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찬
선임기자
이미지와 텍스트와 사운드에 두루 관심이 있습니다. 단언하지 않고, 목소리 높이지 않으려 합니다.
최신기사
-
백승찬의 우회도로 모든 황금기에는 끝이 있다 칸국제영화제는 한국에서 통상 베니스,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국제영화제’라고 불리지만 이는 그다지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현재 칸영화제의 위상은 나머지 영화제보다 크게 높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영화인들은 가능하면 칸영화제를 먼저 두드린다. 굳이 나누자면 칸이 1강, 베니스와 베를린은 2중이다. 한국영화에 칸의 문턱은 그만큼 높았다. 베를린이 1961년 <마부>에 특별 은곰상, 베니스가 1987년 <씨받이>의 고 강수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수여했지만, 한국영화가 칸의 핵심인 경쟁 부문에 오른 것은 2000년 <춘향뎐>이 처음이었다. <춘향뎐> 상영 후 임권택 감독, 정일성 촬영감독, 고 이태원 제작자는 어깨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세계 최고의 영화축제에서 턱시도를 차려입은 관객 2000여명이 일제히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하면 어떤 영화인도 감정을 감추기 어려울 것이다.
-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주연에 옥주현 창작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캐스팅이 공개됐다. EMK뮤지컬컴퍼니는 7월 초연하는 창작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의 오스칼 역으로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가 캐스팅됐다고 22일 밝혔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프랑스 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이케다 리요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1972년 연재 시작 이후 누적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인기작이다. 일본에선 다카라즈카 극단 공연으로 500만 관객을 돌파했고, 한국에서도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돼 인기를 얻었다. 가상 인물인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는 왕실을 호위하는 자르제 가문의 딸로, 왕실 근위대 장교가 돼 마리 앙투아네트를 호위한다. 자르제 가문의 하인으로 오스칼을 향한 애정을 간직하는 앙드레 그랑디에 역에는 이해준, 김성식, 고은성이 캐스팅됐다. 왕용범 연출, 이성준 작곡가가 참여했다.
-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 박세은, 2년 만에 한국 무대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최고무용수) 박세은이 동료들과 함께 한국 무대에 선다. 예술의전당은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4 공연 소식을 22일 알렸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은 세계 최고(最古)의 발레단이다. 박세은은 2021년 아시아 무용수 최초로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로 승급했다. 박세은은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 구성과 캐스팅도 맡았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공식 등재된 핵심 레퍼토리 18개를 골라 A, B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동료 무용수들과 함께 공연한다. 박세은과 폴 마르크 등 에투알 6명을 비롯해 무용수 10명이 무대에 오른다.
-
제13회 대원음악상 대상에 손열음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제13회 대원음악상 대상을 받았다.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린 제13회 대원음악상 시상식에서 손열음은 “무한한 영광이다. 혼자 주목받는 것보다 동료 음악가와 나누는 걸 좋아하는 제 성향을 가상하게 보시고 격려해준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금은 내일 출국할 때 쓸 비행기 푯값을 제외하고 고잉홈 프로젝트와 나누겠다”고 말했다. 손열음이 기획한 고잉홈 프로젝트는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음악가들이 뭉쳐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다. 연주상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신인상은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받았다.
