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왜 해?” 물으신다면②]“우리도 노조 좋은 건 알아요”···노조 ‘못 하는’ 86%의 사연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2023.03.02 14:46 입력 2023.03.02 20:03 수정
“노조, 왜 해?”라는 질문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전체 노동자의 14.2%(2021년 노조 조직률)에 그친다. 노조 울타리 밖에 있는 85.8%의 노동자에게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 이들은 노조를 ‘안 하는’ 걸까, ‘못 하는’ 걸까.

경향신문이 만난 ‘미조직 노동자’(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은 두 번째 질문에 호응했다. 노조가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잘릴까봐” “찍힐까봐” 못 한다고 했다.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고용형태가 불안할수록 그랬다. 한국 직장인 10명 중 6명이 다니는 ‘30인 미만 사업장’의 노조 조직률은 0.2%에 불과하다. 헌법이 보장하는 ‘노조할 권리’는 한국에선 여전히 법전 속 문구에 그친다.

두렵지만 노조는 여전히 ‘희망’이다. 노조를 만들다 되레 직업을 잃은 누군가는 여전히 노조의 ‘효능’을 믿는다고 했다. 전 직원이 28명인 공장에서 힘겹게 노조를 만든 누군가는 “작은 곳일수록 울타리가 튼튼해야 한다”고 했다. 아직 노조 가입 경험이 없는 이들도 노조가 생긴다면 바라는 점이 한가득이다. 통계상으로도 노조 가입 상담 요청을 하는 대다수는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이다. 어쩌면 노조가 없어서, 노조가 더 절실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경향신문은 내 일터에 노조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노동자들을 만났다. 왼쪽 사진은 손기백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 조양한울분회장, 오른쪽 사진은 이태훈 은행경비원 협회장. 서성일 선임기자·이준헌 기자

경향신문은 내 일터에 노조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노동자들을 만났다. 왼쪽 사진은 손기백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 조양한울분회장, 오른쪽 사진은 이태훈 은행경비원 협회장. 서성일 선임기자·이준헌 기자

[“노조, 왜 해?” 물으신다면②]“우리도 노조 좋은 건 알아요”···노조 ‘못 하는’ 86%의 사연

노조하면 회사 망한다고요?…‘30인 미만’ 노조 생존기

‘노조하면 회사 망한다’는 경고는 손기백씨(46)가 노조 활동을 하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이었다. 직원이 30명도 안 되는 작은 공장에서 이 말은 꽤 ‘일리 있는’ 무기가 되기도 했다.

손씨와 동료들이 노조를 처음 만든 건 2018년이었다. 대구에 있는 제조업체 ‘조양’과 자회사 ‘한울’이 함께 쓰는 공장에서 직원들은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기본급이 낮은 만큼 상여금이 중요했지만, 회사는 이미 절반으로 깎은 상여금을 다시 3분의 1로 줄인다고 했다. 수입이 줄면 많은 직원이 그만두고, 일은 더 힘들어지진다는 걸 모두가 경험으로 알았다.

손기백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 조양한울분회장이 지난달 23일 대구 달성군 조양 공장 앞에서 웃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손기백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 조양한울분회장이 지난달 23일 대구 달성군 조양 공장 앞에서 웃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16년 동안 일만 했지, 노조가 뭔지 몰랐다”는 손씨는 다른 생산직 15명과 함께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에 처음 가입했다. 한 달 동안 노조 설립을 비밀에 부치다가 회사에 교섭을 요구하니, 본격적인 회유가 시작됐다고 했다. “그 뒤로 대표가 하루에 한 번씩 식당으로 직원들을 모아놓고 본인 얘길 계속해. 노조하면 회사 망한다, 금속(노조)이면 더 빨리 망한다….” 작은 회사이니 사장의 간섭은 직원들에게 더 크게 느껴졌다.

