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빈 살만 만나 “양국 관계 도약할 적기”…한남동 관저 첫 손님

한남동 대통령 관저서 회담·오찬 진행

양측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신설 합의

에너지·방위·인프라 등 협력 강화 공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한·사우디 회담에서 ‘전략파트너십 위원회’를 신설해 양국 지도자 차원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우디 실권자로 불리는 빈 살만 왕세자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첫 공식 외빈으로 기록됐다.

670조원 규모 ‘네옴 프로젝트’ 협력 의지 교환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정원을 산책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한·사우디 수교 60주년을 맞아 공식방한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 발전 및 실질 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및 중동 지역 정세를 두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대통령실 대변인실이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 공식방한은 2019년 6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를 “중동지역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해외건설 파트너 국가로서 경제·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 ‘비전 2030’ 추진을 들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면서 신성장 분야 투자협력, 네옴(NEOM) 등 메가 프로젝트 참여, 방위산업, 미래 에너지 개발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 발전시키자고 했다.

사우디 ‘비전 2030’은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밝힌 국가 장기 프로젝트다. 사우디 북서부 홍해안에 약 5000억달러(약 670조원)를 들여 직선 도시와 해상 산업단지, 산악 관광단지 등을 짓는 ‘네옴 프로젝트’도 그 일환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그는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의 세 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했다고 대변인실은 전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측은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나가기로 하고,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간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신설에 합의했다. 대통령실은 “양국 지도자 차원에서 양국 간 다양한 실질협력을 총괄, 조정할 예정”이라며 “한·사우디 최고위 수준에서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기반을 구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와 중동 지역 정세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고도화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강력 규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국 정부의 북한 비핵화 노력을 평가하고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사우디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두 사람은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관저에서 2시간30분 만나···열흘만에 첫 손님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회담과 오찬은 최근 윤 대통령 부부 입주를 마친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에서 모두 진행됐다. 지난 7일 관저 입주 후 열흘 만의 첫 손님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사우디는 우리나라에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협력파트너 국가”라며 “외빈에 각별한 예우를 갖추고자 하는 대통령 부부의 뜻을 반영해 회담장이 관저로 전격 결정됐다”고 밝혔다.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관저 곳곳이 이날 대통령실 제공 사진을 통해 일부 공개됐다. 이날 회담은 확대 회담, 단독 환담, 공식 오찬 순으로 진행됐다. 양측 고위급 인사가 참여한 40여 분간의 확대 회담은 리셉션 장에서,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단독 환담은 40여 분간 거실과 정원 등 가족공간에서 이뤄졌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오찬으로는 할랄 방식으로 조리한 한식이 제공됐다.

윤 대통령과 왕세자는 양측 실무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통역만 대동한 채 정원을 산책하며 환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은 “빈살만 왕세자는 첫 만남이 대통령과 가족의 진심이 머무는 곳에서 이뤄진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1시간10분 동안의 오찬장 대화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과 오찬에는 사우디 측에서 에너지부·국무부·내무부·국가방위부·국방부·외교부 장관등이, 한국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외교부·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 장관과 대통령실 핵심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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