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희양
경향신문 기자
얄료샤가 소리쳤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삶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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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핵 반입’ 피할 수 없다…중·일 갈등은 경제서 군사지대로 이동” 일본이 반세기 넘게 지켜온 ‘핵무기 반입금지’ 원칙을 허물려 한다. 이 원칙이 개정되면,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의 잠수함·폭격기가 일본 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게 된다. 중국의 해양군사력 확대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러시아의 동아시아 군사활동 확대 등으로 불안했던 동아시아 평화는 더 위태로운 지경에 이를 것이다. 임재환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국제정치경제학과 교수는 오는 12월 일본이 비핵 3원칙(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 중 반입금지 원칙을 “전면 삭제하기보다는, 관련 문구를 모호하게 만들어 원칙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핵무기 반입금지 원칙 개정에 주요 원인인 중·일관계에 대해선 “중국의 대일본 압박수단이 경제 영역에서 군사·회색지대 영역으로 넘어갔다”며 “우발적 충돌을 막을 채널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북·중·러 위협에, ‘핵 반입’ 목청 키우는 일본…안보 딜레마 덩달아 커지는 한국 일본은 비핵지대다. 이른바 비핵 3원칙(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을 안보 정책의 근간으로 삼는다.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이 원칙을 표명했고, 1971년 중의원(하원) 결의를 통해 정부의 준수 방침을 확정했다. 일본의 3대 안보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정비계획)에도 “(비핵 3원칙을) 견지한다는 기본방침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
K콘텐츠는 왜 쪽박 찼을까…K드라마 ‘대박의 역설’ ‘대한민국의 디즈니’를 꿈꾼 JTBC가 몰락했다. <부부의 세계>, <재벌집 막내아들> 등 여러 히트 상품을 내놨던 JTBC이기에 대중의 충격이 컸다. 경영 부실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투자가 메말라버린 방송 콘텐츠 시장의 환경도 원인이 됐다. <오징어게임>으로 대표되는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위상을 펼쳤다는 소식을 들은 게 엊그제다. 대체 한국 콘텐츠 생태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취재 후 불안정한 평화마저 위태로워질까 과거 ‘빨갱이’라는 단어가 힘을 얻었던 이유는 통일정책의 영향이 크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을 끝으로 시작된 냉전 시기, 한국은 무력을 통해서 북한과 통일을 이루겠다고 했다. 이른바 북진통일론이다. 이에 따라 북한과 내통한다는 뉘앙스를 담은 빨갱이는 내부의 적이었다. 40여년이 지난 1990년대, 냉전에서 승리한 미국을 중심으로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강화됐다. 한국은 북한과 교류·협력을 늘려가면서 북한의 체제 전환을 꾀한다는 전략을 짰다. 한국은 북한의 우호국인 중국·러시아와 수교를 맺었지만, 북한은 미국·일본과 수교에 실패했다. 궁지에 몰린 북한은 한국의 손을 잡았다.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등 교류·협력 성과도 있었다. -
“지금은 ‘차가운 평화’가 최선…남북의 만남에 연연할 필요 없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건 강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다. 이 우화는 교류와 협력을 통해 북한을 개방의 길로 나오게 한다는 햇볕정책, 즉 대북 관여정책의 상징이다. 그러나 북한은 한국이 “정권 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를 노린다”고 반발하며 2023년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했다. 이어 지난 3월 헌법에 ‘조국통일 실현’이라는 국가목표를 없애고, 북한 영토를 한반도의 절반으로 규정했다. 한국과 만남은 물론 한국에 의해 체제가 변화될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
남한과 남남으로 살겠다는 북한…국가전략을 다시 묻다 1993년 1차 북핵 위기가 터지기 직전에 남과 북은 비핵화를 두고 머리를 맞댔다. 노태우 정부가 1992년 한·미 연합군사훈련 잠정 중단을 결정하자, 북한이 핵시설 사찰을 수용한 결과였다. 그러나 사찰에 대한 이견은 컸고, 한국은 군사훈련 재개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남과 북은 “간첩”, “깡패” 등의 막말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역대 남북회담 중 가장 격렬했다는 당시의 협상 분위기는 통일부가 지난 6월 30일 공개한 3836쪽 분량의 남북회담 문서에 고스란히 기록됐다. -
