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아
경향신문 칼럼니스트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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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윤 어게인’보다 불평등이 더 무섭다 동네 커피숍에서 이 글을 쓴다. 옆자리도, 뒷자리도 주식이 화제다. 일부는 중동 전쟁 이야기를 꺼내지만, 결론은 다시 주식이다. 연휴 이후 주가 전망을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기승전주식’ 시대. 저평가됐던 한국 기업 가치가 재평가받는 현상은 긍정적이다. 부동산에만 쏠려있던 가계 자산이 다른 부문으로 분산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집값 정상화 의지, 상법 개정 등 정부 정책이 함께 맞물리며 주식시장도 ‘정상화’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김민아 칼럼 아틀라스는 ‘사람’을 떠받칠 수 있을까 1990년대 초 신문사에 입사했을 때 (놀라지 마시라!) 원고지에 플러스펜으로 기사를 썼다. 오래 가진 않았다. 이내 CTS(Computer Typesetting System)라는 ‘디지털 혁명(?)’이 시작됐다. 편집국 곳곳에 PC가 설치되고, 선배들은 틈날 때마다 ‘한메타자교사’로 타이핑 연습을 했다. 몇몇 선배들은 끝내 ‘독수리 타법’을 면치 못했다. 피지컬 인공지능(AI) ‘아틀라스’ 논란을 보며 그 시절을 떠올렸다. 변화는 낯설다. 고통스럽다. 펜을 노트북으로 바꾸는 수준의 변화조차 그렇다. -
김민아 칼럼 지귀연 재판장님, ‘프로’는 끌려다니지 않습니다 법정 드라마의 주역은 전통적으로 검사였다. 트렌드가 변했다. 판사가 뜬다. <프로보노>에선 전직 판사 출신 공익변호사가, <판사 이한영>에선 현직 판사가 주인공이다. 소재도 달라졌다. 과거 검찰과 권력의 유착을 다뤘다면 이제는 법원 수뇌부와 거대 로펌의 결탁이다. 대법관과 로펌 설립자가 재판을 거래하고, 로펌 대표가 판사 사위에게 미리 작성한 판결문을 건네며, 고위 법관은 특정 로펌이 대리하는 사건은 모조리 패소하도록 사주한다. 몇 해 전만 해도 이런 드라마가 방송됐다면 법원행정처에서 항의했을 터다. 이제 법원은 고요하고 대중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추락한 사법 신뢰의 현주소다. -
김민아 칼럼 조희대 대법원장, 결국 사과 없이 2025년 보낼 텐가 기자 생활을 하며, 법정에 선 내란 수괴를 두 번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첫 번째는 12·12 및 5·18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1996년 법조 출입기자이던 나는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서울지법(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자리를 잡았다. 1심 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2024년 작고)는 거의 매번 오후 9~10시까지 재판을 진행했다. 지친 기자들은 수의(囚衣) 차림의 전두환과 노태우를 보며 푸념하곤 했다. “요즘 저 사람들을 우리 가족보다 더 자주, 오래 보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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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조희대 대법원장, 결국 사과 없이 2025년 보낼 텐가 기자 생활을 하며, 법정에 선 내란 수괴를 두 번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첫 번째는 12·12 및 5·18로 기소된 전두환이다. 1996년 법조 출입기자이던 나는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서울지법(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자리를 잡았다. 1심 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2024년 작고)는 거의 매번 밤 9~10시까지 재판을 진행했다. 지친 기자들은 수의(囚衣) 차림의 전두환과 노태우를 보며 푸념하곤 했다. “요즘 저 사람들을 우리 가족보다 더 자주, 오래 보는 거 같아.” -
김민아 칼럼 내란 1년, 쿠팡 사태까지 스며든 ‘혐오의 상흔’ # 11월 27일 서울 지하철 ○○○역 플랫폼 “중국이 개입해서 부정선거 했잖아. 나라 꼴이 엉망이야 엉망!” 60대로 보이는 남성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혼잣말이 아니다. 플랫폼을 오가는 시민들에게 눈을 부라리며 동의를 압박한다. 시민들은 혹여라도 부딪칠세라 서둘러 발길을 옮긴다. 그의 말을 들어보려고 멈춰섰던 나도 시선이 마주칠까 두려움을 느낀다. -
