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환
정치·국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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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애국가 논란 대부분의 나라는 고유의 역사와 전통을 환기시키고 국가 건설을 위해 투쟁한 민중을 칭송하는 노래, 국가(國歌)를 가지고 있다. 애국심을 표현하는 노래들이지만 군주나 지도자를 칭송하거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전투나 사건을 기리는 내용까지 주제는 다양하다. 영국의 ‘신이여 여왕을 보호하소서’가 전자에, 미국의 ‘별이 빛나는 깃발’이나 프랑스의 ‘라 마르세예즈’는 후자에 해당한다. 나라를 상징하는 노래들은 많았지만 1796년 프랑스가 지정한 ‘라 마르세예즈’가 정부에 의해 공식 채택된 최초의 국가로 알려졌다. 19세기 들어서는 애국심 고취를 위한 국가 지정이 본격화됐다. 1920년 올림픽헌장에 금메달을 딴 선수의 국가를 연주하도록 규정하면서 국가 지정은 일반화됐다. -
여적 절을 찾아간 소 “내가 전에 봉화 장에 갔다가 집에 올 때 잠들었어요. 이렇게 하고 일어나 보니까 집이야.” 경북 봉화의 산골 마을에 사는 팔순 노인과 마흔 살 소의 이별 이야기를 그린 독립영화 <워낭소리>. 노인은 늙은 소를 내다 팔려다 포기하고 돌아오는 길에 막걸리 한잔 걸치며 소가 얼마나 영물(靈物)인지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술에 취한 자신을 태운 달구지를 끌고 차들을 피해 집까지 알아서 돌아왔다는 것이다. -
여적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 2인자 자리는 양면적 특성이 있다. 늘 1인자의 그늘에 가려 주목받지 못한다. 묵묵히 뒤를 지키는 병풍 같은 존재다. 하지만 1인자의 뒤에 있으니 비판받을 일이 없다. 힘을 모아 후사를 도모하기에 이만한 자리가 없다. 슈퍼파워 미국 행정부의 2인자, 부통령 자리도 비슷하다. 초대 부통령 존 애덤스는 “부통령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하찮은 자리”라고 자평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도 한 정치풍자 프로그램에서 군인들에게 핫도그를 배달하는 게 헌법이 부여한 부통령의 임무라고 농담했다. 하지만 어떤 대통령을 만나느냐에 따라 부통령의 역할은 크게 달라진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딕 체니 부통령은 실세 역할을 했다. 리처드 닉슨 등 14명이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이 된 것을 봐도 무시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
경향의 눈 민주당에 ‘풀빵과 장미’를 2004년 4월15일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분노한 시민들이 여당에 표를 몰아줬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 43년 만에 국회 권력이 민주화 세력으로 교체됐다. “근대사에 처음으로 개혁의 봄이 왔다”고 했다. 하지만 기대는 3개월 만에 차갑게 식었다. 한길리서치의 7월3~4일 여론조사에서 우리당의 지지율(27.1%)은 제1야당인 한나라당 지지율(29.5%) 아래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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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정치인의 눈 수술 사람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가 눈이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란 말도 있다. 기능적으로 다른 감각 기관에 비해 눈을 통해 받아들이는 외부 정보가 월등히 많고 정확하다. 백문불여일견이라 하지 않나. 눈은 마음과 몸의 건강 상태도 보여준다. 눈이 첫인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아파서 병원을 가면 의사들이 눈부터 확인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관상에서도 눈은 부귀빈천을 보는 곳이다. 눈을 빼면 나머지는 양념일 뿐이라고도 한다. -
여적 ‘접시깨기’ 행정 “앞치마를 질끈 동여매고 부엌으로 가서 놀자. (중략) 자 이제부터 접시를 깨자. 접시 깬다고 세상이 깨어지나. 자 그녀에게 시간을 주자.” ‘타타타’를 부른 김국환의 노래 ‘우리도 접시를 깨뜨리자’ 중 일부다. 1992년 12월 가요 톱10에도 들었던 노래다. 이 노래는 남편들도 부엌일을 함께하자는 말을 ‘접시를 깨자’고 표현했다. 서툴러서 접시를 좀 깨도 괜찮으니 설거지를 하자는 것이다. 점차 집안일에서 남녀 구분이 없어지고 있지만 이때만 해도 설거지하는 남편은 드물었다. -
