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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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마오쩌둥의 가장 유명한 언명 중 하나는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일 것이다. 혁명의 시대 20세기는 그렇게 권력을 만들었다. 야망가의 혁명이든, 민중의 혁명이든 20세기 권력은 피의 냄새와 함께 떠오른다. 지난겨울 한국사회의 혁명은 따뜻했다. 그 광장엔 피와 야만의 흔적은 없었다. 지난 4년 총구 권력의 위압에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마음들의 축복이었다. 미국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은 “용기 있는 한 사람이 다수를 만든다”고 했지만, 그 광장에선 서로 이어진 다수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용기를 불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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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선의 꿈 ④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대통령 한 사람 바꾸는 건 혁명이 아니다…체제를 바꿔야”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8일 “제왕적 대통령제 특권 속에 최순실이라는 비선 실세가 나왔다. 그런데 이게 박근혜에게만 있는 일인가. 실세, 문고리 없는 역대 정권이 있었느냐”며 “광장 민심은 대통령제 특권을 폐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신년 인터뷰를 갖고 “지금은 시민혁명의 시기다. 대통령 한 사람만 바꾸는 건 혁명이 아니다. 혁명은 체제를 바꾸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체제 변화는 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개헌 당위성을 거듭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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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선의 꿈 ②이재명 성남시장 “혁명적 변화가 필요한 때…거친 야전형 장수가 이끌어야”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발돋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53)은 3일 “남들은 다 성장, 성장 하는데, 그거야말로 포퓰리즘”이라며 “경제적 기회와 자원을 공평하게 분배해야 하고, 경쟁질서의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경향신문 접견실에서 가진 대권주자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주 방위군을 시켜 노조 파업을 지원한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노조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또 “이 사회 기득권자는 재벌로 불리는 경제권력이다. 이 거대한 기득권과 싸울 의사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면서 “법대로 하면 재벌은 해체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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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국민에게 애정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어이없음이 어떤 한계를 넘어서면 ‘화’도 나지 않는다. ‘너무 황당한 현실’에는 한순간 집단적 ‘멘붕’에 빠지는 현상과도 같다. ‘정치는 배신, 경제는 등신, 연설은 순실접신, 국민들은 실신.’ 라임 돋는 이 구절은 지난 25일 부산의 한 지하철역에 나붙은 어느 젊은이의 ‘벽서(壁書·전제군주체제에서 민간에 통용되던 글, 대자보)’ 한 부분이다. 소위 ‘최순실 게이트’를 언론을 통해 접하는 국민들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그 젊은이는 말미에 “나라꼴이 무지‘개’ 같아서 감탄중”이라고 자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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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잡습니다 경향신문 9월21일자 1면 경향신문 9월21일자 1면 사진(오른쪽)에서 ‘흙 묻을라…길게 뻗은 손’ 제목과 “박근혜 대통령이 진흙을 밟아 묻지 않도록 경호원들이 붙잡고 있다”고 설명한 대목은 사실과 달라 바로잡습니다. 당시 현장에선 한옥 기와를 보수하기 위해 사용되는 ‘복구용 흙’은 밟지 말아야 했고, 박 대통령도 이런 주문에 따랐다고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흙을 사이에 두고 자원봉사자들과 악수하려다 몸이 쏠려 넘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경호원이 허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하고 취지와 다른 사진설명을 실은 데 대해 모든 관계자와 독자들께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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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측근에게 등을 보이지 말라 어김없이 ‘때’는 오고 만다. 22년 만의 폭염도 하룻밤 비바람에 ‘훅’ 갔다. 