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기
사회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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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봉독 벌의 독인 봉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질병 치료제 중 하나이다. 기원전 160년 무렵 기록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의서 <마왕퇴의서(馬王堆醫書)>는 봉독을 사람 피부에 침투시키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봉독은 기를 왕성하게 하고, 성기능을 강화한다고 했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에서도 봉독 치료를 했다.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관절염 등에 치료 효과가 큰 봉독을 ‘신비로운 약’이라고 했다. 국내 한방병원에서도 봉독을 이용한 치료가 확산되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과 염증 치료, 만성통증 완화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암 환자의 통증을 줄이는 데도 쓰인다. 양봉업 종사자는 관절염에 거의 걸리지 않으며, 암에 걸릴 확률이 가장 낮은 직업군이라는 주장도 있다. 양봉을 하면 벌에 자주 쏘일 수밖에 없는데, 그게 면역력을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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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어린 부자 거액 자산가들이 생전에 자녀나 손주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증여가 늘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증여세 신고세액은 2조362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5.8% 증가했다. 증여가 늘어나는 것은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증여해 세부담을 줄이겠다고 판단한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속·증여 세율은 같지만 납세자 입장에서는 상속세에 비해 증여세 부담이 훨씬 적다. 예컨대 50억원 자산가가 사망하면 상속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상속세는 최고세율 50%를 적용한다. 반면 증여세는 수증자 기준이어서 자녀 5명에게 10억원씩 물려준다면 각각 10억원에 대한 30%로 세율이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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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포켓모노믹스 보통 지도자 이름 뒤에 붙이는 ‘~노믹스’는 경제정책을 일컫는다. 1980년대 미국의 경제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을 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레이거노믹스’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시코노믹스’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병행발전을 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DJ노믹스, 감세와 규제완화를 강조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MB노믹스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근혜노믹스’는 창조경제가 핵심인데 의미가 모호해 슬그머니 뒷전으로 사라졌다. 대신 박 대통령의 강력한 신임을 얻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초이노믹스’가 유명하다.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만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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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돈과 부자를 존경하는 사회의 미래는 없다 이승만과 박정희는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배웠다. 존경할 만한 위인 중에는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유관순 누나, 안중근 의사도 있었다. 존경까지는 아니어도 서정주의 시는 아름다웠고, 이광수의 소설은 재미있었다.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은 언론인의 기개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아는 게 많아지면서 존경의 대상은 점차 줄어들고, 배신감만 늘어간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던 경제계 인물이었다. 대학생들은 2011년부터 5년 연속 가장 선호하는 경제인으로 이 회장을 꼽았다. 한국갤럽이 2004년과 2014년 조사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기업인’ 1위는 모두 이 회장 차지였다. 2014년에는 10대와 20대 40% 이상이 이 회장을 가장 좋아한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인이 존경하는 인물’에서도 7위였다. 10·20대로 한정하면 4위로 뛰어오른다. 존경하는 인물 10명 중 생존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2위)과 이 회장뿐이었다. 그러나 성매수 의혹이 불거진 지금 이건희를 존경한다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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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한국인의 키 인류의 조상이라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루시’는 키가 107㎝에 불과했다. 중·신석기 시대 유럽에서 발견된 유골의 키가 평균 168㎝였으니 320만년간 60㎝가량 커졌을 뿐이다. 기원전 2000년 무렵 터키인과 그리스인 평균 키는 166㎝였다. 비교적 작은 편인 아시아인(일본)은 기원전 300년 161㎝였던 키가 1800년대 초 158㎝로 줄었다는 기록도 있다. 네덜란드 남성은 평균 키가 2014년 기준 183㎝로 세계 최장신이지만, 1830년대에는 164㎝였다. 인류의 키는 최근 200년 새 부쩍 큰 셈이다. 영국 임피리얼칼리지 연구팀이 전 세계 국가의 1914~2014년 평균 키를 조사한 결과 한국 여성은 162.3㎝로 100년 새 20.1㎝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200개 국가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성장했다. 100년 전 195위로 꼴찌 수준이었던 한국 여성의 키 순위는 중상위권인 55위로 뛰어올랐다. 한국 남성은 174.9㎝로 같은 기간 15.1㎝ 커져 성장폭이 전 세계에서 3번째였다. 연구팀은 “지난 100년간 경제발전과 영양, 위생, 보건환경 개선으로 발육이 좋아졌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한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한 만큼 시민 키도 성장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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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세계화 대 세계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이 약 35조원을 들여 영국 ARM홀딩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내년 8월 60세 생일에 은퇴키로 했던 계획을 번복하고 소프트뱅크 역사상 최대 규모 빅딜을 성사시켰다. 그는 “사물인터넷(IoT)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사물인터넷을 주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ARM은 모바일 기기용 중앙처리장치(CPU) 설계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영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영국 기업이 잇따라 해외에 팔리고 있다. 영국 극장체인 오데온&UCI시네마그룹은 미국 AMC엔터테인먼트에, 영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파운드랜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유통기업에 넘어가게 됐다. 