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찬
선임기자
이미지와 텍스트와 사운드에 두루 관심이 있습니다. 단언하지 않고, 목소리 높이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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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노른자·물이 흐르는 기괴한 춤판···‘비인간’과 뒤섞이는 몸을 말하다 기괴하다. 지저분하다. 징그럽다. 무용수들은 입안에 가득 머금었던 물을 바닥에 조금씩 뿜거나 흘린다. 침, 땀과 같은 체액이 물과 섞여 바닥에 흐른다. 높은 점프나 현란한 턴 같은 기예는 선보이지 않는다. 대신 관절을 뒤틀거나 무용수들끼리 한 몸인 듯 엉켜 인체의 가동범위를 탐구한다. 동물이 서로를 인식하듯 체취를 맡거나, 상대의 팔을 깨물어 어딘가로 데려가기도 한다. 달걀 한 판을 머리에 올리고 걷더니 몇 개를 바닥에 떨어트려 깨트린다. 흐르는 노른자 사이 무용수의 걸음이 아슬아슬하다. 국립현대무용단 신작 <내가 물에서 본 것>의 연습 현장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아트프로젝트보라의 예술감독·안무가인 김보라(42)의 작품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내 국립예술단체 N스튜디오 연습실에서 만난 김보라는 인터뷰 내내 “환경에 따라 변하는 몸, 그 변형된 몸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원형을 말하는 길”이라는 의미에서 ‘포스트휴머니즘’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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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예술원 70주년···기념행사 풍성 대한민국예술원(회장 신수정)이 개원 7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심포지엄과 공연을 펼친다. 예술원은 10월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원 70주년 기념식 및 심포지엄’을 연다. 이날 행사에서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예술’을 대주제로 분야별 주제 발표, 공연이 펼쳐진다. 황유원 시인(문학 분과)은 ‘나무 인간의 속삭임’을 주제로 포스트휴먼 문학의 발전 방향을 논한다. 황동규, 김후란, 오세영, 정현종, 유안진, 신달자, 천양희, 최동호, 김광규 시인은 자작시를 낭송한다. 임성훈 성신여대 교수(미술 분과)는 인간의 상상력과 기술적 상상력의 결합에 대해 발표한다. 조영각 작가가 ‘초월을 위한 경계 위에서’를 주제로 미디어아트를 실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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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탄호이저’, 45년 만에 국립오페라단 전막 공연 국립오페라단이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를 10월 17~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오페라단의 <탄호이저> 전막이 한국 관객을 만나는 것은 1979년 중앙국립극장 초연 이후 45년 만이다. 국립오페라단은 25일 <탄호이저> 공연 계획을 발표했다. <탄호이저>는 독일의 전설과 중세 노래 경연대회라는 소재를 결합해 바그너가 작곡하고 대본까지 쓴 작품이다. 금욕주의와 쾌락주의의 갈등, 예술가의 고뇌 등을 담았다. 이탈리아 오페라와 달리, ‘무한선율’이라는 바그너의 특징이 잘 담긴 작품이다. 바그너의 작품 중에선 비교적 단순해, 입문자에게도 적합한 작품으로 꼽힌다. 지휘자 필립 오갱은 지난 17일 프로덕션 미팅에서 “바그너 오페라는 마라톤을 하는 것과 같다. 힘을 잘 비축해서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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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앤하이드’ 캐스팅 발표···홍광호·최재림·신성록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20주년 공연 캐스팅이 공개됐다.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12월 4일~내년 5월 18일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하는 <지킬앤하이드> 주역을 23일 공개했다. 지킬/하이드 역은 홍광호, 신성록, 최재림, 전동석, 김성철이 맡는다. 루시 역은 윤공주, 아이비, 린아, 선민, 김환희, 엠마 역은 조정은, 최수진, 손지수, 이지혜가 연기한다. 홍광호는 2008년부터 모두 4번의 시즌에 참여한 베테랑이다. 현재 최고 수준의 티켓 파워를 가진 남자 뮤지컬 배우로 꼽힌다. 최재림은 최근 뮤지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세 배우로 이번이 첫 <지킬앤하이드> 출연이다. 올해만 해도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시카고> <하데스타운>에 출연했으며, <킹키부츠>와 <시라노> 출연이 예정돼있다. 넷플릭스 <지옥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있는 김성철 역시 첫 <지킬앤하이드> 출연이다. 김환희, 손지수도 첫 출연이다. 신성록, 최재림, 아이비, 린아, 이지혜는 내년 3월부터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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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평범한 삶에 적당한 정의감…‘리틀 빅 히어로’ 우리 동네 배달 청년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정도(김우빈)는 태권도 3단, 검도 3단, 유도 3단입니다. 