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일 만에 또 부산 간 윤 대통령 “서울과 양극 체제로 천지개벽”

유정인 기자

민생토론회 비수도권 첫 개최

‘글로벌 허브도시’ 육성 강조

<b>11번째 만에 비수도권에서</b>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열한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11번째 만에 비수도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열한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민생 빌미로 여당 ‘우회 지원’…‘관권선거’ 논란 예고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서울과 부산을 양극 체제로 키우겠다”며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만드는 데 중앙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총선 주요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에서 비수도권 최초로 민생토론회를 열면서 지역 민심 훑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식 관권선거”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광역시청에서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를 주제로 열린 11번째 민생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서울·부산을 양극 체제로서 저희가 천지개벽시켜야 한다는 것은 부산만을 위한 게 절대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의 국제경쟁력 강화, 고소득 일자리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년 업무보고를 겸해 열리는 민생토론회가 비수도권 지역에서 개최된 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방시대를 여는 가장 중요한 한 축이 이곳 부산”이라면서 부산을 남부권 중심축으로 세우겠다고 했다. 부산 발전의 비전으로는 물류와 금융, 첨단산업이 어우러지는 ‘글로벌 허브도시’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부산을 남부권 중심축이자 명실상부한 제2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부터 서울·부산 중심의 양극 체제를 강조하고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과정 전후에 글로벌 허브도시 육성 추진을 밝혀왔다. 엑스포 유치 실패 직후인 지난해 12월 부산을 찾았을 때도 이 같은 지원 방침을 재확인한 바 있다.

영남·충청 등 훑으며 지역마다 ‘선심성 정책’ 내놓을 듯
이전 정부도 총선 앞 대통령 행보 ‘선거개입’ 비판 나와

이번 토론회는 새로운 정책을 밝히기보다는 지역민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정책 추진 의지를 각인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에 따른 민심 이탈을 막으면서 총선을 2개월 앞둔 시점에 승부처 중 한 곳인 부산에서부터 지역 민심 확보에 들어간 모습이다.

토론회에서는 앞서 정부가 밝힌 부산 지역 현안 해결 방안이 두루 언급됐다. 2029년 개항을 목표로 한 가덕도신공항, 북항 재개발, 경부선 철도 지하화, 공항항만철도 연계 등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약속과 함께 국제업무지구와 센텀2지구 도심융합 특구사업 등 각종 개발 사업이 망라됐다.

윤 대통령은 “진정한 지방시대는 산업과 일자리만으로는 부족하다”며 K팝 특성화고 설치 등 교육 여건 확대, 의료 기반 확충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전 대통령이 직접 지역 현안을 집중 언급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부각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지역 행보는 확대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이번을 시작으로 영남과 충청 등 여러 지역으로 민생토론회 개최 장소를 넓혀갈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현장 행보를 넓힌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개최와 맞물려 전통시장 방문 등 민심 접촉점을 늘리는 행보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계기로 우회적으로 총선에서 여당을 지원한다는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이 연일 총선 격전지를 돌며 선심성 공약으로 유권자를 현혹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선거에 필요한 지역만 찾아다니지 말고, 이태원참사 유가족 등 국민이 찾는 곳을 마다않고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는지 묻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앞서 10차례 민생토론회를 모두 수도권에서 열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장, 부동산 규제 철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을 강조한 것 역시 총선용 행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선 정부들에서도 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기에 대통령 행보를 두고 선거개입 논란이 이어져왔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역시 지난 21대 총선 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외부 일정을 두고 “격전지를 방문해 여당 후보를 지원”(박형준 당시 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한다며 비판한 바 있다.

토론회는 씨름선수 출신 이만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의 사회로 진행됐다. 부산 지역 학부모와 학생, 경제인,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토론회를 마친 뒤 부산 동래시장을 찾아 점포를 둘러보며 상인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 상인들에게 설 명절을 잘 보냈는지 안부를 묻고 덕담을 건넸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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