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논설위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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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4흘’과 ‘웬열’ 광복절 ‘사흘 연휴’는 마지막까지 다사다난했다. 코로나의 시절과 긴 장마에 지친 마음들에 하루치 행복이 더하길 바랐지만 코로나19의 재창궐과 함께 뜻대로 되지는 못했다. 일상은 더한 불안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바람에 임시공휴일(17일) 지정을 전후해 말 많던 ‘4(사)흘’에 대한 기억도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졌다. 그사이 만났던 꽤 많은 이들이 ‘4흘’을 이야기했다. 이런저런 대화 속에 “참 놀랐다”는 감정표현과 함께 ‘4흘’은 곧잘 등장했다. 네이버 실검을 장악했던 ‘사흘’의 영상이 꽤나 충격적이었나 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는 충격 반응(심지어 20대였다)부터 젊은 세대들의 ‘문해력 문제’를 진심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오자가 난 과거 기사들의 ‘4흘’이 SNS로 소환돼 기레기의 또 다른 증거로 활용될 땐 당혹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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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코로나 시절에도 휴가는 갑니다 참 수상한 여름이다. 여름이 그 계절 같지 않다. 더위와 장마가 뒤섞인 하루하루는 그대로지만 생활은 모두 엉클어진다. ‘여름, 방학, 휴가, 바다’로 설렘이 파도를 타던 그 여름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방학부터 그 ‘여름의 연상(聯想)’을 툭 끊어 놓는다. 무척 짧기도 하지만, 가족들마다 모두 다르다. 이전엔 학원 등 방학에도 멈출 수 없는 학습 부담 때문이었지만, 올해는 아예 엇갈린다. 막내는 8월 초부터 3주, 교사인 아내는 8월 초부터 2주인데, 고등학생인 둘째는 8월 중순이 되어야 방학이 시작된다. 공유할 시간이 턱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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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문 대통령 상대 좋아하지 않고 한국인 끔찍하다’고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과 상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국민을 ‘끔찍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연합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현지시간)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호건 주지사는 기고문에서 2월7일 워싱턴DC에서 공화당주지사협회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을 주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 시간 정도 연설했다고 전했다. 호건 주지사는 전미주지사협회장이다. 호건 주지사는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상대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끔찍한 사람들(terrible people)’이라고 했다”고 썼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어 “그는 왜 미국이 그동안 그들(한국)을 보호해왔는지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에게 돈을 내지 않는다’고 불평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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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텍스트’를 본다 아무래도 아인슈타인보다는 조던이다. 넷플릭스로 요즘 마이클 조던의 ‘화양연화’를 다시 만난다. 1997~1998시즌의 마지막 도전을 담은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다. 조던은 나의 스무 살 전후를 잇는 키워드의 하나지만, 이처럼 정면으로 그를 본 적은 없다. 병적 수준의 승부중독, 심신을 갈아넣는 코트에서의 공격성, 그 이후의 인간적 공허…. 그게 농구든 신발이든 ‘에어 조던’으로만 소비했을 뿐 ‘인간 조던’은 잘 몰랐다. 조던이 남자애들의 허세 속 영웅이었다면, 아인슈타인은 그 반대편에 있다.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함께 걸을 때>라는 제목만으로도 긴장되는 책 속 그처럼 주눅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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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남조선 당국, 이제부터 괴로울 것 …신뢰 산산조각 나 ” 북한 장금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은 12일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장 통전부장은 이날 ‘북남관계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제목의 담화를 내고 “이번 사태를 통하여 애써 가져보려 했던 남조선 당국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장 통전부장은 청와대가 전날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조선 속담이 그른 데 없다”며 “우리로서는 믿음보다 의혹이 더 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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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빈자나 부자나 모두 ‘한배’에… ‘앓는다’는 것은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재난과 같다. 원하지도 예상하지도 않았기에 마땅한 대책도 없다. 