-
‘다시, 봄’의 중년 여배우들 “이건 내 얘기” 서울시뮤지컬단의 <다시, 봄>은 창작 뮤지컬 중에서도 특이한 작품이다. 뮤지컬에서 좀처럼 다뤄지지 않는 중년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실제 50대 배우와 시민이 참여하는 생애전환기 워크숍을 통해 극을 개발했다. 중년의 여고 동창들이 여행길에 버스 사고를 당한 뒤 인생 2막이라는 화두를 생각한다는 내용의 이 뮤지컬은 반신반의의 시선을 이겨내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22년 초연, 지난해 재연에 이어 6월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삼연 중이다. 지금까지 공연된 13회차 중 9회가 매진이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
“아이는 물론 보호자도 즐거운 춤”···‘어린이 무용’ 안무가 밝넝쿨·인정주 부부 수를 춤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사계절과 태양, 바람, 별은 또 어떨까. 무척이나 심오한 현대무용 작품이 탄생할 것 같다. 국립현대무용단이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이는 신작 <얍! 얍! 얍!>은 ‘어린이 무용’ 작품이다. ‘수의 춤’ ‘자연의 춤’ ‘시간의 춤’ 같은 제목만 보면 난해할 것 같지만, 지난 17일 예술의전당에서 지켜본 리허설은 유쾌하고 직관적이었다. 어린이가 웃을 정도로 경쾌했으며, 어른이 곱씹을 만큼 의미심장했다. <얍! 얍! 얍!>은 부부 안무가 밝넝쿨·인정주가 8번째로 내놓은 어린이 무용이다. ‘세상의 다양한 존재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춤’을 표방해 응원 구호 ‘얍!’을 제목으로 넣었다. 밝넝쿨은 “어린이를 위한 작업은 어른 세계에서도 가장 즐겁고 아름다운 최상의 것이어야 한다”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말을 신조로 삼는다고 말했다.
-
첫 내한하는 메트 오케스트라 “오페라와 교향곡의 매력을 함께”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메트 오케스트라)는 올해 내한하는 오케스트라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단체다. 1883년 창단된 메트 오케스트라는 세계 최고 반열 오페라 극장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음악을 맡는다. 말러, 토스카니니 등 역사적 거장들이 메트 오케스트라를 거쳤다. 현재는 캐나다 출신 야닉 네제 세갱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22년 첫 내한이 코로나 19 사태로 무산됐다가, 6월 19~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마침내 공연한다. 19일에는 바그너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 바르톡 오페라 <푸른 수염의 성> 등을, 20일에는 모차르트 콘서트 아리아와 말러 교향곡 5번 등을 들려준다. 오페라와 교향곡이 적절히 섞인 ‘메트 하이라이트’ 같은 구성이다. 현역 최고 메조 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 베이스 바리톤 크리스티안 반 혼, 소프라노 리제트 오로페사가 솔리스트로 나선다. 세갱은 e메일 인터뷰에서 메트의 첫 내한 레퍼토리에 대해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표현하는 동시에 오케스트라의 수준과 자질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의 오페라 곡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
“모르는 세계가 있다는 건 삶의 선물” 어떤 모차르트 피아노 곡은 초등학생들이 학원에서 연습할 정도로 기초적인 곡으로 여겨진다. 일찌감치 베토벤, 쇼팽, 슈만, 슈베르트, 그라나도스를 연주해온 연주 경력 68년의 백건우(78)가 처음으로 모차르트 음반을 낸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사람들이 나이 들면 고향을 찾는다고 하는데 음악도 비슷한 거 같아요.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20대, 40대, 60대가 악보를 읽는 것이 달라요. 지금 내게 들리고 보이는 모차르트는 굉장히 새롭습니다. 예전에는 모차르트를 ‘잘 치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젠 음악 자체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네요.”