김민아 칼럼 조란 맘다니는 ‘교과서’대로 했다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 당선인. 34세, 우간다 출생, 인도계, 무슬림, 민주적 사회주의자. 처음엔 프로필에 눈길이 갔다. 점차 시선이 이동했다. 선거전략과 전술 쪽으로. 전략은 교과서적이되 전술은 현대적이었다. 공약은 급진적이되, 태도는 온건했다. 대의(代議)민주주의는 문자 그대로 ‘국민을 대리(대표)할’ 사람을 뽑아 현안을 ‘의논’하게 하는 제도다. 정당과 출마자는 누구를 대표할지 분명히 해야 한다. 대표하는 유권자가 많을수록 당선 가능성은 높아진다. 맘다니 프로필만 보면 유권자층이 협소했을 것 같다. 물론 그랬다면 낙선했을 거다. -
김민아 칼럼 박성재 영장 기각, 또다시 ‘법기술’ 용인해준 법원 1990년 12월 3일 신문사에 입사했다. 이후 해마다 12월 3일은 입사 기념일이었다. 2024년, 그날의 의미가 바뀌었다. 12월 3일 밤 대통령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회사로 달려갔다. 몸이 반응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든 시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옳지 않다’는 감각, 주권자의 상식이 작동했을 터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박성재의 감각과 상식은 많이 달랐던 것 같다. 박성재는 계엄 선포 2시간 전인 밤 8시 14분쯤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했다. 이후 윤석열과 국방부 장관 김용현 등으로부터 계엄 관련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엔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도 있었다.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에는 박성재가 계엄 관련 서류로 추정되는 문건을 받아보는 모습이 담겼다. 사전 회동 참석자 중 박성재를 제외한 3인은 모두 구속됐다. -
김민아 칼럼 이재명 대통령의 젠더 인식 ‘이의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청년세대끼리 남녀가 편을 지어 다투는…(일이 벌어지고 있다)”이라며 “괜히 여자가 남자 미워하면 안 되지 않나.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하는데….”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전날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참석자 발언을 인용해 “취업하기까지는 여성이 좀 유리하고 남성이 차별받는 것 같다. (남성은) 군대도 가야 하는데 가산점도 안 주고…”라고 전했다. 동의하기 어렵다. -
김민아 칼럼 전한길 끌고 장동혁 따르는 ‘극우 국힘’은 어디로 “놀랍게도 벌써 인사나 내년 (지방선거) 공천 청탁이 막 들어온다.”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는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유튜브 ‘전한길뉴스’에서 한 말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장동혁 대표를 공개 지지했던 전한길은 “오늘도 전화 왔지만, 그런 역할 안 한다. 장 대표에게 부담드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구독자가 52만 명으로, 매일 만 명씩 늘어난다. 50일 지나면 100만 명”이라며 “이분들이 국민의힘 가입하면, 책임당원 절반 이상이 된다. 그럼 당대표,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를 우리가 원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영향력을 과시했다. -
김민아 칼럼 이재명 대통령님, ‘스토킹 살인’도 재난입니다 한국은 안전한 나라인가? 2024년 통계청 사회조사를 보면,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시민은 28.9%에 그친다. 밤에 혼자 걸을 때 불안하다는 비율은 30.5%인데, 여성(44.9%)의 불안감이 남성(15.8%)보다 3배쯤 크다. 국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감각’의 결핍 탓일 터다. 최근의 스토킹 살인 등을 보라. 문자 그대로 ‘하루가 멀다 하고’ 여성이 목숨을 잃고 있다. 경기 의정부(7월26일), 울산(7월28일), 대전(7월29일), 서울(7월31일), 경남 김해·창원(8월4일)에서 여성 5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가해자는 모두 전 연인·동료·지인 등 ‘아는 남성’이다. 이들 사건 중 일부는 사전에 스토킹 피해를 신고한 경우였다. 국가는 여성 시민을 구하지 못했다. -
김민아 칼럼 대법관 증원과 다양성 강화, 페스티나 렌테! 대법관 증원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30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 공포 후 1년 유예기간을 거쳐 4년간 4명씩 순차적으로 증원한다는 내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에 제동을 걸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언제든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에 올릴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