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불통’의 끝은 어디?···취재진 없는 신년사, 회견도 생략

심진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대통령실 참모진만 배석한 가운데 신년사를 발표했다. 출입기자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3대 개혁 추진 등 집권 2년차 국정방향을 내놨지만, 별도 질의응답은 없었다. 전임 대통령들이 통상 진행했던 신년 기자회견도 열지 않는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 출근길문답(도어스테핑) 중단 이후 대통령의 ‘일방향 소통’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브리핑룸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검회색 정장에 보라색 넥타이 차림으로 연단에 서서 9분20초 가량 신년사를 낭독했다. 윤 대통령은 브리핑룸 연단 쪽 입구로 들어와 곧장 신년사를 읽었다. 신년사 발표를 마치고 나서는 정면을 향해 목례한 뒤 들어온 길로 다시 나갔다. 윤 대통령의 신년사 발표는 방송으로 생중계됐다.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관섭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등 대통령실 참모진이 브리핑룸 한편에 배석해 윤 대통령 신년사를 들었다.

대통령실은 출입기자 참석 없이 신년사 발표를 진행한 것에 대해 “대통령 메시지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다른 순서들 없이 대통령 메시지에만 온전히 집중하자는 뜻”이라면서 “발표를 마치고 수석들하고도 악수하지 않고 나가신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말했다.

신년사 발표가 질의응답 없이 진행되면서, 대통령과 취재진 사이 직접 소통은 한동안 더 미뤄질 전망이다. 1월 중 바쁜 업무일정을 이유로 신년회견도 일찌감치 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

그간 전임 대통령들은 1월을 대국민 소통의 기회로 활용해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이유로 회견을 취소했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1월 중 신년사 발표와 신년회견을 별도로 소화했다. 지난해 회견 취소 당시 ‘불편한 질문’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는 2014~2016년 3차례 신년회견에서 현안에 답했다. 국정농단 사태로 직무가 정지된 2017년 1월에는 회견 대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는 당선인 신분이던 2008년 1월 신년회견을 했다. 집권 후에는 윤 대통령 경우처럼 신년회견 없이 국정연설만 진행했다. ‘불통’ 비판이 작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출입기자들의 만남은 지난 11월 출근길문답 중단 이후 40여일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신 국정과제점검회의, 청년들과의 3대 분야 개혁 간담회, 비상경제민생회의, 각 부처 업무보고 등을 메시지 전달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국정과제점검회의에는 국민패널 100명이 참석했지만,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방향의 목소리만 이어지면서 반쪽짜리 소통이라는 비판이 컸다. 지난달 20일 ‘청년 간담회’ 때는 참석자 200여명을 대선 캠프 참여 인사 등 지지자들로만 채워 뒷말을 남겼다. 신년회견을 생략한 윤 대통령은 특정 보수매체와 별도 인터뷰를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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