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수
사회부장
영화를 보고 글을 씁니다.
최신기사
-
아침을 열며 그날 밤 ‘용자’는 없었다 법무부는 지난 11일 검찰 고위급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달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1심 선고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에 반발하며 항의 성명에 이름을 올린 김창진 부산지검장·박현철 광주지검장·박혁수 대구지검장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 발령됐다. 검찰 내부망에서 지휘부 결정을 강하게 비판한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은 고검검사(차장·부장검사)로 사실상 강등됐다. 김 지검장과 박현철 지검장은 인사 발표 직후 사의를 밝혔고 정 검사장은 소송을 제기했다.
-
아침을 열며 새벽배송, 계속 이야기하자 “‘어떻게 쿠팡 없이 살았을까’라고 말하는 세상을 만들겠다.” 몇년 전 쿠팡의 창업자인 김범석 최고경영자(CEO)가 했다는 말이다. 이는 쿠팡의 ‘미션’이라고도 했다. 이 말을 접했을 때 잠시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난다. 쿠팡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리고 김범석 CEO의 야망은 거의 실현됐다.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쿠팡 없는 삶은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쿠팡은 노동환경과 경영방식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필수재’로 여겨졌다. 최근 SNS에서는 쿠팡을 비롯한 업체들의 새벽배송 제한 문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찬성과 반대로만 가를 수 없는 의견이 쏟아졌고 험한 언사가 오가기도 했다.
-
아침을 열며 급할수록 돌아가라 눈앞의 순위, 당장의 속도에만 집착해 장거리 경주를 망치는 일을 흔히 ‘촌놈 마라톤’에 비유한다. 마라톤에서 출발 신호가 울리자마자 전력으로 달려 나갔다가 얼마 못 가 뒤처지는 상황을 말한다. 한 시즌에 144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에서 초반에 전력을 쏟아부어 상위권에 올랐다가 중반 이후 하락하는 팀을 놀릴 때도 쓴다. 마라톤이든, 야구든 멀리 보고 차근차근 레이스를 펼쳐야 자신의 실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다. 모든 일에서 ‘조급함’은 성공적인 완수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
아침을 열며 현장을 기록한 죄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사이트에서 ‘정윤석’을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Video Killed the Radio Star>(2006)로 시작해 <진리에게>(2023)로 이어지는 연출작 13편,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2013) 비프메세나상, 제6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넷팩상을 비롯한 8번의 영화제 수상경력, 그가 만든 영화를 평가한 전문가의 글들. 단편적인 정보만으로도 정윤석 감독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계에서 잔뼈가 굵고, 남들이 인정할 만한 성과까지 낸 인물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오랫동안, 아주 열악한 환경으로 알려진 다큐멘터리 현장을 떠나지 않고 지켜왔다는 사실도.
-
아침을 열며 김건희라는 성역 지난 정부에서 김건희 여사는 ‘성역’이었다. 어쩌면 배우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내던 그 전 정부부터라고 하는 게 맞을 수도 있겠다. 그런 김 여사가 마침내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소환조사 하나에 이렇게 호들갑을 떨 일이냐고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현재 돌아가고 있는 이른바 ‘3대 특검’이 소환한 피의자나 참고인들은 손으로 꼽기도 어렵다. 대기업 경영진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 윤석열 전 대통령까지 필요하면 소환돼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하루에도 들락날락하는 사람이 여럿이니 기사로 정리하기도 벅찰 정도였다. 그러나 김 여사는 계속 ‘아직’이었다.