“우리 애 아빠도 화가 많이 났어”…‘흐린 눈’ 해결할 현실판 참교육은 뭘까 중학교 교사 A씨는 얼마 전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피의자가 된 건 태어나 처음이었다. A씨는 지난해 친구에게 성희롱을 한 학생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 회부했다. 그러자 학생 어머니는 A씨를 국민신문고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신고했다. 이 기관들이 A씨 손을 들어주자,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교권보호위원회도 A씨의 교육 활동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A씨는 늘 불안하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혹시 출석을 요구하는 전화일까’라는 압박감을 느낀다. A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고소장에 적힌 대로라면 나는 악마다. 그러나 나는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나마 동료 교사들의 정서적 지지가 버팀목이 됐다. -
주애는 정말 후계자일까…‘4대 세습’ 논의로 북한이 얻은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딸 주애의 노출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아버지의 현장 시찰에 자주 동행하는 것은 물론 단순히 옆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업무를 보고 배우는 듯한 모습도 공개됐다. 주애의 옷스타일까지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5월 7일엔 아버지처럼 가죽 재킷을 입고 최신 구축함에서 군 간부들에게 보고를 받는 사진이 공개됐다. 주애는 아버지와 함께 병사들이 먹는 즉석밥을 먹었으며 기념사진 촬영 때는 ‘센터’에 섰다. -
미디어 리빌딩 자업자득으로…재래식 언론, 긁힌 건 맞습니다만 레거시 미디어를 향한 ‘재래식 언론’이라는 표현 요즘 자주 쓰인다. 유시민 전 의원이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등에서 “재래식 언론이 갖고 있던 저널리즘 독점권이 깨졌다”고 한 게 발단이 됐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17일 정부 업무 보고에서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을 꺼냈다. “요즘은 ‘재래식 언론’이라고 그러던데 특정 언론이 스크린해서 보여주던 것만 보이던 시대가 있었다. 그럴 때는 소위 게이트키핑(Gatekeeping) 역할을 하면서 필요한 정보만 전달하고, 필요하면 살짝 왜곡하고, 국민이 그것밖에 못 보니까 많이 휘둘린다. 지금은 실시간으로 보고 있지 않냐. 제가 말하는 이 장면도 최하 수십만명이 직접 보게 될 거다.” -
미디어 리빌딩 언론엔 어떻게 ‘재래식’ 딱지가 붙었나…기자들이 본 ‘암울한 현실’ 그야말로 레거시 미디어(기성 언론)의 수난 시대다. 사람들은 종이신문·방송과 같이 전통적인 언론 매체가 제공하는 뉴스를 점차 찾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레거시 미디어를 ‘재래식 언론’으로 규정하고 비판과 비난을 쏟아낸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 또는 정부 정책과 관련한 기사 링크를 올리면서 직접 저격도 했다. 인공지능(AI) 활용이 확산하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짜뉴스는 늘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는 사회악, 뉴 미디어는 희망’이라는 이분법 속에서 정작 시민에게 필요한 뉴스는 무엇인지, 좋은 뉴스를 생산하기 위한 구조는 어떤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보이지 않는다. -
“북핵 중단과 군축 논의가 실용적…적대성 줄이면 ‘두 국가’에 대해 논의할 공간 생겨” 대북 강경파였던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최근 북한 비핵화를 “먼 미래의 목표”로 두고 “평양과 군비 축소”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석좌는 2000년대 중반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선(先)비핵화-후(後)경제지원’ 방식을 고수했던 인물이다. 그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방식 유지는 “실패만 더욱 심화할 뿐”이라고 밝혔다. -
김정은이 수해대책이라며 6번 찾은 “천지개벽” 신의주 온실농장, 가동률 44%인 이유는 조선을 세운 이성계가 병력을 되돌렸던 위화도는 압록강 하구 저지대다. 수해가 빈번하다. 2024년 여름에도 위화도를 포함한 신의주 등 접경지역에서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수해 대책으로 위화도에 “온실종합농장을 크게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군인과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원(청년으로 꾸려진 건설조직)을 투입해 기존보다 높은 제방을 쌓았다. 온실농장을 통해 주민들에게 안정된 먹을거리와 수익을 제공하겠다는 지방균형발전 정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