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미국과 공동 주최키로

미국·네덜란드·잠비아·코스타리카와 공동주최

바이든 주도 다자회의…중국 견제 회의체 평가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평동 해외 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국이 내년 3월로 예정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미국 등 4개국과 공동주최한다고 대통령실이 30일 밝혔다.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집단행동을 강화하면서 미국 밀착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5개국 정상이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공동주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함께 한국, 네덜란드, 잠비아, 코스타리카가 각각 인도·태평양,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의 공동주최국으로 나선다.

회의는 내년 3월29~30일 이틀간 열린다. 첫날 공동주최국 5개국 정상이 주재하는 화상 본회의에 이어 둘째날 각 공동주최국이 주도하는 지역회의를 연다. 한국이 주재하는 인·태 지역 회의 주제는 ‘반부패’다. 이 회의엔 각국 정부와 학계,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공동 주최를 통해 역내 선도적 민주주의 국가로서 우리의 민주화 경험과 반부패 노력 등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이를 계기로 가치외교의 지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하는 다자 정상회의다. 미·중 패권 경쟁 시대에 민주주의 국가들을 결합해 중국 견제 수위를 높이려는 미국측 전략이 담겼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2021년 12월 열린 첫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부터 권위주의 부상과 민주주의 퇴조에 공동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코로나19로 화상 개최된 당시 회의에 한국 등 110개국 정상이 참여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배제했다.

이날 발표된 공동발표문에 한국 등 5개국은 “이번 회의는 민주주의가 어떻게 시민들의 삶에 기여하고 세계의 가장 시급한 도전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침략 전쟁과 기후 변화, 사회적 불신과 기술 변혁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각계각층에서 민주주의가 챔피언이 필요하다는 점은 이보다 명확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요청에 부응해 투명하고 책임있는 거버넌스가 항구적인 번영, 평화와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최상의 방안임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