-
아침을 열며 6개월 전의 호소 지난해 12월11일, 부산 서면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에서 시민 A씨가 자유발언을 위해 단상에 올랐다. A씨는 자신을 ‘소위 말하는 술집여자’라고 소개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이목이 쏠렸고 이어지는 발언은 좌중을 사로잡았다. 그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면서도 탄핵을 완성이나 끝이 아닌 하나의 ‘고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난 다음에도 계속해서 정치와 우리 주변의 소외된 시민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일”을 해달라고 동료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당시는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전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A씨는 일찌감치 탄핵 너머를 그렸고 그의 호소는 SNS를 타고 회자했다. 이후 국회는 지난해 12월14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고,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4일 파면을 선고했다. 그리고 조기대선을 거쳐 지난 6월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
아침을 열며 급할수록 돌아가라 어느새 1년 하고도 몇달이 흘렀는데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윤석열 정부가 맹렬하게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하고 있었고, 핵심은 그 규모였다. 수백명 수준으로 시작한 추정치는 하루가 다르게 부풀었고, 급기야 발표 당일 오전 한 신문에 ‘2000명 증원’이라는 단독보도가 나왔다. 그 기사를 보고 당시 담당 기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설마 2000명은 아니겠지. 이건 너무 무성의한 숫자잖아. 의사 증원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마치 무 자르듯 2000명으로 결정한다고? 어떤 고민의 흔적도 보이지 않게?” 하지만 나의 순진한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
아침을 열며 한덕수가 상기시킨 것 지난 7일 경향신문은 오는 18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미선 재판관의 퇴임 이후 벌어질 헌재의 재판관 공백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헌법재판관 정원은 9명인데 현재 8명뿐이고 이 중 대통령 지명 몫인 문 권한대행, 이 재판관 2명이 퇴임해 ‘6인 체제’가 되면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는 법조계 안팎의 우려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러니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이미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재판관을 신속히 임명해 ‘7인 체제’라도 만들어야 헌재의 기본적인 기능은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담았다. 이 기사에는 문 권한대행, 이 재판관의 후임은 ‘당연히’ 오는 6월3일 선출될 차기 대통령이 임명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
아침을 열며 탄핵 이후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결혼에 관한 글을 읽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가져왔다는데 실제인지 꾸며낸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그 밑에 달린 댓글들로 짐작건대 한국 사회 어딘가 있음직한 일은 분명해 보였다. 글쓴이는 ‘우리집은 가난과 서민 그 어딘가쯤’이라 소개하며 글을 시작했다. 글쓴이의 누나는 서른한 살로 지난해 괜찮은 공기업에 취업했다. 부모님은 공기업에도 들어갔으니 좋은 남자 만나서 빨리 결혼을 하라 했고, 글쓴이도 누나가 좋은 외모까지 가졌기에 금방 결혼을 할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누나는 부모님 앞에서 결혼을 안 하겠다고 선언한다. “부모님이 지원도 못 해줘서 대출 아직도 갚고 있고, 서른 넘었는데 모아놓은 돈도 없고, 부모님 노후준비도 안 되어 있고 물려받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었다.
-
편집실에서 칠 가이처럼 침착하고 의연하게 주간경향 독자님들은 ‘칠 가이(Chill Guy)’를 아시나요. 얼마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터넷 밈(meme)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SNS를 자주 이용하시는 독자님이라면 이름은 몰라도, 본 적은 있을 겁니다. 청바지 차림에 스웨터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갈색 강아지입니다(캥거루나 카피바라라는 말도 있습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냉소인지 썩소인지, 미소인지 모를 묘한 표정이 특징입니다.
-
정권연장 45.2%·정권교체 49.2%···정당 지지율도 접전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월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집권 세력 선호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집권 여당의 정권 연장’ 의견은 45.2%, ‘야권에 의한 정권교체’ 의견은 49.2%로 집계됐다. ‘잘 모름’은 5.6%였다. 직전 조사보다 정권 교체론은 0.1%포인트 상승했고, 정권 연장론은 0.8%포인트 하락했다.
-
전두환, 죽어서도 비자금 지켰다···법원 “사망으로 채권 소멸” 검찰이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겠다며 부인 이순자씨 등을 상대로 추진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소유권 이전 시도가 불발됐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김진영 부장판사)는 2월 7일 정부가 이씨와 옛 비서관 이택수씨, 장남 재국씨 등 연희동 주택 지분 소유주 11명을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을 각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