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권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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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자객 공천 김대중 정부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에 ‘손톱 밑의 가시’ 같은 존재가 있었다. 정권 초부터 간단없이 DJ를 향한 폭로전을 주도하고 ‘암’ ‘공업용 미싱’ 같은 독설을 퍼부으며 공격의 선봉에 섰던 이들이다. ‘DJ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었던 정형근·이신범·이사철·이규택·안상수·김문수·김홍신 의원 등이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DJ 저격수’들이 여의도 한 음식점에 모였다. 여권이 ‘표적 공천’을 공식화하자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실제 16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DJ 저격수들에 대해 타깃 공천을 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신범·이사철 의원을 ‘저격’하는 데만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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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폴리널리스트 언론과 정치 간 인적 이동은 뿌리 깊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제헌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국회의원 중 언론인 출신은 모두 377명이다. 제헌국회 20.5%를 시작으로 18대 국회까지 15% 안팎을 유지했다. 19대 국회에서 처음 한 자리 대인 8.7%로 떨어졌고 20대에도 같은 8.7%를 기록했다. 과거에 비해 비중이 줄었다지만, 일본(2%), 미국(2.8%), 프랑스(1.2%) 독일(3.9%) 영국(5.4%) 등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 “언론의 높은 정치 병행성과 낮은 전문직주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김세은, <한국 ‘폴리널리스트’의 특성과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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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권모 칼럼 ‘인재 영입’ 쇼쇼쇼 물갈이, 본디 ‘수족관이나 수영장 등의 물을 간다’는 뜻이다. 국어사전에는 ‘기관이나 조직체의 구성원을 큰 규모로 바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가 들어 있다. 매번 총선 때마다 ‘물갈이’가 최고의 승리 공식이 되어 대규모 현역 의원 교체가 반복되었기에 사전에까지 등재된 것이다. 16대부터 20대 국회까지 초선의원 비율은 절반에 육박한다. 현역 의원이 4년마다 절반 가까이 바뀌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초선의원 비율이 최고로 높다. 기성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불신을 넘어설 수 있는 유력한 선거 무기로 ‘물갈이’가 동원되어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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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NY’ 이낙연 백범(김구) 우남(이승만) 해공(신익희) 인촌(김성수) 유석(조병옥) 죽산(조봉암) 해위(윤보선)…. 1960년대까지는 거물 정치인들은 아호(雅號)로 불렸다. 이름을 부르는 건 불경으로 여겨, 품위도 있고 예우의 뜻이 담긴 아호로 통칭된 것이다. 1970년대 들어 영문 이니셜 호칭이 등장했다. 원조는 박정희 정권의 2인자였던 김종필이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애칭 ‘JFK’를 원용해 ‘JP’라는 약칭이 만들어졌다. DJ(김대중)·YS(김영삼) 등장은 결을 달리한다. 독재 시절 탄압받는 인물을 부르는 은어로 시작해 국민적 열망을 담은 애칭으로 자리잡았다. ‘3김’을 거치면서 이니셜로 불리는 것 자체가 한 시대를 풍미한 ‘거대한 정치’를 상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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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우한 폐렴’ VS ‘신종 코로나’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전염병은 ‘스페인 독감’이다. 1918년 창궐해 2년 만에 당시 세계 인구 16억명 중 6억명 이상이 감염되었고, 5000만~1억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1차 세계대전 참전국에서는 언론을 엄격히 통제하고 검열하던 상황이어서 중립국 스페인 언론만이 사태를 상세히 보도했다. 스페인 언론 덕분에 세계는 이 병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래서 ‘스페인 독감’으로 명명됐다. 진실 보도의 대가치고는 고약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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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육포 선물’ 소동 선물을 뜻하는 영어 ‘gift’는 독일어에서 기원한다. 일차적으로 독(毒)을 뜻하지만, ‘선물’이란 뜻도 함께 가진다. 잘못된 선물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진리를 어원적으로 내포하는 셈이다. 어떤 선물을 하느냐에 따라 말 그대로 선물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선물은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선물이란 본디 물품 자체뿐 아니라 받는 사람에게 전달되기까지 들어간 정성과 시간을 총칭하는 것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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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권모 칼럼 ‘철수 대 펭수’, 누가 더 정치를 잘할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이하 경칭 생략)가 연초 정계복귀를 선언한 직후다.