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기
사회경제연구원장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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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걱정 말아요 그대, 함께 세금 냅시다 “근로소득세율을 42%까지 올리면, 연봉이 5억원이라면 내야 할 세금이 2억원이 훨씬 넘겠네. 한국도 부자들이 세금 많다고 탈출하는 거 아냐?” 지인 한 분이 물었다. 1970년대 말 테니스 스타 비외른 보리가 스웨덴의 ‘세금 폭탄’을 피해 모나코로 갔다는 옛날 얘기도 나눴다. 정부가 세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소득세 최고세율을 42%로 올린다고 하자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과거 국세청을 담당해 취재한 경험이 있는 기자는 “그렇지 않다. 이것저것 공제하고 나면 훨씬 덜 낼 것”이라고 막연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많은 시민은 고액 연봉자가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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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걱정 말아요 그대, 함께 세금 냅시다 “근로소득세율을 42%까지 올리면, 연봉이 5억원이라면 내야 할 세금이 2억원이 훨씬 넘겠네. 한국도 부자들이 세금 많다고 탈출하는 거 아냐?” 지인 한 분이 물었다. 1970년대 말 테니스 스타 비외른 보리가 스웨덴의 ‘세금 폭탄’을 피해 모나코로 갔다는 옛날 얘기도 나눴다. 정부가 세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소득세 최고세율을 42%로 올린다고 하자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과거 국세청을 담당해 취재한 경험이 있는 기자는 “그렇지 않다. 이것저것 공제하고 나면 훨씬 덜 낼 것”이라고 막연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많은 시민은 고액 연봉자가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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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전에도 바꿀 수 있었던 것들 카레와 라면 등을 생산하는 오뚜기는 소비자에게 익숙하지만 삼성이나 현대차처럼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은 아니다. 한국 경제계 대표 인사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도 아니다. 그런 회사가 대통령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에 중견기업은 오뚜기가 유일했다. 며칠 전 대기업 관계자들은 오뚜기 회장이 27·28일 양일 중 언제 참석하는지 알아보느라 분주했다. 오뚜기와 같은 날 참석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 지인은 “오뚜기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이 다른 작은 기업인데, 오히려 격이 맞지 않는다고 불편해하지 않을까?” 하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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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시스템 개혁도 과단성이 필요하다 20년 가까이 시민사회운동을 해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과거 간혹 목에 핏대를 세울 정도로 재벌개혁을 외쳤다. 그러나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때인 2004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윤종용 부회장과 말다툼을 벌이다 삼성 관계자에게 멱살을 잡혀 끌려나가기도 했다. 그랬던 인사가 공정한 시장경쟁을 감시하는 기관을 이끌고 있다. 정부가 ‘김상조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김 위원장 등장 이후 치킨 프랜차이즈는 자발적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치킨값을 올린 BBQ에 대해 공정위가 불공정 행위 조사에 들어가자 업계 전체가 가격 인상 철회 또는 인하로 응답했다. 일감 몰아주기 눈총을 받던 일부 재벌 대기업은 서둘러 사전 정지작업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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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문재인 정부서는 내집을 살 수 있을까? 언론에서 내놓는 전망은 틀리기 일쑤다. 주식이나 부동산이 특히 그렇다. 매체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언론은 향후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다 잘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기 마련이고, 비판적인 언론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면을 봐야 한다”고 경고한다. 한국에서의 집값 거품 논란은 해묵은 주제이다. 한때 부동산 취재를 담당했던 기자는 거품이 많은 한국의 집값은 곧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소득수준에 비해 높은 집값, 베이비붐 세대 은퇴, 고령화와 인구 감소 추세 등이 거품 붕괴와 하락을 예상한 근거였다. ‘집값 거품→고가 분양→미분양 적체→공급 과잉→집값 폭락’과 같은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했다. 부동산 거품 붕괴와 장기 침체를 겪은 일본의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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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찌질한 TV토론과 민주주의 “참, 찌질하네….” 대통령 하겠다며 TV에 나와 토론하는 사람들이 영 못마땅한 모양이다. 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대선후보 TV토론은 <개콘(개그콘서트)>만큼 재밌다며 본 아내의 시청소감이다. 과거 <개콘> 인기 코너였던 ‘봉숭아학당’을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TV토론을 마친 뒤 대선후보 한 사람은 “와각지쟁(蝸角之爭) 같았다”고 자평했다. 달팽이 더듬이 위에서 싸운다는 뜻이란다. 하찮은 일로 벌이는 싸움의 비유적인 표현이다. 대선후보쯤 되니 어려운 말을 쓴다. ‘초딩(초등학생)’ 싸움과 뜻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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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한국의 살찐 고양이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에서 에너지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해럴드 햄(71)은 몇 년 전 거액이 걸린 이혼소송으로 이미 유명세를 치렀던 인물이다. 외도했다는 이유로 그는 2012년 아내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했고, 법원은 2014년 이혼소송 합의금으로 9억9550만달러(약 1조800억원)를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햄은 9억7400만달러짜리 수표를 전 부인에게 건넸다. 그러나 전 부인은 금액이 적다며 수표를 받지 않았다. 세계 셰일가스 업계의 큰손인 햄은 미국 최대 석유 굴착업체 콘티넨털 리소스 최고경영자(CEO)이다. 