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찬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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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불온한 시대, ‘불온한 시인’의 꿈 ▲꿈꾸는 자 잡혀간다…송경동 지음 | 실천문학사 | 263쪽 | 1만2000원 ‘희망버스’ 기획자 송경동 시인의 산문집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한국 비정규직 노동자의 슬픈 현실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송경동은 시인이기 전에 일용직 노동자다. 어릴적부터 가난이 주어졌고 상경 후 새끼 목수일, 배관, 용접일 등을 하며 막노동판에서 20대를 맞았다. 그에게 노동은 진저리쳐지는 삶이자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는 “늘 변방이고, 늘 고통인 삶이 싫었다.” 빈곤에 허덕인 가족사와 노동현장의 서정이 자못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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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홍윤이 안내하는 추리소설 세계 탐사 ▲물만두의 추리 책방…홍윤 지음 | 바다출판사 | 646쪽 | 1만7800원 ‘물만두’ 홍윤. 한동안 온라인에서 꽤나 알아주는 추리소설 전문 서평꾼이었다. 물만두는 그의 필명이다. 그가 운영한 알라딘의 블로그는 추리소설을 즐기는 독자들로 북적거렸다. 10년 동안 올린 소설 서평만 1838편. 책은 그 가운데 200편을 추려 엮었다. 웬만한 사람은 흉내내기 힘든 독서량은 자연스레 그를 추리소설 전문가로 만들었다. 따라서 책은 고품격 추리소설 가이드북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그는 한국 독자에게 인기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해 “그의 작품은 모두 제목이 내용을 함축한다”며 힌트를 준다. 또 존 딕슨 카의 을 ‘밀실 트릭’의 전범으로 평하고, 짐 톰슨의 는 흙 속에서 찾은 진주라고 주저없이 추천한다. 스포일러 없는 그의 서평 리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속절없이 책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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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 1973년 천마도 발굴 황남빵으로 유명한 경상북도 경주 황남동에는 왕릉을 비롯해 많은 신라시대 무덤이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것이 98호 고분(황남대총)이다. 1970년대 초 ‘경주 관광개발 10개년 계획’을 세운 정부는 98호 고분을 발굴해 주요 관광자원으로 삼고자 했다. 그런데 큰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다. 당시까지 한국 고고학계는 단 한 차례도 신라시대 고분을 발굴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학계와 당국은 고민 끝에 ‘모의 발굴’을 통해 노하우를 얻자는 결론을 내렸다. 규모가 작은 155호 고분이 시험용 발굴장소로 낙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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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 1999년 일본 ‘국기 및 국가에 관한 법률’ 가결 히노마루와 기미가요가 각각 일본의 국기, 국가로 법적 지위를 얻은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히노마루와 기미가요는 1999년 8월9일 일본 참의원에서 ‘국기 및 국가에 관한 법률’이 가결되면서 국기와 국가로 규정됐다. 이전까지 이 둘은 일본인에게 심리적 차원에서만 국기·국가였을 뿐이다. 국기·국가법 입법 추진은 99년 초 히로시마의 한 고교 교장 자살사건으로 촉발됐다. 이 교장은 졸업식에서 히노마루의 게양과 기미가요 제창을 지시했지만 교사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자민당을 비롯한 우익세력은 기다렸다는 듯 국기·국가법 제정을 공론화했다. 그동안 물밑에서 추진돼오던 우익의 ‘숙원 사업’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는 당시 일본 사회의 우경화 흐름에 힘입은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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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 1990년 대법원 “망원동 수재는 인재” 판결 “망원동 수재(水災)는 천재(天災)가 아니라 인재(人災)다.” 1990년 8월2일 대법원은 6년 가까이 이어진 ‘망원동 수재 사건’ 소송에 마침표를 찍었다. 수해를 입은 서울 마포구 망원동 주민 22명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주민들에게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한 것이다. 주심 대법관은 이회창 현 자유선진당 대표였다. 한강변에 위치한 망원동 주민들은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비만 쏟아지면 가슴을 졸였다. 이 일대가 단골 침수지역이었기 때문이다. 84년 9월 초에도 망원동은 물에 잠겼다. 330㎜가 넘는 집중호우에 망원동 유수지(배수지) 펌프장 수문이 붕괴돼 1만8000여가구가 물에 잠기고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한강이 역류해 발생한 침수피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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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 1993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부정 적발 아름다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대회에서 등수에 들지 못한 참가자들은 진·선·미 등 입상 결과에 시비를 걸곤 했다. 선발 과정을 둘러싼 잡음도 적지 않았다. 상처가 오래 곪으면 터지게 마련. 결국 1993년 부정이 불거져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미스코리아 타이틀을 돈으로 사고파는 관행이 드러난 것이다. 93년 6월 검찰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 언론사 간부와 서울 명동의 유명 미용실 원장을 배임 혐의로 구속했다. 일부 대회 참가자의 가족들도 불구속 입건되는 등 수사선상에 올랐다. 참가자 측이 미용실 원장을 통해 주최 측 간부에게 거액의 돈을 건넨 사실이 줄줄이 밝혀졌다. 미스코리아 진은 3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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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 2004년 남북 군사분계선내 선전도구 철거 심리전. 천안함 사태가 불러온 살벌한 단어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사태 관련 대국민 담화가 발표된 직후 국방부는 대북심리전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4일 군은 대북심리전 라디오방송을 시작했다. 