아버지의 치킨 가게에서 배달일을 하고, 단짝 친구 3명과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여가를 보냅니다. 정도는 배달하다가 두 남자가 격투를 벌이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정도는 전자발찌 착용자가 다른 사람을 무차별 공격하자 뛰어들어 제압합니다. 공격받은 이는 무도실무관, 즉 전자발찌 착용자를 감시해 범죄를 예방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정도의 무술 실력을 눈여겨본 보호관찰관 선민(김성균)은 정도에게 무도실무관으로 일해보자고 제안합니다. 정도의 컴퓨터 브라운관에는 관내 전자발찌 착용자의 동선과 배터리 잔량이 뜹니다. 정도는 감시 대상자가 이상 행동을 보이기 전 개입해 범죄를 막아야 합니다. 20여 년 전 아동연쇄성폭행을 저지르고 수감됐다가 형기를 마친 강기중이 전자발찌 착용자로 관내에 전입하자, 정도와 선민은 긴장의 날을 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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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애물단지 코끼리·다중 인격 항아리…역사 속 ‘꿀잼 이야기’ 한국에서 최초로 자연 번식해 태어난 판다 푸바오는 지난 4월 중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숱한 화제를 낳고 있다. 관련 책, 영화가 나왔고, 푸바오를 보러 중국으로 가는 사람도 있다. 동물 외교가 현대에 들어 일어난 일은 아니다. ‘문화유산 전문기자’인 저자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를 비롯해 온갖 고전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과거의 동물 외교를 찾아낸다. 태종실록에는 일본 무로마치 막부의 쇼군 아시카가 요시모치가 외교 선물로 보내온 코끼리 이야기가 나온다. 코끼리는 너무 많은 곡식을 먹는 데다가 돌보는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벌어져 애물단지가 됐다. 이후로도 조선 조정에는 백성의 삶에 도움 안 되는 선물을 받아선 안 된다는 의견과 받지 않으면 외교 분쟁을 부른다는 의견이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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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르스가 ‘마스터클래스’를 열지 않는 이유 마리아 조앙 피르스(80)는 포르투갈 출신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다. 지난 70여년간 모차르트, 쇼팽, 슈베르트, 드뷔시에 대해 탁월한 해석을 보여왔다. 많은 피아니스트와 관객이 존경하는 연주자지만, 정작 피르스는 “마스터클래스는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스터클래스란 마스터라고 알려진 누군가가 무지한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누가 마스터를, 무지한 사람을 결정하나요. 전 진정한 교육은 동등한 관계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레슨할 때도 ‘함께 더 나은 소리를 만들자’며 접근합니다.” 리사이틀을 위해 내한한 피르스가 18일 서울 강남 풍월당에서 한국 팬들과 만나 자신의 음악 이력과 깨달음, 교육 방법론에 관해 이야기했다. 많은 연주자가 화려한 의상, 메이크업, 무대 매너로 관객을 즐겁게 하지만, 피르스는 쇼트커트, 면 혹은 마로 된 무채색 의상, 낮은 굽의 구두로 무대에 오른다. 피르스는 “저도 화려한 색깔을 좋아한다”며 웃은 뒤 “저 자신을 대단한 스승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무언가 배우려고 노력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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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피아노 신성 캉토로프가 말하는 ‘내향인’ 브람스와 ‘외향인’ 리스트 올림픽 개회식에는 해당 국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나온다. 2012 런던 올림픽의 폴 매카트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랑랑 등이 주요 사례다. 지난 7월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는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사진)가 프랑스 작곡가인 라벨의 ‘물의 유희’를 연주했다. 2019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최초 프랑스인 우승자의 연주는 빗속의 개회식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캉토로프가 10월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브람스 랩소디 1번,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12번,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1번 등을 연주한다. 