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 자유로 못 막은 대북전단, 북 오물 풍선 불렀다

곽희양 기자

요격 땐 쓰레기 회수 어려워

풍선 막을 뾰족한 수단 없어

‘강수’ 반격 국민안전만 위협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라는 강수를 두기로 한 표면적 원인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다. 오물 풍선의 배경에는 남측 민간단체가 ‘표현의 자유’란 명분으로 추진해온 대북전단 살포가 있다. ‘대북전단 → 대남 오물 풍선 → 확성기 방송 재개’로 이어진 남북의 강수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북전단은 남북 간 위기를 증폭시키는 소재였다. 북한은 2020년 6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문제 삼으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2021년 3월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기본법)’을 시행했고,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는 해당 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재개됐다.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제지하지 못한다며 내세우는 근거는 민간단체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밀려 꼬리를 내렸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 민간단체에 대북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하는 것으로 입장이 변경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오물 풍선 날려보내기를 막을 별다른 방법은 없다. 풍선을 공중에서 요격할 경우 내용물이 지상에 흩뿌려져 회수가 더 어려워진다. 또 요격을 위해 발사한 총탄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으로 갈 경우 군사적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북한은 2014년 10월 대북전단을 담은 기구를 향해 고사총을 발사해 그 총탄이 남측 부대에 떨어졌고, 이에 남측은 북한 경계초소를 향해 대응 사격을 한 바 있다.

문제는 정부의 ‘강수’ 반격이 오히려 국민의 안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군사분계선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바람이 부는 시기가 한정적이어서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지속하기는 어렵다”며 “우리 민간 차원의 일을 정부와 군 차원으로 끌어올릴 경우 긴장 강화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물 풍선에 대한 국민 안전 담보 조치를 마련한 이후에 공세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후 예상되는 북한의 영토·영해 분쟁화에 대한 대응이라는 큰 그림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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