또 전단지 살포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확성기 가동도 계획하고 있다. 2004년 6월14일 전단지 살포, 라디오 방송, 확성기 등 군사분계선 내 일체의 선전활동 도구가 철거된 지 6년 만이다. 2004년 6월3일부터 이틀 동안 2차 남북 장성급회담이 열렸다. 이 회담은 서해상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게 주요 목적이었다. 북한은 특히 군사분계선 일대 선전도구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회담 전 실무접촉에서 북측 회담대표 유영철은 “자유로를 오가는 차들이 왜 그리 많으냐. 차량 불빛도 우리에겐 부담”이라며 “남쪽에서 일기예보를 방송하는 데 딱 들어맞는다. 우리 입장을 봐서 이것만 좀 봐달라”고 심리전 방송의 중지를 요구한 터였다. 북측은 또 남측의 확성기를 집중 거론했다. 북측은 확성기를 통한 방송이 한밤중에는 개성 일대까지 들린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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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 1990년 이산가족 한필성·필화 남매 상봉 이산상봉 역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한 남북 오누이를 꼽는다면 한필성·필화 두 사람일 것이다. 남녘의 오빠 한필성과 북녘의 여동생 한필화는 1950년 이별한 후 딱 한 번 만났다. 그날이 90년 3월8일이다. 이들이 재회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까닭에 남매의 만남은 더욱 세인의 심금을 울렸다. 한필화는 64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에 출전, 스피드스케이팅 3000m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아시아 여자선수 최초의 메달이었다. 북한의 빙상 영웅이 된 한필화는 71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프레 동계올림픽에도 선수로 참가했다. 오빠 한필성의 고향친구가 북한 선수단 사진 속에서 한필화를 발견했다. 사진을 본 한필성은 혈육임을 단번에 알았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두 사람의 국제통화를 주선했다. “오빠, 오빠 나야.” “필화야.” 남매는 옛 추억과 가족 안부 등을 주고받으며 눈물을 쏟았다. 신문에 보도된 애끊는 30분간의 통화내용과 수화기를 들고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온 국민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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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 1963년 파독 광부 123명 첫 출국 “1965년부터 10년간 그들이 고국(한국)에 송금한 외화는 모두 1억153만달러로 수출 총액 대비 1.6∼1.9%에 달했다. 하지만 그들이 한국의 경제발전과 해외진출에 상당한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기록이나 평가가 너무 소홀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지난해 하반기 조사보고서 내용 중 일부다. 여기서 ‘그들’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일컫는다. 63년 12월21일 김포공항에서 건장한 남자 123명이 에어프랑스 여객기에 탑승했다. 얼굴에는 두려움과 설렘이 뒤섞인 표정이 역력했다. 여객기는 독일 루르를 향해 이륙했다. 광부의 독일 파견이라는 15년 역사가 첫 발을 내디디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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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 1959년 재일 한국인 북송선 첫 출항 1959년 12월14일 일본 니가타 항구. 재일 한국인 2900여명이 찬 바람을 헤치며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가족, 친구들과 눈물의 작별이 이어졌고 여객선은 북한 청진항을 향해 물살을 갈랐다. 재일 한국인 북송사업이 첫 번째 닻을 올린 것이다. 재일 한국인을 북한으로 보내는 북송사업의 발단은 한 재일 한국인 청년의 편지에서 비롯됐다. 이 청년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58년 김일성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먹고 살 수 있도록 귀국을 허락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김 주석은 곧바로 긍정적인 답장을 보냈고, 이후 북송사업은 현실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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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 1974년 현생인류 최고(最古) 조상, 이름 얻다 1974년 11월30일 밤 에티오피아 하다르의 협곡지대. 젊은 고인류학자 도널드 요한슨을 비롯한 미국의 화석 탐사대원들은 천막 속에서 시끌벅적한 맥주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이 발견한 뼛조각들에 대한 자축연이었다. 카세트 라디오에서는 비틀스의 노래 ‘루시 인 더 스카이 위드 다이아먼드’가 흘러나왔다. 이들은 그 뼛조각의 주인에게 노래 제목을 따 ‘루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루시는 약 310만년 전 살았던 유인원과 인간의 공통 조상으로 판명됐다. 루시의 학명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다. 루시 전후로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뼛조각들이 단발적으로 발견됐지만 루시만큼 알려지지 않았다. 약 400만년 전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뼛조각이 94년에 발견되기 전까지 루시는 20년 동안 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으로 유명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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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 1996년 초소형 게임기 ‘다마고치’ 일본서 출시 쉽게 들고 다니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게임기로 닌텐도DS만큼 단번에 폭발적 인기를 끈 것이 또 있을까. 초·중생들이 닌텐도를 끼고 자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됐다. 이들에게 닌텐도는 이제 단순한 게임기를 넘어 애완동물 같은 존재다. 10여년 전에도 닌텐도와 여러 모로 닮은 게임기가 있었다. ‘다마고치’라는 어린 아이 손바닥 크기만한 게임기가 그 주인공이다. 일본 게임기 제조업체 반다이는 1996년 오늘 다마고치를 시장에 내놨다. 계란(다마고)과 시계(워치)의 합성어인 다마고치는 출시되자마자 불티나게 팔렸다. 특히 초등학생과 여중생이 열광했다. 다마고치는 병아리, 강아지, 공룡 등 동물 캐릭터에게 먹이를 주거나 훈련시켜가며 키우는 ‘사육 놀이’다. 조작은 비교적 간단했지만 캐릭터가 성장한다는 점이 흥미로워 순식간에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다마고치는 진화를 거듭했다. 다른 다마고치와 원거리 소통도 가능해져 결혼하거나 파혼할 수도 있었다. 아이들은 다마고치 속 애완동물을 자기의 분신으로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