최근 화상으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캉토로프는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걸 선호한다”며 “연주회야말로 다양한 작품을 통해 그 작품 간 연결성을 찾아보고 소개할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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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안 남아날 넘버들···김지우 “다 쏟아부어 티켓값 해야죠” 초연 중인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넘버들은 심각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게다가 옥주현, 정유지와 함께 주인공 오스칼 역을 맡은 김지우는 가수가 아닌 배우 출신이다. 공연 내내 고음과 힘이 요구되는 노래들이 한층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연 기간은 석 달에 가까우니 체력 유지도 필수다. 한 공연에서 김지우는 꾀를 냈다. ‘목을 좀 아껴볼까?’ “그 순간 ‘와장장창’ 깨졌어요. 그 다음 노래는 어떻게 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쏟을 수 있는 만큼 쏟아야 하더라고요. 저도 돈 주고 공연 보러 다니지만, 티켓값이 17만, 18만 원씩 하는데 배우가 아끼는 거 보면 짜증 나잖아요. 관객은 공연 보러 스케줄 비우고 회사 끝난 뒤 저녁 먹고 달려와요. 다음날 또 일찍 출근해야 하죠. 예매하는 날까지 포함하면 3일을 공연에 쓰는 거에요. 그런 분들 위해서라도 대충하고 싶지 않아요. 끝나는 날까지 제가 가진 소리를 매 순간 다 내고 싶어요. 그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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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발레만 생각하는 남자, 전민철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예매 5분 만에 매진됐다. 남성 주역의 전막 데뷔작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다. 주인공은 전민철(20).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이자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마린스키발레단에 내년 입단을 앞둔 발레리노다. 한국인이 마린스키에 입단하는 것은 현재 수석무용수로 활약 중인 김기민에 이어 두 번째다. 전민철이 2017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주역을 뽑는 과정을 그린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성은 한층 증폭됐다. 전민철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섭외를 진행해온 유니버설발레단에는 마린스키 입단 소식이 금상첨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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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특집 창작 판소리·국악 앙상블·창극…보름달같이 풍성한 볼거리 추석 연휴 기간에도 공연장은 불을 밝힌다. 다만 국·공립 공연장의 경우 연휴 중 쉬는 날도 있어 관람 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추석 당일인 17일 오후 7시30분 <휘영청 둥근 달>이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열린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이 궁중 행진음악인 대취타로 문을 열고, 민속악단이 길놀이로 공연 시작을 알린다. 강강술래도 볼 수 있다. 공연 시작 전 야외 마당에서는 민속놀이와 관객 참여형 연희공연도 즐길 수 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17·18일 ‘낮잠 콘서트’를 연다. ‘가야금 앙상블 PALETTE’와 ‘김민정 해금 앙상블’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국악 공연을 선보인다. 전석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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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 공연 파행 게오르기우 “앙코르 안하기로 사전 합의” 오페라 <토스카> 공연 도중 상대 가수의 앙코르에 항의하며 무대에 오르는 해프닝을 일으킨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사전에 앙코르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반박했다. 게오르기우 소속사 인터뮤지카는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게오르기우는 지난 일요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지휘자와 제작진 모두 사전에 앙코르는 하지 않기로 확인했다. 게오르기우는 공연의 흐름을 벗어난 앙코르는 오페라의 이야기 흐름을 망친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성명은 아울러 게오르기우도 2막 직전 지휘자로부터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앙코르를 제안받았지만, “공연의 완결성을 유지하기 위해 거절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게오르기우는 오랜 시간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해온 한국 관객에게 깊은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며 “우리(소속사)는 불완전한 보도로 인해 악화한 게오르기우에 대한 온라인상 비난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