노조 설립 1년 뒤쯤 사장은 ‘공장 이전’이란 위협적인 수단을 꺼냈다. 같은 공장 안에 있던 자회사 ‘한울’을 한 시간 거리의 다른 공장으로 옮긴다고 했다. 조합원들이 서로 떨어질 위기였다. 사장은 “금속노조를 탈퇴하면 이사를 다 같이 가게 해주겠다”고 했다. 노조가 처음이던 손씨와 조합원들은 결국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상급단체가 없는 기업별노조로 전환했다. “너무 쉬운 항복”이었다고 손씨는 회상했다.

기업별노조 전환 후 1년간 아무런 대화도 시도하지 않던 사장은 지난해 2월 다시 노조에 간섭하기 시작했다. “회의 중인 노조 사무실에 갑자기 들이닥쳐선 ‘회사가 이렇게 바쁜데 앉아서 뭐하냐’고 화를 냈어요. 정중히 설명드리고 돌려보냈는데 다음날 다시 또….” 임금과 작업 강도 등 노동조건도 조금씩 불안해졌다. 손씨와 조합원들은 지난해 8월 금속노조에 다시 가입했다. 고용불안이 심해지면서 조합원이 아니었던 사무직들도 함께했다. 손씨가 분회장을 맡았다.

손기백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 조양한울분회장이 지난달 23일 대구 달성군 한 카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손기백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 조양한울분회장이 지난달 23일 대구 달성군 한 카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금속노조에 재가입을 하겠다고 하니 사측은 노조 대의원들에게 해고와 정직 징계를 내리겠다는 으름장을 놨다. ‘채찍’이 먹히지 않자 “차라리 노사협의체로 가준다면 인센티브 150%를 주겠다”는 당근을 내놨다. 노조 설립 전부터 저임금에 시달렸던 손씨와 조합원들은 “(애초에) 150% 줄 수 있는 걸 안 주다가, 노조 안 하는 조건으로 준다는 게 화가 났다”고 했다.

여전히 회사와의 대화가 원만하다고는 볼 수 없다. 그래도 손씨와 동료들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많은 걸 바꿨다. 모두의 걱정과 달리 회사는 망하지 않았다. 임금이 동종 업계에서 높은 수준으로 개선됐고 회사는 지난해 최대 매출을 찍었다고 손씨는 설명했다. 노동강도가 이전보다 완화되자 퇴사자도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수준으로 줄었다. ‘회사의 발전’과 노조 활동이 반대말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매일 마주하는 동료들의 얼굴엔 여유가 생겼다.

손씨는 ‘작은 회사’에서 이 같은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직접 경험했다. 그러나 작은 회사일수록 노조가 얼마나 절실한지도 깨달았다. “작은 곳일수록 울타리가 튼튼해야 해요. 지금은 작은 회사들 노조 조직률이 너무 낮아 안타깝지만…. 정부도 ‘노조 때려잡기’에 나서기보단 법대로 ‘노조 방해’를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봅니다.”

손기백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 조양한울분회장이 지난달 23일 대구 달성군 조양한울 공장에서 카메라를 보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손기백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 조양한울분회장이 지난달 23일 대구 달성군 조양한울 공장에서 카메라를 보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작은 사업장의 낮은 조직률, 노조 탓일까?

한국 노동자 다수는 여전히 노조원이 아닌 ‘미조직 노동자’다. 그 중 상당수가 직원이 30명 미만인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이다. 노조 활동을 하는 손씨는 3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중 ‘0.2%’에 속한다. 나머지 99.8%는 여전히 노조가 없다. 임금과 노동조건처럼, 노조 조직률도 기업 규모에 따라 올라간다. 2021년 기준 30~99명 사업장의 노조 조직률은 1.6%, 100~299명은 10.4%, 300명 이상은 46.3%였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기존 노조가 대기업·정규직 노동자 이익만 챙기고 영세·비정규직 노동자 이해는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내 노조가 노동약자를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며 “노노 간 착취구조 타파가 시급하다”고 했다. 기존 노조가 취약계층 노동자들을 사실상 ‘착취’하는 구조 속에서 기득권을 누린다는 것이다.

