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윤석열 천치 바보들···문재인 땐 서울이 과녁 아니었다”읽음

박광연 기자

“국민들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

추가 대북 독자제재 시사한 윤정부 맹비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8월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다음날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8월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다음날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4일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 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지난 22일 남조선 외교부 것들이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도발’이라는 표현으로 걸고들며 그것이 지속되고 있는 것만큼 추가적인 ‘독자제재’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는 나발을 불어댔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가 대북 독자제재를 시사한 외교부를 겨냥한 것이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독자제재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며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관여 인사에 대한 제재 대상 지정, 그리고 사이버 분야 제재 조치 부과 등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 담화는 지난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규탄 움직임을 주도한 미국을 비난하고 이틀 만이다. 김 부부장은 이번엔 수위 높은 말폭탄으로 남한과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8월 대북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윤 대통령을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대조선 ‘독자제재’를 운운하기 바쁘게 토 하나 빼놓지 않고 졸졸 따라외우는 남조선 것들의 역겨운 추태를 보니 갈데 없는 미국의 ‘충견’이고 졸개라는 것이 더욱 명백해진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나는 저 남조선 졸개들이 노는짓을 볼 때마다 매번 아연해짐을 금할 수 없다”며 “미국이 던져주는 뼈다귀나 갉아먹으며 돌아치는 들개에 불과한 남조선 것들이 제 주제에 우리에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제재’하겠다는 것인지 정말 보다보다 이제는 별꼴까지 다 보게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무용지물이나 같은 ‘제재’ 따위에 상전과 주구가 아직까지도 그렇게 애착을 느낀다면 앞으로 백번이고 천번이고 실컷 해보라”며 “‘제재’ 따위나 만지작거리며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천치바보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하고 편하게 살 줄 모르기에 멍텅구리들인 것”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집권 당시를 거론하며 남한에 강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그는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뻔뻔스럽고 우매한 것들에게 다시 한번 경고한다”며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남한의 독자제재와 유엔 안보리 차원의 제재 추진까지 빌미삼아 군사적 도발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는 29일 김 위원장의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을 맞아 북한이 성능 개량 등을 목표로 추가 ICBM을 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왔다.

김 부부장은 이틀 전 담화에서 “우리는 국가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자위권 행사를 시비질하는데 대하여서는 그가 누구이든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초강경대응할 것”이라고 도발을 시사한 상태다.

김 부부장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남한 국민의 태도까지 거론하며 ‘남남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재인 정부 때와 상황이 달라졌다며 남북 ‘강 대 강’ 대치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통일부는 이날 입장을 내 “국가원수에 대해 저급한 막말로 비난하고 초보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통일부는 “현 한반도의 긴장 국면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 등으로 초래되었음에도, 도적이 매를 드는 식으로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그러면서 “우리 국민에 대해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고 체제를 흔들어 보려는 불순한 기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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