-
책과 삶 ‘신자유주의’는 우파 전유물?…좌파도 그 세계적 질서 확장에 결정적 역할 고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시절 정부 노선을 ‘좌파 신자유주의’라고 규정한 적이 있다. 정통적 좌파들은 이를 두고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한다”는 식으로 비난했지만, <뉴딜과 신자유주의>를 번역한 홍기빈은 이 표현이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역사적 블록의 구성과 성격을 적확하게 파악한 용어로 판명되었다”고 본다. “신자유주의 질서를 구축하고 유지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역할에서 중도좌파로 분류되는 제도권 내의 진보 세력이 결정적인 일익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케임브리지대 역사학과 폴 멜런 교수로 재직 중인 게리 거스틀은 <뉴딜과 신자유주의>에서 뉴딜 질서와 신자유주의 질서의 흥망성쇠를 설명한다. 전자는 1930~1940년대 일어나 1950~1960년대 절정에 달한 뒤 1970년대에 무너졌다. 후자는 1970~1980년대 일어나 1990~2000년대 정점에 달했다가 2010년대 무너졌다. 거스틀은 신자유주의가 일부 금융자본과 지배 엘리트의 음모에 의한 질서라는 시각을 거부한다. 오히려 신자유주의는 고전적 자유주의 질서를 계승해 명맥을 잇다가 197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공세를 취한 지적·도덕적 개혁에 가깝다. 미국에서 신자유주의 질서를 구축한 건 1980년대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이지만, 이를 확실히 받아들인 건 민주당의 빌 클린턴이었다. 민주당의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제안한 뉴딜을 이후 공화당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받아들인 것과 같은 흐름이었다. 거스틀은 야당 정치인들이 여당의 노선과 이념을 받아들여 ‘묵종’할 때 헤게모니가 관철되고 한 정치 질서가 성립된다고 본다.
-
“모르는 세계가 있다는 건 삶의 선물···모차르트 녹음도 마찬가지” 어떤 모차르트 피아노 곡은 초등학생들이 학원에서 연습할 정도로 기초적인 곡으로 여겨진다. 일찌감치 베토벤, 쇼팽, 슈만, 슈베르트, 그라나도스를 연주해온 연주 경력 68년의 백건우(78)가 처음으로 모차르트 음반을 낸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사람들이 나이 들면 고향을 찾는다고 하는데 음악도 비슷한 거 같아요.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20대, 40대, 60대가 악보를 읽는 것이 달라요. 지금 내게 들리고 보이는 모차르트는 굉장히 새롭습니다. 예전에는 모차르트를 ‘잘 치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젠 음악 자체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네요.”
-
‘K클래식’ 예견한 혜안···한·일 제자가 말하는 첼로 거장 슈타커 헝가리 태생의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1924~2013)는 2차 대전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연주자의 삶을 사는 동시 인디애나 대학에서 음악도를 가르쳤다. 많은 연주자가 음악 교육자의 삶을 병행하지만, 슈타커는 스스로 “연주자보다 교육자에 더 잘 어울린다”고 할 정도로 교육에 애정을 쏟았다. 슈타커가 편집한 악보와 출간한 교본은 이후 첼리스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가 연주만으로도 명성을 얻은 첼로 거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였다. 슈타커에게 배운 뒤 전 세계로 흩어진 제자들이 스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첼로 페스티벌을 연다. 한국 서울 롯데콘서트홀(7월 3~5일)과 일본 도쿄 산토리홀(7월 5~7일)에서 열린다. 5일이 겹치는 이유는 100년 전 이날 슈타커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에선 축제 피날레로 갈라 콘서트, 일본에선 오프닝 무대가 열린다. 20여 년간 산토리홀 대표를 역임 중인 첼리스트 쓰쓰미 쓰요시(82)가 도쿄에서 특별 연설하고, 이는 한국에도 생중계된다.
-
‘금호영재 출신’ 첼리스트 김태연, 비톨트 루토스와프스키 콩쿠르 우승 금호영재 출신 음악가들이 유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잇따라 입상했다. 금호문화재단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비톨트 루토스와프스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첼리스트 김태연(사진)이 우승했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18세인 김태연은 중학교 졸업 후 미국 명문 음대 커티스 음악원에서 게리 호프만을 사사하고 있다. 폴란드 출신의 작곡가 루토스와프스키를 기념하기 위해 1997년 시작된 이 첼로 콩쿠르는 3년마다 바르샤바에서 열리고 있다. 30세 이하 첼리스트 44명이 본선에 참가한 이번 경연에서 김태연은 루토스와프스키 첼로 협주곡과 하이든 첼로 협주곡 D장조 등을 연주했다. 김태연은 2020년 안토니오 야니그로 국제 첼로 콩쿠르, 2021년 구스타프 말러 프라이즈 첼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