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경
교열부 선임기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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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우리말 칠칠맞은 ‘칠 가이’ 처음 집에 온 날, 청바지 차림은 아니지만 예쁜 갈색 강아지였다. 첫 미용을 한 날 흰 강아지가 되었다. 그사이 털갈이를 한 모양이다. 그로부터 19년이 흘렀다. 여전히 ‘그’는 건강하게 내 곁을 지키고 있다. 그의 이름은 똘이.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강아지 캐릭터 ‘칠 가이(chil guy)’ 이야기를 들었다. 갈색 곰돌이 옷을 입고 있는 똘이와 칠 가이가 겹치며 슬며시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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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우리말 ‘추파’와 ‘플러팅’ 한 남성이 보인다. 가끔 눈웃음을 띠다가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를 친다. 맞은편에 한 여성이 앉아 있다. 눈과 몸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그 여성을 향해 있다. 누가 봐도 호감을 표현하는 행동이다. ‘추파’가 떠올랐다. 순간 이래서 내가 옛날 사람이란 소리를 듣는구나 싶었다. 요즘은 이를 ‘플러팅’이라고 하더라. 왜 플러팅일까? 친절한 말이 아닌데. 본뜻은 장난삼아 연애하는, 바람둥이. 호감보다는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희롱에 가깝다. 플러팅이 어째서 호감 가는 이성에게 마음을 표시하는 ‘우리식 영어’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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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우리말 마음에 남기는 흔적, ‘보람’ ‘보람’을 찾았다. 언젠가 아내에게 선물받은 보람이다. 황금빛이 나는 말 모양 보람은 예쁘기는 하지만 사용하기에는 불편해 책장 한쪽 귀퉁이에 두고 잊고 지냈다. 황금빛 보람? 보람에도 색깔이 있을까. ‘보람’은 ‘어떤 좋은 결과나 만족감’을 뜻하는 말이다. 대부분 우리가 알고 있는 보람의 의미다. 여기에 색깔이 있을 리 없고, 선물로 주고받는 물건은 더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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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저하의 시대, 쉽게 익히는 ‘우리말’…신간 ‘어른을 위한 말 지식’ 출간 ‘어른을 위한 말 지식’ | 노경아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92쪽 SNS, 메신저, e메일 등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 우리말을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노경아 작가의 ‘어른을 위한 말 지식’이다. 저자는 “우리말은 쉬운 듯 어렵다”며 “말에 이야기가 입혀지면 발음이 같은 단어들도 헷갈리지 않고 바르게 쓸 수 있다”고 말한다. ‘어른을 위한 말 지식’에 단어에 얽힌 이야기, 저자의 말 경험 등이 담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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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부르는' 서울센트럴남성합창단 정기연주회 서울센트럴남성합창단(단장 남형근)이 오는 18일(월) 오후 7시30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제11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서울센트럴남성합창단은 2009년 10월 창단해 올해가 창단 14주년이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 지휘봉은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활약하고, 현재 천안시립합창단 예술감독으로 재임 중인 임한귀 교수 겸 상임지휘자가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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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센트럴남성합창단, 예술의전당서 10회 정기연주회 서울센트럴남성합창단(단장 박전곤)이 오는 21일(수) 오후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10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서울센트럴남성합창단은 2009년 10월 창단해 올해로 창단 13주년을 맞았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음악감독에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윤학원 교수, 지휘봉은 한창석 전 여수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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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황옥례씨 별세 ■황옥례씨 별세, 서윤식·우식·성월·단옥·삼례씨 모친상, 이인중·김근영씨·전풍식 경향신문 교열부 부장 장모상=8일 오후 8시 군산 금강장례식장. 발인 10일 오전 (063)445-4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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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어문기자협회장 선출 한국어문기자협회는 최근 2022년 비대면 정기총회를 열고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이정근 소장(사진)을 제42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또 부회장에는 양해원 글지기 대표, 김은성 KBS 한국어연구부장, 감사에는 이도헌 동아일보 어문연구팀 차장, 류지철 문화일보 교열팀 차장을 각각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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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문기자협회, 한국어문상 시상식 개최···대상에 KBS 이상호 팀장 한국어문기자협회(회장 이윤실)는 2일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클럽 엠바고룸에서 제33회 한국어문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한국어문상 대상에는 이상호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 교육사업팀장, 신문부문에는 이정희 동아일보 어문연구팀 부장, 방송부문에는 김미정 MBC 아나운서국 아나운서2부 차장이 각각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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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쓰는 말글 작별 인사 신문에 연재를 끝내며 작별 인사를 할 때 누구는 ‘감사합니다’, 누구는 ‘고맙습니다’라고 한다. 이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항간에 떠도는 ‘감사하다’는 일제강점기 때 들어온 일본식 표현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감사하다’는 <조선왕조실록>(1434) 등 옛 문헌에서 ‘感謝’나 ‘감샤’의 형태로 활발하게 쓰인 말이다. ‘감사하다’와 ‘고맙다’는 쓰임새나 그 뜻에서 별 차이가 없다. 한데 많은 이들이 ‘감사하다’를 ‘고맙다’보다 격식을 갖춘 말로 인식한다. 해서 공적인 자리에선 ‘고맙다’보다 ‘감사하다’를 더 잘 어울리는 말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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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쓰는 말글 엉겁결 당황한 나머지 예기치 않은 행동을 할 때가 있다. 갑자기 벌어지는 이런 상황을 가리켜 흔히 ‘엉겁결’이란 말을 쓴다. 한데 마지막 음절 ‘결’의 영향 때문인지 ‘엉겁결’을 ‘엉겹결’로 쓰는 사람이 적잖다. ‘엉겹결’은 틀린 말이니 주의해야 한다. ‘엉겁결’은 ‘엉겁’과 ‘결’이 만나 하나의 단어가 되었다. ‘엉겁’은 끈끈한 물건이 마구 귀찮게 달라붙은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신발이 진흙으로 엉겁이 되었다’처럼 쓰는 그 ‘엉겁’이다. ‘결’은 ‘때’ ‘지나가는 사이’ ‘도중’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귓결’ ‘꿈결’ ‘말말결’(이런 말 저런 말 하는 사이) ‘아침결’ ‘잠결’의 ‘결’과 같다. 이처럼 ‘결’이 붙은 말들은 뒤에 ‘에’라는 조사를 붙여 ‘귓결에, 아침결에, 엉겁결에’ 등과 같은 부사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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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쓰는 말글 하릴없다 우리말 중 ‘하릴없이’라는 표현이 있다. 발음이 비슷해서인지 이 ‘하릴없이’를 ‘할 일 없이’와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릴없이’는 ‘하릴없다’에서 나온 부사다. ‘하릴없다’는 ‘일’과는 전혀 상관없는 단어다. 그런데도 ‘해야 하는 일 없이’ 또는 ‘하고자 하는 일 없이’라는 뜻으로 많이들 쓴다. 물론 ‘하릴없다’에는 ‘일이 없어서 한가하게 지내다’란 의미가 없다. ‘하릴없다’는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고 방도가 없다’는 뜻이다.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렸으니 꾸중을 들어도 하릴없는 일이다”에서 보듯 어쩔 수 없거나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나타낼 때 흔히 쓸 수 있는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