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아세안은 미중 전략경쟁 전쟁터···우리 이익만 좇으면 실수 확률 커져”읽음

프놈펜 | 심진용 기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 내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내용과 일정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 내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내용과 일정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12일 대통령실이 “아세안을 정치·외교·개발협력·경제 등 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시점이 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통상 협력 위주였던 전임 정부 정책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지역전략을 꺼내들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2일 캄보디아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내놓은 인·태 전략을 두고 이같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자유·평화·번영을 3대 비전으로 삼고, 포용·신뢰·호혜의 3대 협력 원칙에 기반해 인·태 전략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강화해 나갈 것”이며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며,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내놓은 인·태전략을 두고 ‘미국의 인·태전략과 보폭을 맞추는 것으로 이해된다’는 질문에 “맞기도 하고, 틀린 측면도 있다”면서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한국이 미국의 기대 수준에 부응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고 또 그렇지 못한 측면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이처럼 미국의 인·태전략에 조응하는 전략을 내놨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세안 각국이 이에 호응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 역시 중국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전임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주창하고, 경제통상 협력 중심으로 아세안과 접촉하며 미국의 인·태전략에는 어느정도 거리를 뒀던 배경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세안은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전략경쟁의 전쟁터가 되어있다”면서 “한국이 아세안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세안을 아주 순수한 경제적 파트너로만 바라보기 보다는 정치·외교·개발 협력·경제 등 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대국들간의 전략경쟁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소 중상주의적으로 어떤 우리의 이익만 좇겠다고 할 경우에는 오히려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묘한 변화들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실수할 확률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말했다. 한국의 독자적인 인태전략을 꺼내들 때가 되었고, 그 아래에서 아세안에 대한 접근방식의 변화 또한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한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자유·인권·법치와 같은 보편적 가치의 수호를 대외전략의 핵심 요소로 반영하고, 이를 대내외에 분명한 어조로 천명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한다”며 “한미동맹을 비롯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간 연대와 협력이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를 매도하거나 배척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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