹은 명실상부 핵 기반 동맹으로 업그레이드됐다”며 미국 전략핵잠수함, B-52 전략폭격기가 방한하는 등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이 행동으로 실현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핵 무기와 한국 재래식 무기의 통합운용(CNI) 임무를 수행하는 전략사령부가 이날 창설된 사실을 거론하며 “앞으로 전략사령부는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든든하게 지키는 핵심 부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만든 전차와 자주포, 방공무기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중동을 누비면서 K-방산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K-방산은 국가 안보와 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국가전략산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F-15K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서울공항 상공에 전개했다.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5도 이날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시가행진도 주관했다. 지난해 건군 75주년 기념식에 이어 2년 연속 시가행진이 진행되는 것으로, 이는 1980년부터 1984년까지 매년 시가행진을 한 전두환 정권 이후 40년 만의 일이다. 윤 대통령은 시가행진이 마무리된 뒤 광화문 앞에서 “국군 장병 여러분은 자유 대한민국의 든든한 토대”라면서 “국군통수권자로서 국군 장병 여러분을 무한히 신뢰하며 국민과 함께 힘껏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자유 대한민국 화이팅”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