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환
정치·국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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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쿠데타 주역…6·29선언으로 ‘승부수’ 직선 대통령에 전두환과 ‘육사 정규 1기생’12·12사태·언론통폐합 주도1987년 직선제 열망 들끓자떠밀리듯 ‘6·29선언’ 발표‘보통사람의 시대’ 앞세워분열된 DJ·YS 꺾고 대권 마지막 군인 대통령 노태우(盧泰愚). 그는 군사 정부에서 민간 정부로, 산업화 시대에서 민주화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 시대의 대통령이었다.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인 6·29선언, 북방외교, 남북대화는 업적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12·12쿠데타, 거액의 비자금 은닉 등 그림자가 너무 커 공은 과에 묻혀버렸다. 국민들은 그를 전두환과 함께 쿠데타의 주역으로 여긴다. 퇴임 후 이뤄진 역사적 단죄는 그의 시대적 위치와 한계를 보여준다. -
노태우 사망 ‘보통사람’ 내건 군인 대통령, 수감·사면·투병까지 영욕의 86년 마지막 군인 대통령 노태우(盧泰愚).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시작된 군인 대통령 시대의 마지막 주자였다. 군사 정부에서 민간 정부로, 산업화 시대에서 민주화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 시대의 대통령이었다. 그는 회고록에서 “내 임기는 5년이었지만 한국 현대사의 결정적 전환기였다”고 했다.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인 6·29 선언, 북방외교, 남북대화는 민주화 시대에서 구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평가할 만한 업적으로 인정받는다. -
아침을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거와 좌파 바람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지 벌써 1년6개월이 넘었다. ‘위드 코로나’로 일상을 회복하려는 나라들도 하나둘 이어지고 있지만 전염병의 공포와 봉쇄로 인한 경제난은 여전하다.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사회적 균열은 점점 더 심각해졌고 경제적 불평등 문제는 정치의 최대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불안과 불평등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의 시민들은 어떤 정치세력을 선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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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 백신 제약사와 선진국의 위험한 거래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특수를 누리는 기업들이 있다.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거대 제약사들이다. 화이자는 올해 코로나 백신 매출액 전망치를 335억달러(약38조6590억원)로 설정했다. 모더나의 올 상반기 매출은 62억9100만달러(약 7조2100억원)로 전년 대비 84배 증가했다. 모더나에선 43억달러의 재산을 신고한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 등 다수의 억만장자가 탄생했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개발한 스타트업 바이오엔테크의 CEO 우구르 사힌은 40억달러(약 4조6760억원) 상당의 재산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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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시진핑의 굴기에 없는 세 가지 중국 공산당이 지난 1일로 창당 100년을 맞았다. 1921년 당원 53명으로 출발해 이제는 당원 9200만명의 세계 최대 정당이 됐다. 공산당이 이끌어온 중국은 그사이 눈부신 성장으로 글로벌 ‘넘버투’가 됐다. 중국의 2020년 국내총생산(GDP)은 14조7200억달러로 미국(20조9300억달러)의 71% 규모로 성장했다. 미국보다 많은 해군 전투함을 보유하는 등 군사력 성장도 확연하다. 5G 등 일부 첨단기술 분야에선 미국을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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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11일 전쟁’이 남긴 것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치조직 하마스의 전쟁이 11일 만에 휴전으로 일단락됐다. 양측은 지난 21일 오전 2시를 기해 휴전에 들어갔다. 이집트의 중재를 양측이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실상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지구에 대한 일방적인 폭격을 멈춰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는 해결된 것 하나 없이 다시 과거 상태로 돌아갔다. ‘11일 전쟁’이 남긴 교훈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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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미얀마의 내전만은 막아야 한다 3월27일은 미얀마 국군의날이다. 1945년 3월27일 일본에 맞서 무장항쟁을 시작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했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아버지 아웅산 장군이 그 무장항쟁의 주축이었다. 국군의날 76주년이던 지난달 27일 미얀마 군의 총구는 외세가 아닌 자국 시민들을 향했다. 군부는 전국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압했고 무차별 총격에 어린아이들의 희생도 잇따랐다. SNS상에는 피 흘리는 아이들과 죽은 아이를 끌어안고 오열하는 부모들의 사진과 동영상이 넘쳐났다. 이날 하루에만 114명의 시민이 사망했다. 그야말로 ‘피의 일요일’이었다. 군부는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 대규모 국군의날 기념 열병식을 갖고 건재함을 과시했다. 중국, 러시아, 태국, 인도, 베트남,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라오스 등 8개국 대표단은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행사에 참석해 쿠데타 세력의 집권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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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코로나19 음모론과 정치의 책임 위기의 시대에 음모론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팬데믹, 곧 전염병의 대유행은 대표적 위기다. 14세기 흑사병으로 인구의 3분의 1이 사라진 유럽에서는 유대인들이 기독교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 우물에 독을 탔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유대인 공동체 1000곳 이상이 공격당하고 주민들이 학살당했다. 19세기 초 영국인들에 의해 전 세계로 번진 콜레라는 각지에서 ‘콜레라 봉기’를 일으켰다. 1832년 프랑스 파리의 빈민가를 중심으로 콜레라 환자가 대량 발생하자, 정부가 하층민들을 몰살시키려 한다는 음모론이 퍼져나갔다. 빅토르 위고가 <레 미제라블>에서 묘사한 혁명의 배경엔 콜레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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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굿바이, 트럼프 4년 전이다.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던 2017년 1월20일 워싱턴에는 새벽부터 겨울비가 내렸다. 아침 7시쯤 워싱턴 외곽에서 지하철을 타고 취임식이 열리는 연방의회 의사당 광장으로 향했다. 지하철역은 ‘미국을 위대하게’라고 새긴 빨간 모자를 쓴 인파가 넘쳐났다. 전국에서 모여든 트럼프 지지자들은 들뜬 얼굴로 걸음을 재촉했다. 오전 10시쯤 의회 광장에서 뒤를 돌아보니 내셔널몰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취임식장에서 만난 이탈리아계 미국인 빌 디오데스는 “트럼프는 고액 기부자들만 만나고 큰 도시만 생각하는 힐러리와 다르다. 그는 힘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트럼프는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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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중대재해법과 비통한 자들의 정치 거대여당 더불어민주당의 21대 첫 정기국회 ‘입법 잔치’가 끝났다. 민주당은 다수의 힘으로 야당의 필리버스터까지 무력화시키며 권력기관 개혁 3법 등 130개 법안을 줄줄이 통과시켰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개혁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평가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노동자가 일하다 부서져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공동체의 윤리강령을 만들자는 기본적인 요구조차 외면하는 개혁에 박수를 보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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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필리버스터의 새 풍경 2012년 몸싸움을 금지한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된 후 연말이면 어김없이 연출되던 ‘동물국회’ 풍경은 사라졌다. 이 법은 대신 소수당이 다수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필리버스터(filibuster)를 보장했다. 국회의원의 발언시간을 최대 45분으로 제한한 법 조항을 폐기하고 무제한 토론을 통해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여적 모사드의 암살 뮌헨 올림픽이 진행 중이던 1972년 9월. 팔레스타인 테러 조직이 이스라엘 선수촌에 잠입해 인질극을 벌이다 11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했다. 대외정보기관 모사드(Mossad)가 ‘신의 분노’라는 이름의 작전으로 6년에 걸쳐 테러의 배후 11명을 추적해 암살한 것이다. 모사드의 이 작전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뮌헨>으로 잘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