여적 담양 대나무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 곧기는 누가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 중 대나무를 노래한 부분이다. 사철 푸르고 곧개 뻗은 대나무는 군자의 품격과 기상을, 속이 텅 빈 줄기는 청렴을 상징한다. 문인들이 자주 그린 사군자(四君子)에 대나무가 들어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성철 스님은 “대나무가 가늘고 길면서도 모진 바람에 꺾이지 않는 것은 속이 비었고 마디가 있기 때문”이라며 대나무처럼 살라고 했다. 마음을 비우고 시련은 성장을 위한 마디로 생각하며 살라는 것이다. -
여적 ‘황당 트럼프’ 폭로 미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역대 최고의 ‘피노키오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거짓말쟁이란 의미다. 그래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폭로나 수모를 당하는 데서도 ‘역대급’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많이 괴롭힌 건 ‘러시아 게이트’ 수사방해 폭로다. 트럼프 집권 후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2017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그 바람에 특별검사의 수사가 시작됐고 2019년 12월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이 탄핵안을 부결하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3년 가까이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언론인 마이클 울프는 2018년 1월 <화염과 분노>에서 정신이상설까지 제기했다. 워터게이트 특종보도의 주인공인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밥 우드워드는 같은 해 9월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초등 5·6학년 수준의 이해력”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관계 사실을 침묵하는 대가로 13만달러를 받았다는 전직 포르노 배우의 폭로도 있었다. -
여적 통합당의 1호 법안 1호라는 말에는 단순히 순서상 첫 번째라는 의미를 넘어서는 상징성이 부여된다. 예를 들어 1990년 1월3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문을 연 맥도널드 1호점은 냉전시대 종식을 상징하는 명소가 됐다. 1호라는 말에는 중요함에서 제일 앞선다는 뉘앙스도 담겼다. 대통령 전용기를 공군 1호기로 지정하고, ‘KAF-001’이란 편명을 부여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
여적 디즈니 성소수자 애니 백설공주, 피노키오, 인어공주, 겨울왕국, 주토피아. 누구나 줄거리를 아는 디즈니의 대표 애니메이션들이다. 디즈니는 1937년 첫 장편 <백설공주>를 시작으로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었다. 기발한 상상력,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화려한 그림체는 전 세계 어린이 팬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안티 디즈니’ 운동도 힘을 얻었다. 시대를 좇아가지 못하는 낡은 가치관이 문제였다. 비현실적 몸매의 여린 공주가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공주 이야기’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이다. -
여적 샤넬 오픈런 지난해 8월 미국의 회원제 할인마트인 코스트코가 중국 상하이에 1호 매장을 열었다. 개장을 기다리던 중국 고객들은 전동 셔터가 올라가기 시작하자 매장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매장 곳곳에서는 고객들이 서로 먼저 물건을 사겠다며 몸싸움을 벌였다. 코스트코 측은 결국 개점 4시간 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또 10여년 전 아이폰이 중국 시장에서 신상품을 선보일 때면 베이징과 상하이의 주요 애플스토어 매장에는 전날부터 수천명이 줄을 서곤 했다. 판매를 늦게 시작했다가 계란 세례를 받는 매장도 속출했다. -
여적 해녀와 돌고래 유채꽃 피는 제주의 봄은 바닷속에도 온다. 바위에 붙은 초록의 해초들이 물살에 팔랑거리고, 바위틈에 숨었던 해삼들도 봄볕을 따라 모습을 드러낸다. 제주 해녀들의 일상도 이때부터 바빠진다. 사철 바다에서 사는 해녀들이지만 3월 미역 채취를 시작으로 4월부터 본격적인 물질에 나선다. 해변 곳곳에서 테왁(해녀들의 몸을 띄워주는 두렁박)이 떠다니고, 가끔씩 물 밖으로 나오는 해녀들의 “호오~이” 하는 숨비소리가 들린다. 초보인 하군(똥군) 해녀들은 3~4m의 얕은 바다에서 일하지만 상군들은 10m도 넘는 깊은 바다로 잠수한다. 오후 들어 하나둘 밖으로 나오는 해녀들의 망사리에는 홍해삼과 전복, 돌멍게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