손기백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 조양한울분회장이 지난달 23일 대구 달성군 한 카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손기백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 조양한울분회장이 지난달 23일 대구 달성군 한 카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불모지에서 노조를 직접 만들어본 손씨는 정부의 이 주장을 어떻게 생각할까. 손씨는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노조를 처음부터 못하게 한 건 사업주이지 양대노총이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현장에서 마주하는 첫번째 벽은 ‘매일 얼굴을 보는’ 사장이라는 것이다. “30인 미만 사업장은 대표가 거의 매일 출근해요. 회사 크면 대표 볼 일 없잖아요? 근데 우린 대표를 매일 봐. 그 관계가 엄청 커요. 대표 말 한마디면 일거리가 날아가는데.”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12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 직장인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62.7%가 ‘노조에 가입했다고 불이익을 줄까 걱정되어서’라고 답했다. ‘기존 노조 활동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라는 응답은 36.2%에 그쳤다. 기존 노조에 대한 불신보단 당장 회사에서 받을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더 실질적으로 노조 가입을 주저하게 하는 이유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노조가 필요하다는 걸 몰라서가 아니라 노조를 만들었을 때 치러야 할 대가를 너무 잘 알아서 노조를 못 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지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작은 사업장의 경우 회사와 노동자의 관계가 굉장히 직접적”이라며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사람이 싫어하는 노조를 만든다고 했을 때 괴롭힘이 직접적으로 올 수 있어 더 꺼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내가 여기서 포기하면”…3장의 명함은 ‘굳은살’이다

은행 지점 경비원으로 일했던 이태훈씨(32)도 노조를 만들기 위해 수없이 문을 두드렸지만 여전히 ‘미조직 노동자’로 남아 있다. 은행이 아니라 용역업체에 고용된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라는 점도 노조 설립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였다.

이태훈 은행경비원협회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태훈 은행경비원협회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씨는 고객 응대와 안내, 공과금 수납기 정리 등 온갖 잡무를 다 처리해야 했다. 경비원이 아닌 ‘서비스직’이 된 것 같았다. 자주 고장나는 전자기기를 직접 수리할 때면 “내가 왜 은행에서 애프터서비스(AS) 기사를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어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왔다. 경비원법에는 경비 노동자는 경비 외 업무를 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현실은 달랐다. 경비원들의 ‘경비 외 업무’ 없이는 지점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드라마 ‘사랑의 이해’에서 정종현 청경이 지점장 차량 세차를 하고, 정규직 직원들 커피 심부름을 하는 장면이 나온 것도 이런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처음부터 노조를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이씨는 온라인 카페에서 만난 다른 은행 경비원들과 함께 각 정당에 자신들의 열악한 처우를 알리는 편지를 보냈다. 유일하게 정의당에서 ‘노조를 만들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노조를 해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던 이씨는 ‘노조’라는 단어를 듣고 “되게 기분이 좋았다”. “우리도 이제 무사히 보호받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이씨는 ‘은행 경비원 노조 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이 됐다.

노조 결성을 위해 네이버 밴드를 만들자 200명에 가까운 경비원들이 모였다. 분위기는 뜨거웠지만 곧 ‘탄압’이 시작됐다. 경비원인 척 밴드에 들어온 용역업체 관계자들은 자기 업체 소속인 가입자들을 색출하고, 이씨의 후원계좌를 빌미로 ‘돈 받아먹으러 이 일 한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온라인 카페 운영자가 이씨에게 직접 전화해 “지금 하는 행동을 지지하는데 몸 좀 사리면서 해라, 지금 용역업체에서 당신을 찾겠다고 난리를 부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했다.

