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네덜란드 정상회담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반도체 협력 강화

유정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17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2016년 ‘포괄적·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6년 만에 협력 수준을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등 경제안보 관련 사안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뤼테 총리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양국 정상회담은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데 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유엔 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을 맞아 전우들 곁에 잠들기를 희망하신 네덜란드 참전용사 두 분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모셨다”며 “자유와 평화 수호의 정신은 양국 관계의 발전에 단단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뤼테 총리는 “양국 간 연대와 우정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이태원 참사로 많은 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희생되었을 때 깊은 연결고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날 회담에선 ‘대한민국 정부와 네덜란드 왕국 정부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공동성명)이 도출됐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양자적·지역적·글로벌 차원에서 상호 이익을 갖는 전략적 분야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21세기 새롭게 부상하는 공동 도전과제를 함께 해결해나가기로 했다”며 “양 정상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동 관심사를 다루는 협의체는 기존의 차관보급 정책협의회에서 외교장관 간 전략대화로 격상하기로 했다.

반도체, 원전 등 경제안보 핵심산업 분야에서 협력 수준을 높이는 데도 뜻을 모았다. 성명에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과 한국 반도체 생산기업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회복력을 위해 민간부문을 지원할 의지를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도체 협력 강화는 한국 정부가 양국 경제 협력 분야에서 특히 관심을 기울인 부분이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반도체 생산장비 강국인 네덜란드와 반도체 제조 강국인 우리나라 간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양국 간 반도체 분야의 협력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두 정상은 양국 주요 반도체 기업인과 함께 차담회를 열었다. 한국측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네덜란드측에선 피터 베닝크 ASML 회장과 제프리 반 레웬 국가안보보좌관, 피터얀 로젠베르크 외교국방비서관 등이 자리했다. ASML사는 경기 화성시에 반도체 클러스터 ‘뉴 캠퍼스’를 짓기로 하고 전날 기공식을 열었다.

양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데 대해 공통의 인식을 확인했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가 한반도뿐만 아니라 여타 아시아 지역 및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뤼테 총리는 윤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포함해 “한국 정부의 끊임없는 노력에 지속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네덜란드의 지지를 요청했다. 뤼테 총리는 이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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