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유엔총회서 “‘남북미’나 ‘남북미중’ 종전선언 제안”…북한 미사일 시험 언급 없어읽음

정대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에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화상으로 진행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를 여는 문”이라며 종전선언을 제안한 뒤 이번에는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으로 종전선언 주체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번 기조연설에서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 직전까지도 연설문을 꼼꼼히 확인하며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한반도에서부터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가 확고히 뿌리내리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과 군사합의,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싱가포르 선언 등을 그간의 성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언제나 대화와 협력”이라며 “나는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9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전쟁 불용과 상호 안전보장, 공동 번영을 한반도 문제 해결의 3대 원칙으로 천명하고, 지난해 화상 유엔총회에서는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이를 통해 남북한이 체제와 이념이 다른 2개의 나라라는 점을 서로 인정했지만, 이는 결코 분단을 영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교류도, 화해도, 통일로 나아가는 길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그것은 훗날 협력으로 평화를 이룬 ‘한반도 모델’이라 불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북한 역시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만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미 고령인 이산가족들의 염원을 헤아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하루 빨리 추진돼야 한다”며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 같은 지역 플랫폼에서 남북한이 함께할 때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상생과 협력의 한반도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한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유엔총회 고위급회기에 매년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국제사회의 협력과 연대, 다자주의에 대한 우리 정부의 굳건한 의지를 알리는 한편,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축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기반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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