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회견 취소’ 문 대통령, SNS엔 “GDP 4% 성장, 값진 성과”

정대연 기자

 청와대 참모들도 잇따라 라디오 출연

 방산 수출 등 3개국 순방 외교 성과 홍보

“불편한 자리 피하고 일방적 홍보” 비판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오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오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이유로 올해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4.0% 달성이 “값진 성과”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참모들도 잇따라 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 국정 성과를 홍보했다. 문 대통령이 불편한 질문을 받는 자리는 피하고, 일방적인 홍보에만 힘을 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에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GDP 속보치 발표 내용을 담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SNS 글을 공유한 뒤 “국민 여러분 지난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값진 성과를 거두었습니다”라고 썼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이 전기 대비 1.1%,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4.0%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0년 6.8%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참모들은 라디오에 나와 국정 성과를 홍보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방산 수출, 수소경제 협력 등 최근 문 대통령의 중동 3개국 순방 성과를 소개했다. 박 수석은 “(지난해 한국은) 세계 6위의 방산 수출국이 되는 아주 의미가 있는 해를 맞이했다”며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문재인 정부 들어 우리 국격이 높아졌기 때문에 문 대통령을 만나자고 요청하는 국가가 30개 이상 줄을 서 있다”고도 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 순방 기간 동안 이집트와 K9 자주포 수출 계약이 최종 합의되지 않은 데 대해 “언론에서는 ‘대통령의 빈손 귀국’이라며 문제 (삼았다)”며 “대통령의 정상외교는 당장 눈 앞의 계약서만이 성과가 아니라 다음 정부가 거둘 성과를 계약한 것이라고 의미를 둘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전날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대통령의 순방 외교에 대한 평가가 좀 박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늘 있다”며 일부 언론과 야당을 비판했다. 탁 비서관은 “국내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서 국가의 이익을 폄훼하는 행위는 당장 그들에게 몇 개 표가 더 돌아갈지 몰라도 상대 국가에서 상당히 결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결례들이 쌓이면 어떤 국가하고도 정상적인 외교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SNS에서도 “여행 같은 순방을 다녔었던 야당과 내막을 모르는 일부 모자란 기자들이 순방만 다녀오면 ‘관광이네, 버킷리스트네’ 하는 말들을 쏟아내 아주 지겹게 듣고 있다”며 “모쪼록 대통령과 같은 일정으로 꼭 한번들 다녀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썼다.

청와대의 국정 홍보가 다소 지나치다는 지적이 어제오늘 나온 얘기는 아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주로 예정했던 신년 기자회견을 “오미크론 변이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하지 않기로 한 상황과 맞물리면서 ‘불편한 질문은 피하고 일방적인 홍보에만 집중한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문 대통령이 임기 내내 힘을 쏟았던 부동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은 현재로서는 뚜렷한 성과랄 것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사면이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 등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질문이 부담스러웠을 거라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순방 후 방역 원칙에 따라 이날까지 재택근무를 한 뒤 26일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오미크론 대응 등 현안을 세심하게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역은 시민 협조 없이는 성공이 불가능하다. 문 대통령이 시민 앞에 나서서 상황을 직접 설명하고 협조와 이해를 구하는 편이 방역에 더 도움이 됐을 거란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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