전 부인은 결혼 후 햄이 회사를 설립하고 경영해 막대한 부를 일궜으니 재산을 절반씩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성공한 것은 90% 이상 햄의 공로라고 했다. 그러나 햄은 자신의 능력으로 회사를 일군 것이 아니라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의 능력으로 기여한 부분은 기껏해야 5~10%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겸손해서가 아니라 위자료를 덜 주기 위한 전략이었을 것이다. 법원은 고민 끝에 햄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햄의 재산 180억달러 가운데 전 부인에게 돌아간 몫은 5%가량에 그쳤다. ‘성공은 운’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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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건물주님, 그만 내려올 때가 됐습니다 아파트단지나 주요 상권마다 자리한 빵집 ‘파리바게뜨’는 은퇴 후 마땅한 계획이 없는 상당수 직장인에게 희망이다. 창업 후 몇 년 지나지 않아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지만 파리바게뜨는 살아남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파리바게뜨 프랜차이즈 계약을 철회한 가맹점은 3300여곳 중 2곳뿐이었다. 하지만 다른 자영업과 마찬가지로 파리바게뜨 역시 큰돈을 벌기는 어렵다. 파리바게뜨 직영매장 매출 추이를 보면 2011~2016년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6.6%보다 훨씬 낮다. 경쟁이 거세지고 내수 침체가 깊어진 탓이다. 특이한 것은 이 기간 임차료(월세)가 43% 급등했다는 점이다. 상가를 빌린 자영업자가 매출 유지를 위해 땀 흘리는 사이 상가 주인은 짭짤한 임대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는 빈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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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13월의 민망한 보너스와 삼성전자 성과급 사내 게시판에 연말정산 서류제출을 2월10일 최종 마감한다는 안내문이 올라왔다. 지난달 설 연휴 직전까지 다 제출하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서류를 내지 않은 직원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흔히 연말정산은 직장인에게 ‘13월의 보너스’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몰라서 못했다가 이번에 어머니 의료비를 연말정산에 포함하면서 환급액이 100만원 가까이 늘어나게 된 한 후배는 “정말 보너스 같다”며 기뻐했다. 연말정산은 매달 월급에서 세금을 원천징수해간 국가가 연말에 가서는 많이 낸 직장인에게는 돌려주고, 덜 낸 이에게는 더 받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조삼모사(朝三暮四)’라고 한다. 국가가 인심 쓰듯 주는 선물이 아니다. 월급쟁이가 내야 하는 세금은 변함이 없다.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주던 도토리를 아침 네 개, 저녁 세 개로 바꾸니 좋아하더라는 원숭이처럼 취급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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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통계보다 못한 박근혜의 거짓말 통계는 복잡하고 어렵다. 어떤 기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일쑤여서 자의적으로 왜곡할 수 있다.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자서전에서 “세상에는 세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lies), 지독한 거짓말(damned lies), 그리고 통계(statistics)다”라고 했다. 사회현상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통계는 신문기자로도 활동했던 그에게 왜곡을 넘어 최고 수준의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연초에 통계를 둘러싸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보수 논객 전원책 변호사와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 이재명 성남시장이 토론을 벌이다 법인세 실효세율을 놓고 언성을 높였다. 이 시장은 11%, 전 변호사는 16%대라고 주장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서도 격론이 벌어졌고 토론을 주선한 방송사는 팩트 체크까지 하는 서비스를 했다. 결론은 맞기도 틀리기도 했다. 기준에 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보일 수 있는 통계를 내밀며 남 말은 듣지도 않고 제 고집만 피웠다. 전 변호사와 이 시장 지지자들은 각각 자기네 통계가 맞고 상대는 거짓말을 했다며 여전히 논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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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IC서 농성하던 농민 30여명 무더기 연행 서울 도심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향하다 경찰의 제지에 막혀 농성하던 농민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연행됐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농민 100여명은 25일 오후 7시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경부고속도로 양재나들목(IC)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농성을 벌였다. 앞서 경찰이 화물차량을 몰고 양재IC를 통해 고속도로로 진입하려던 농민 7명을 교통방해 혐의로 연행하고 농민들의 진입을 막았기 때문이었다. 연행자 석방과 경찰 사과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인 전농 회원들에게 경찰이 수차례 해산을 명령했지만, 농민들은 도로 일부를 점거한 채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오후 10시쯤 강제해산에 나섰고, 양측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김영호 전농 의장 등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농민들을 강제 해산시키면서 새벽 1시까지 30여명을 연행하고, 차량 29대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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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이명박·박근혜 비교법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어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에 대한 일간(26일) 지지율은 17.5%로 사상 최저였다. 대선 득표율 51.6%로 당선된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지지율이 한때 67%까지 올랐다가 35% 안팎에서 등락했다. 유시민 전 장관이 한 방송 토론에서 “나라를 팔아먹어도 35%는 지지할 것”이라고 한 말은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하지만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지지층의 절반이 떨어져 나갔다.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농단’이 매국보다 더 큰 폭발력을 미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