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세액공제 제한 등 시행령 손질 추진…노동개혁도 ‘시행령 국정’

유정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 직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으로부터 건설 현장의 ‘갈취 폭력 등 조직적 불법행위’ 실태와 대책을 추가로 보고받고 대책을 지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 직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으로부터 건설 현장의 ‘갈취 폭력 등 조직적 불법행위’ 실태와 대책을 추가로 보고받고 대책을 지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정부가 노동조합에 재정적 압박을 가하는 제도적 변화를 공언한 뒤 시행령 손질을 예고했다. 정부에 회계 자료 제출을 거부한 노조에 대한 세액공제 제한, 노조 회계감사 강화를 위해 시행령 개정을 통한 속도전에 나섰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입법에 제동이 걸릴 것을 고려해 ‘시행령 국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나라는 노조 회비의 상당 금액을 세액 공제해서 사실상 노조 운영 자금을 국민 세금으로 재정 지원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노동 개혁을 뒷받침할 만한 입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회계자료 미제출 노조에 대한 세액공제 ‘원점 재검토’ 방침을 재차 강조한 발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시행령 개정을 통해 세액공제 요건을 강화하는 안을 마련 중이다. 노조 등에 대한 세액공제는 소득세법 시행령 80조에 규정돼 있다. 정부는 이 조항을 함께 적용받는 비영리단체 등과 달리 노조 등 일부 기관은 세액공제 부가조건이 명시돼 있지 않은 점을 제도적 허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노조는 별도 조건 없이 바로 공제하게 돼 있어서 회계 관련 공시 등 부가조건을 명시하는 것으로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비 세액공제는 지난해 20%, 올해 15%로 이를 적용받지 못할 경우 노조 재정압박이 심화할 수 있다.

노조의 회계감사 요건 강화도 시행령을 통해 추진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구체화돼 있지 않은 회계감사원의 요건을 시행령에 명확히 규정하는 방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존에 조합 집행부와 가까운 이들이 회계감사원을 맡는 등 회계감사의 실효성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노조의 회계 자료 비치, 공개 조건도 제도 손질로 명확히 규정하는 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회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법률과 달리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정부가 자체적으로 개정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그간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여소야대 국회를 고려해 시행령 개정으로 제도적 변화를 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 검찰 수사권 확대를 시행령으로 진행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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