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누가 더 정치를 잘할 거라 생각하나?’라는 설문이 올라왔다. 선택지는 안철수와 ‘펭수’ 둘이다. 누구를 내세운들 ‘직통령’ 펭수를 당할 리야마는, 안철수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한때 청년들의 희망이었던 안철수로서는 실로 격세지감이다. 다분히 흥밋거리 설문이 눈길을 끈 건 펭수에 반사되는 안철수의 특성 때문이었을 게다. 펭수에게는 있지만 안철수에게는 부족한 게 있다. 메시지의 명료함과 구체성이다. 정치언어로 바꾸면 뚜렷한 노선과 원칙, 정체성이다. 리얼미터 여론조사(1월7일)에서 안철수의 정치노선을 ‘보수적’으로 인식하는 응답이 28%, ‘중도적’ 17%, ‘진보적’ 9.6%로 나타났다. 그리고 ‘모른다’는 응답이 45%에 달했다. 정치를 시작한 지 9년이 되었는데도 정체성과 노선마저 모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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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권모 칼럼 누구를 위한 부동산 정책인가 “어떤 경우든 이 정부는 부동산 가격 문제에 물러서지 않겠다.”(2017년 ‘8·2 대책’ 발표 후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회사원 구보씨는 후회막급이다. 정부를 믿고 결혼 20년 만에 서울에 내집을 장만하려던 계획을 미룬 바보 같은 자신이 원망스럽다. 구보씨의 친구는 당시 은행 대출을 받아 6억원에 구입한 강남 아파트가 2년 만에 10억원 이상 올랐다. 구보씨와 그 친구는 문재인 정부 2년을 거치면서 계층의 울타리가 달라졌다. 구보씨는 서울에서 영영 내집을 마련하지 못하는 ‘루저’가 될 거란 불안에 오늘도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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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새로운보수당’ 간판을 바꾼 지 4년 남짓 된 더불어민주당은 1955년 9월18일을 공식 생일로 삼는다. 올해도 9월18일 창당 64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사사오입 개헌’ 사건을 계기로 민주국민당의 보수파와 자유당 탈당파, 흥사단 등 반이승만 세력이 모여 1955년 9월18일 창당한 민주당을 ‘뿌리’로 삼는 것이다. 민주당-민중당-신민당-신한민주당-통일민주당-평화민주당-신민주연합당-민주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통합당-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간단없는 이합집산 속에서 뼈대를 이뤄온 정당만 나열해도 숨가쁠 지경이다. 현란한 당명의 변주에도 새정치국민회의와 열린우리당을 제외하면, ‘민주’만은 지키고 있다. ‘민주당’ 계열로 한국 정당사의 한 축이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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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예산안 법정 시한 2004년 국회는 그해 마지막 날인 12월31일 새해 예산안을 가까스로 처리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이 여권의 ‘4대 개혁 입법’을 예산안과 연계시켜 반대하면서 처리가 늦어졌다. 예산안이 ‘새해’ 하루 전인 세밑에 처리된 것은 1961년 이후 처음이었다. 아무리 늦어도 해를 넘기지는 않은 마지노선이 무너진 건, 최악의 여야 관계였던 2013년도 예산안 처리 때다. 당시 새해 예산안은 세밑 처리가 유력했으나 막판에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해를 넘겨 1월1일 오전 6시에 처리됐다. 1960년 헌법에 준예산제도가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새 회계연도 개시일을 넘긴 것이다. ‘처음’만 어려웠던 것일까. 2014년도 예산안은 또다시 자정을 넘겨 1월1일 오전 5시쯤 국회 문턱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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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권모 칼럼 “친박 좀비, 안녕하십니까?”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을 다시 봤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입니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는 손가락질을 받습니다. 창조를 위해서는 파괴가 필요합니다. 깨끗하게 해체해야 합니다.” 물구나무를 서서라도 지키려는 의원 배지를 포기하는 배수진을 치고, 자신이 속한 정치세력에 대해 뼈아픈 성찰과 통렬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화석화된 정당도 격동시킬 만한 내부자 징비록이다. ‘좀비 같은 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는 둔탁한 울림에 아무런 느낌을 받지 않는다면 단언컨대 그는, 그 세력은 “당을 사랑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총선 승리 못하면 물러나겠다”는 황교안 대표의 응답은, 그래서 더 충격적이다. 정치 무능과 함께 공감 능력이 1도 없다는 것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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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험지와 텃밭 “지역구도 때문에 영남 대통령이 호남에 가면 구의원도 안되고, 호남의 대통령은 이 부산에 오면 구의원도 되지 않는 이런 정치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라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2000년 16대 총선,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를 던지고 부산에서 다시 도전에 나선 ‘바보 노무현’의 절절한 호소다. 배타적 지역주의 속에서 영남과 호남은 양대 정당에는 서로 ‘텃밭’과 ‘험지(險地)’로 교차됐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텃밭과 ‘대통령이 출마해도 구의원도 안되는’ 사지(死地) 지역구, 한국 정치의 오랜 질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