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여당만…‘일방통행’ 소통 강화하는 윤 대통령읽음

유정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5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한다. 넉달 째 한 달에 한 번 꼴로 여당과 단체 회동 자리를 만들며 소통 폭을 넓히는 중이다. 야당 지도부와의 회동은 정부 출범 후 6개월간 이뤄지지 않았다. 특정 매체 전용기 탑승 배제, 출근길문답(도어스테핑) 중단 등 언로는 좁아졌다. 윤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소통이 강화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23일 공지에서 “윤 대통령은 오는 25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등 당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찬에는 당에서 정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동남아 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당·정 원팀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처리시한(12월2일) 내 국회 통과를 위한 협상을 독려하는 메시지도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과 여당의 공식 회동은 취임 후 다섯 번째다. 취임 한 달을 맞은 6월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준석 당시 당대표 등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한 게 시작이다. 이후 이 전 대표 징계 사태로 내홍이 폭발하며 공식 소통 행보가 뜸해졌다가, 지난 8월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당·정 원팀을 강조했다. 9월엔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위 초청 오찬 간담회, 10월엔 국민의힘 지도부와 원외당협위원장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만남까지 8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여당과 공개 소통행보를 하는 셈이다.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은 취임 198일째인 이날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조만간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해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 압박이 본격화하면서 야당과의 관계는 악화일로다. 전날 대통령실이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을 형사고발해 갈등이 격화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야당과의 대화의 문이라고 하는 것은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변경될 사유도 없고 일관된다”면서도 야당이 민생 법안을 국회에서 가로막았다고 날을 세웠다.

노무현 정부는 출범 20일, 이명박 정부는 59일, 박근혜 정부는 203일 만에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 회동을 열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70일 만인 2017년 7월과 9월 야당 대표들과 대통령이 회동 자리를 마련했다.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불참했다.

대언론 관계에서의 긴장도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MBC의 비속어 논란 보도를 ‘가짜뉴스’로 못박고 지난 11~16일 동남아 순방에서 전용기 탑승을 배제했다. 순방 뒤엔 MBC 소속 기자의 취재 태도를 문제 삼아 지난 21일 출입기자단과의 출근길 문답을 중단했다. 윤석열 정부는 그간 출근길문답을 제왕적 대통령제를 탈피한 소통 확대의 상징으로 삼아왔다.

진영 내 소통 강화 흐름만 도드라지면서 윤 대통령이 취임하며 내세운 통합의 가치는 잊혀지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말했다. 출근길 문답을 두고는 지난 8월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출근길문답을) 계속하겠다”면서 “여러분이 하지 말라고 하면 할 수 없겠지만 자유민주주의에서 대통령직 수행 과정은 국민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날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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