앞서 미국 언론재벌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프는 영국 유명 스포츠 사이트 ‘토크스포츠’를 보유한 와이어리스그룹을 인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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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중국 애국주의 나라를 사랑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사상인 애국주의는 보통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발현된다. 일제강점기에 많은 애국자가 나온 것은 그런 맥락이다. 빼앗긴 주권을 되찾겠다는 일념이 애국자를 양산했다. 시민이 보다 행복한 삶을 갈구할 때도 애국주의가 등장한다. 1987년 민주화는 직선제 쟁취와 호헌철폐를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온 수많은 ‘애국학생’과 ‘애국시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시민의 불만을 잠재우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애국주의도 있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시민을 결집시키려 한다. 애국을 핑계로 정권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우게 했던 과거 군사정권도 그릇된 애국주의를 주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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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파운드화 조개껍데기나 쇠붙이 등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모양과 기능을 갖춘 첫 화폐는 11세기 중국 송나라 때의 것이었다. 그러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화폐는 영국 파운드화이다. 1694년 설립된 영란은행(영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지폐가 처음이었다. 1944년 미국 달러화에 기축통화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세계의 화폐’로 군림했다. 그런 파운드화 가치가 요즘 급락하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성 투표 이후 파운드화 가치는 13%가량 떨어졌다. 지난 주말 1파운드당 1.29달러로 31년 만에 가치가 가장 낮아졌다. 193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4분의 1로 쪼그라든 셈이다. 무역결제 통화로서의 파운드화 사용률은 달러화와 유로화에 이어 3번째이다. 조만간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에 추월당해 준기축통화 지위마저 내놓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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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앵무새 ‘새대가리’나 ‘닭대가리’는 국어사전에도 등재된, 머리가 나쁘다는 표현이다. 이 소리를 듣고 기분이 좋을 리 없으니 허물없는 친구 사이에 농담으로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어원은 불분명하나 맹금류를 피해 달아나던 닭이 구멍에 머리만 처박은 채 숨는 모습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꿩도 비슷한 행태를 취한다. 영어에도 멍청한 이를 일컫는 단어 ‘birdbrain’이 있다. 동서양 모두 새를 머리 나쁜 동물로 여긴다. 새는 진화를 거치면서 날기 편하게 머리 크기가 줄었고, 뇌 용량도 작아져 지능이 낮아졌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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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차라리 OECD 탈퇴를 고민하라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또 무산됐다. MSCI 지수는 민간 금융회사가 정한 기준일 뿐이지만 신흥국지수로 분류된 한국은 수년째 선진국으로 올려달라고 애걸하다시피 한다. 올해 초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MSCI 회장에게 지수 편입을 요청하기도 했다. 많은 국제기구가 선진국으로 평가하고 있음에도 한국의 ‘선진국병’은 집요하다. 외국의 투자자금이 더 많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치적으로 내세우고 싶어하는 정부의 속물 근성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선진국으로 평가하는 경제지표는 많다. 경제 선진국 모임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 20년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경제 선진국으로 분류한 39개국 안에 들었고, 세계은행의 고소득 국가에도 포함돼 있다. 미국 중앙정보부(CIA)와 뉴스위크 등도 한국을 경제 선진국으로 분류한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각국의 국민소득과 교육수준 등 인간의 삶 관련 지표를 조사해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HDI)를 보면 한국은 0.898로 ‘높음’ 단계이다. ‘매우 높음’인 0.9 이상 선진국은 14개뿐인데, 한국은 0.002가 모자랄 뿐이니 사실상 선진국이다. 무역규모 세계 9위, 국내총생산(GDP) 11위 등 경제 총량만 놓고 보면 한국은 선진국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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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밀주, 홈술, 혼술 조지훈이 ‘완화삼(목월에게)’에서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라고 하자, 박목월은 ‘나그네’를 통해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이라고 화답했다. 절친했던 두 시인이 1940년대 초반 주고받은 시다. 당시 술 빚는 모습은 시골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 집에서 술을 빚는 것은 불법이었다. 한국은 집집마다 술을 빚어 마시는 풍습이 전해져 내려왔음에도 1909년 주세법을 통해 허가를 받아야만 술을 제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술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만든 법이었다. 법에 따라 술은 소주, 막걸리, 약주 등 세 종류로 단순화됐고, 집에서 담근 술인 다양한 가양주(家釀酒) 명맥은 끊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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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오피스텔과 변호사 업무와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은 오피스텔은 콩글리시(Konglish)다. 미국에서는 스튜디오(studio) 아파트라고 해야 알아듣는다. 1983년 서울 마포재개발지구에 등장한 17층짜리 성지빌딩오피스텔이 효시이다. 4개 층이 오피스텔이었는데 당시 입주자는 오퍼상(무역대리업자)이 가장 많고, 지방 본사의 서울연락소, 회계사무소, 설계사무소 등 1인 사업자가 대부분이었다. 공직자 재산공개 때 부자 공직자의 재산목록에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오피스텔이다. 연 5% 안팎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하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요즘 훌륭한 투자 대상이다. 쉽게 분양받을 수 있고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오피스텔은 노후 대비 투자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세금을 절약할 수 있고,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라면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불법이지만 주민등록을 전입하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하면 아예 임대소득을 숨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