소속 용역업체와 일하는 사업장이 모두 다른 이들을 일일이 설득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계약기간을 채우지 않고도 언제든 일방적으로 계약이 해지될 수 있는 고용불안도 한몫 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말 ‘노조 준비위’란 이름을 ‘협회’로 바꾸고, 경비원들의 제보를 받고 노무 상담 지원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태훈 은행경비원협회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태훈 은행경비원협회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언론과의 인터뷰로 신상을 공개한 이씨는 이제 경비원 일을 할 수 없어 다른 회사에 취업했다. 협회 일은 퇴근 후에 따로 얻은 사무실에서 한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협회 간판을 가릴 수 있는 가짜 명함도 팠다. ‘은행경비원 협회장’, ‘00정보기술 사원’, ‘디지털코리아 CEO’. 여전히 노조가 없는 이씨에겐 3개의 명함만 남았다.

이제는 경비원도 아닌 이씨가 3장의 명함을 챙겨다니며 계속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씨는 또 다른 누군가에겐 이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솔직히 위원장 되고 싶어서 노조 만드는 게 아니에요. 제가 포기하면 또 다른 사람이 나와야 할 텐데 그게 싫고, 미안한 거예요. 내가 (노조 만들겠다고 나선) 세번째 사람인데, ‘네번째 사람이 나오면 안 된다’ 이 생각을 해요.”

“나에게도 노조가 생긴다면”

‘노조 만들기’엔 실패했지만 이씨는 단체행동의 성과를 체감한다고 했다. 노조 준비위 활동으로 은행 경비원의 열악한 처우가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자 현장에서 잡무를 안 시키는 곳이 많아졌다는 제보가 들려왔다. 아직은 ‘보여주기식’이지만 은행엔 직원들을 위한 ‘고충창구’도 만들어졌다. 이씨는 노조가 노동조건 문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노조를 만들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던 미조직 노동자들 역시 노조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헬스트레이너로 일했던 A씨(46)는 회식 중 대표의 폭행으로 안와골절 등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지 못해 고용노동부 진정 대신 형사소송 절차를 밟아야 했다.

프리랜서 계약 형태가 퍼지고 있는 헬스트레이너들에게 노조는 그림의 떡이었다. 사장들끼리 연결돼 있는 업계에서 노조를 한다고 나서면 밥줄이 끊길 게 분명했다. A씨는 프리랜서 계약을 한 건 아니었지만 ‘무노조’는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사장의 부당행위에 맞설 땐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다. 법률자문도 없이 처음부터 모든 소송을 혼자 준비했던 A씨는 “노조가 있었다면 좀 더 많은 도움을 받고 대표도 그렇게 술 먹고 부하 대하듯이 하는 행위를 평소에 자제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노조가 없는 대기업 식품회사에 다니는 B씨(26)가 생각하는 노조는 ‘최소한의 보호 장치’다. B씨는 “노조가 있어도 뭔가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을 거라곤 생각 안 한다. 근데 그냥 있으면 있는 것 자체로 도움이 되는 게 있을 것 같다”며 “지금은 팀장급 이상으로 올라가면 모두 똑같이 눈에 뵈는 것 없이 마음대로 한다. 노조가 있으면 윗사람들이 눈치라도 보지 않겠나”라고 했다. B씨는 노조가 생기면 임금인상률을 지금처럼 통보받는 대신 직원 투표를 통해 협상하고,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상사의 징계절차에 대해 더 충분한 설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태훈 은행경비원협회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태훈 은행경비원협회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작은 사업장의 미조직 노동자들은 계속 노조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민주노총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2년 상담통계 분석’ 결과를 보면, 노조 가입 상담 건 중 30인 미만 사업장 상담이 36.7%로 가장 높았다.

노조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낮지 않다. 민주노총이 2020년 발표한 ‘3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1000명 실태조사’에 따르면 3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50.8%는 권리를 보장받으려면 노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업장에 노조가 없거나 노조가 있지만 가입대상이 아닌 노동자 중 46.2%는 노조에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미조직 노동자들의 절실한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사회는 ‘울타리 밖’ 노동자들에게 손을 내밀 준비가 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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