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아
논설위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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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굿바이, 책방오늘 손원평의 소설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울지도 웃지도 않는 소년이다. 불안도 공포도 못 느끼는 아이다. 아몬드 모양의 뇌 속 기관 ‘편도체’가 작아서다. 윤재의 생일날, 끔찍한 사고로 할머니는 세상을 뜨고 엄마는 식물인간이 된다. 남겨진 건 엄마가 운영하던 헌책방뿐이다. 윤재는 그곳에서 안식과 위로를 얻는다. “책방은 수천수만 명의 작가가 산 사람, 죽은 사람 구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인구 밀도 높은 곳이다. 그러나 책들은 조용하다. 펼치기 전까지 죽어 있다가 펼치는 순간부터 이야기를 쏟아 낸다. 조곤조곤, 딱 원하는 만큼만.” -
김민아 칼럼 차별의 언어 ‘남방한계선’ <취업 남방한계선 평택인데…“반도체 인재 호남 올까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를 며칠 앞둔 6월25일 한 신문 지면을 장식한 헤드라인이다. 기사 내용은 이렇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취업 남방한계선은 평택, 연구·개발(R&D) 남방한계선은 판교’란 말이 공식처럼 통한다. 해당 지역 아래로는 일할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뜻이다.” -
여적 친족 특례 지난해 12월30일 국회는 ‘친족상도례’ 규정을 폐지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친족상도례란 직계혈족·배우자·동거 친족 간 재산 범죄에 대해 처벌을 면해주는 형법상 특례 조항이다. 가족 내 분쟁은 국가의 개입보다 자체 해결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70년 이상 유지돼왔다. 하지만 현실에선 피해자들의 침묵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많았다. 방송인 박수홍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
여적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중생대 마지막 시기인 백악기(1억4500만년 전~6600만년 전)에 한반도는 공룡의 천국이었다. 급격한 환경 변화로 다른 대륙에서 옮겨온 공룡들이 마지막으로 이른 곳이 기후가 따뜻하고 거대한 호수를 품고 있던 한반도였다. 물과 먹이가 풍부해 다양한 종류의 공룡들이 함께 살았다고 한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수많은 공룡 발자국과 뼈, 이빨, 알의 화석들이 꾸준히 발견되는 이유다. -
여적 ‘핫 포디엄 가이’ 지난 22일 아침(현지시간) 영국 총리 관저인 런던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 한 남성이 나타났다. 몸에 달라붙는 검은 티셔츠 차림의 남성은 익숙한 몸놀림으로 연설대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소셜미디어가 그의 영상과 사진으로 도배됐다. 젊고 건장한 남성의 별명은 ‘핫 포디엄 가이’(Hot Podium Guy·HPG), 진짜 이름은 토비어스 고프다. 음향 기술자인 고프는 총리 사임 등 중대 발표가 있을 때마다 다우닝가 10번지 앞에 연설대를 설치하고 마이크 테스트를 한다. 그의 등장 자체가 중대한 정치 뉴스의 예고편이다. -
김민아 칼럼 민주당은 지금 자신들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늘도 싸운다. 어제도 싸웠다. 내일도 싸울 것이다. 성실히 취재하는 현장 기자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싸움의 내용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똑같다. 친명(친이재명) vs 친청(친정청래), 친청 vs 친석(친김민석),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vs 한강새똥돼주길(한준호·강득구·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 참전한 ‘선수’들은 사뭇 비장하지만, 주권자 다수는 흥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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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민주당은 지금 자신들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늘도 싸운다. 어제도 싸웠다. 내일도 싸울 것이다. 성실히 취재하는 현장 기자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싸움의 내용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똑같다. 친명(친이재명) vs 친청(친정청래), 친청 vs 친석(친김민석),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vs 한강새똥돼주길(한준호·강득구·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 참전한 ‘선수’들은 사뭇 비장하지만, 주권자 다수는 흥미가 없다. -
여적 헌재로 간 ‘동의 없는 성폭력’ 한 사람이 가방을 멘 채 걷고 있다. 지나가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가방을 잡아채 달아난다. 범죄자에게 절도죄가 적용된다. 누구도 피해자에게 묻지 않는다. ‘가방을 안 빼앗기려고 얼마나 저항했나?’ 한 사람이 성폭행을 당한다. 가해자에게 강간죄가 적용된다. 법원은 피해자에게 묻는다. ‘성폭행을 피하려고 얼마나 저항했나?’ 절도죄의 법정 형량은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강간죄는 3년 이상 유기징역, 유사강간죄는 2년 이상 유기징역이다. 어느 쪽이 더 중범죄인지는 자명하다. 그런데 절도 사건에선 피해자에게 어떤 증명도 요구하지 않으면서, 심각한 신체적 침해와 정신적 피해를 낳는 성폭력 사건에선 피해자의 증명을 요구하는 게 현실이다. -
여적 17세 이채원 2019년 9월11일. 충남 아산 온양중 앞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이 숨졌다. 동생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던 아이는 달려오던 SUV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찰과상만 입은 동생은 “엄마, 형이 나 밀어서 다쳤어”라고 했다. 부모는 아이의 실명(김민식)을 공개하며 ‘어린이들의 생명안전법 통과를 촉구해달라’는 국민청원에 나섰다. 아이의 이름은 법이 되었다. 2020년 3월 ‘민식이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5조의13)이 시행됐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13세 미만 어린이 사망·상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이 담겼다. -
김민아 칼럼 ‘탱크데이’ 위기 빠진 정용진,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2013년 7월22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이마트 부당노동행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병렬 전 이마트 대표 등 임직원 10여명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노조 설립을 막으려고 직원들을 문제사원·관심사원·여론주도사원·가족사원 등으로 분류해 감시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보고받은 흔적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
여적 사회적 고립 전담 차관 소설 <모나코>의 주인공은 “철 안 든 노인”이다. 은퇴한 사업가인 그는 멋진 서재와 홈시어터가 있는 집에 산다. 체력이 좋고, 요리를 잘하고, 쿨한 유머감각도 갖췄다. 그러나 인간적 관계를 맺는 사람은 가사도우미 ‘덕’뿐이다. “언제부턴가 사는 것도 습관처럼 여겨졌다. 먹고, 자고, 걷고, 먹고, 걷고, 또 걷고. 어떤 날은 사는 이유를 생각해 냈다. 다음 날엔 또 잊어버렸다. 이제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먹는 것의, 사는 것의 의미는 조난당한 선원의 수영복처럼 부질없었다.” -
여적 디지털 성범죄 ‘원스톱 대응’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에는 멜로니 총리가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 앉아 있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진짜가 아니었다.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딥페이크 이미지였다. 멜로니 총리는 “딥페이크는 위험한 도구”라며 “누구든지 속이고, 조종하고, 표적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온라인 이용자들에게 “믿기 전에 확인하고, 공유하기 전에 생각하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