그저 그 시간을 버티며 견뎌낸다. 그래서 앓는다는 건 버티는 것이다. 지금 ‘코로나의 시절’을 지독히 앓고 있는 인류의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은 이전부터 이미 앓을 수밖에 없는 대상이었다. 늙든 젊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문학작품들 속 무수한 ‘앓는 삶’들이 이야기한다. 한국 사회는 더욱 그러하겠지만, 세계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세계가 안전하지 않다는 ‘진실’을 알게 된 이상 이전과 똑같이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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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세계관’을 소비한다 과거 ‘세계관’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이 기묘한 세상 속에서 ‘나의 존재는 무엇인가’를 궁구하기 위해선 필연적 질문이었다. 그것은 백과사전의 ‘철학·사회학적 세계관’을 의미했다. 바지 뒷주머니에 꽂힌 타임지처럼 한 세대의 고급스러운 유행과도 같았다. 이 세계의 진로와 같은 거대담론과 이어져야 했기에 하나의 구호이기도 했다. 부쩍 ‘세계관’이란 단어가 주변을 헤집는다. 내 기억 속 코드와는 다른 이질감에 낯섦마저 느낀다. 마치 편견을 비추는 거울 같아서 가시에 손톱 밑을 찔린 것처럼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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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미국내 확진자 1만명 돌파” 미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낮 현재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1만259명으로, 전날 알려진 8500명 수준에서 2000명 가까이 급증했다. 미국내 사망자 수도 전날 145명에서 152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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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조금은 틀려도 괜찮지 않나 요즘 난해한 학술용어 가운데 ‘유행어’를 하나 고르라면 단연 ‘확증편향’일 것이다. 학자들이나 조금씩 쓰던 것이 지금은 웬만한 정치분석 글은 물론 일반인들 입에서도 심심찮게 튀어나온다. 지난해 ‘조국 정국’에서 증폭된 뒤 ‘코로나19’와 4·15 총선 국면을 타고 폭발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보호구역을 벗어나 일상으로 침투한 이 말은 ‘정치적 의견의 양극화’와 동의어 정도로 변이되어 말 그대로 ‘창궐’ 중이다. 흥미로운 건 ‘확증편향’이 또 다른 ‘확증편향’을 공격하기 위해 사용된다는 점이다. 확증편향 속에 있는 이들은 마음속 그 바이러스를 좀체 알아채지 못한다. 오직 진영 건너편의 확증편향만을 본다. 그 점에서 ‘내로남불’과 불가분이다. 그 결과 가짜뉴스가 쉽게 맹신되고, ‘정치적 프레임’의 선동효과는 극대화된다. ‘확증편향’은 우리 사회 분열과 병든 공론의 상징어처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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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 “트럼프 대통령 오늘 국가비상사태 선포 계획”…영국, 5월 지방선거 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예정이라고 잇따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오늘 오후 3시(동부시간 기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며 “주제는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미 NBC방송은 2명의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코로나19 대응에 동원할 수 있게 된다고 NBC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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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불편’해질 용기가 있는가 한 세기 전인 20세기 초만 해도 인류의 가장 큰 사망원인은 ‘감염병’이었다. 1900년 의학통계를 보면 사망원인 1·2·3이 ‘폐렴과 독감’ ‘결핵’ ‘설사’ 같은 것이었다. 전체 사망원인의 절반을 차지했다(<바디>, 빌 브라이슨). ‘현대의학’을 구원한 페니실린이 등장하기 전(페니실린의 발견은 1928년, 대량생산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이니 인류는 세균과 바이러스들에 속수무책이었다. 그저 튼튼한 몸을 믿거나, 감염되지 않길 기도하는 게 전부였다. 정체도, 대책도 알 수 없는 그 작은 것들은 인류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그 ‘무지의 공포’는 ‘재앙’의 서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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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설날 아침에 일어났으면 하는 일들 하필 설 연휴 첫날 아침 칼럼이다.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어봐도 도무지 ‘설’ ‘명절’이란 단어가 떠나지 않는다. 때가 주는 위압감에 꼼짝없이 갇혀 버렸다. 하지만 우리 명절엔 스토리가 없다.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엔 이야기들도 많은데. ‘설날은 까치인가…’라는 실없는 농담만 머릿속을 스쳐간다. 그래서 물었다. ‘이번 설날 아침에 무슨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냐’고. 상상으로라도 각자의 스토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했다. “숨겨둔 부모님 유산이 갑자기 발견됐으면…” 하는 예상 못한 농담에 당황하기도 했다. 그 정도는 돼야 ‘설날의 기적’인가. 장난스러운 이야기들이 주로 오갔지만, 마음에 가시처럼 걸리는 바람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