하지만 지난여름을 유난스레 달군 ‘측근’이란 두 글자는 서늘한 바람에도 여전히 세상을 헐떡이게 하고 있다. ‘측근’과 ‘배신’은 병든 권력의 끝 무렵이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신병의 시선 끝 국방부 시계처럼 정권의 시계도 이제 마지막 고개를 깔딱거리며 넘나 보다. 4·13 총선 후 만난 여권의 한 지인은 측근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탄생에 핵심이었던 만큼 권력과 소위 측근의 생리에는 나름 할 말이 있는 이였다. 그는 그 두 종류를 ‘신뢰받는 측근’과 ‘위협하는 측근’이라고 했다. 정권의 뒤로 갈수록 신뢰받는 측근보다, 권력(대통령)을 위협하는 측근의 힘이 더 세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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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나쁜 정치’는 교활하다 이것은 ‘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나쁜 정치의 교활함, 비정함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한 사회의 위험에 대한 것이다. ‘구의역 19살 청년 가방 안에 컵라면, 허기지면 먹어야지, 일하다 일하다가, 엄마 말대로, 끼니 놓치지 않아야…, 몽키스패너, 기름때 눈물진 두 손에, 짧은 나무젓가락이 너무도 가볍다.’ 서울 구의역 사고 뒤 지인이 보내준 짧은 글이다. 20대 시절을 학생운동으로 보낸 그였기에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찬 소주를 부으며’(박노해 <노동의 새벽>) 토하듯 써낸 것일 게다. ‘눈물이 왈칵 나 화장실로 도망쳤다’는 댓글처럼 유난히 컵라면이 눈에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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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희망마저 가난해진 줄 알았다 4·13 총선이 우리 사회에 준 가장 큰 은총은 ‘믿음의 회복’일 것이다. 수년간 몇 차례 선거를 거치면서 잃어가던 ‘민심의 현명함’에 대한 믿음이다. 많은 유권자들은 투표 당일 ‘총알’이 될 투표용지를 앞에 두고 의심했을 것이다. ‘나의 이 한 표가 과연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저 콘트리트처럼 단단한 절대(?) 정부의 절대 오만이 깨어질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허공을 향해 난사하는 공포탄 같은 쓰라린 마음으로 기표 도장을 꾹 눌렀을 터다. “10년 전 같이 일을 시작했다가 이젠 반도 안 남았다. 다 이혼했다. 집에 가져가는 돈이 자꾸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가난한 사람들이 반 이상 박근혜를 찍는다.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지는 공포 때문에 굽신거리는 거다. 너무 억울하다. 민주세력이 하나가 돼도 부족할 판인데 나뉘어 싸우니 희망도 꺼져간다. 그래서 희망도 가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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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진박’이라는 이름의 붕어빵들 선거는 예측을 넘어서는 곳에서 완성된다. 상상의 경계도 허물어질 때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선거 드라마’가 탄생하곤 한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탄핵의 역설’이 그랬고, 2008년 18대 총선에선 ‘친박연대’라는 전무후무한 개인 브랜드 정당의 탄생과 선전이 그랬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은 한때 그들이 경멸하던 ‘빨간 옷을 입은 보수’들이 선거를 극적으로 만들었다. 지난 10여년 이들 선거를 관통하는 것은 점점 실상보다 보여지는 것이 중요해지고,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권력자”라고 지목한 ‘개인 브랜드’ 힘이 강력해진다는 점이다. 표를 움직인다는 관점에서 보면 “권력자” 발언은 참 맞다. “유권자 머릿 수를 헤아릴 게 아니라 몸무게를 달아야 한다”(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비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는 결국 선거에서 표를 모으는 승패로 결정이 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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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이제는 ‘문·안’을 놓을 때 모든 게 명료해졌다. 제1야당의 총선은 ‘망’했고, 야권은 재앙을 피할 길이 없다. 한때 ‘옛사랑’이던 ‘그 당’이 내년 총선까지 온전한 모습으로 있기도 어렵다. 지난 열흘 야권을 흔든 ‘문·안(문재인·안철수) 드라마’가 증거해준 미래다. 서로를 향해 엇갈린 주문만 내놓던 그들은 미움과 분노를 우회하는 지혜 대신 ‘맞짱’을 택했다. 야권은 피할 길 없는 재앙을 눈앞에 두고 ‘지혜가 아닌 어리석음의 시대를, 최고가 아닌 최악의 시절’(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을 견뎌야 하게 됐다.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지, 죽을 수밖에 없다. 과거 일본 대학생들이 제일 선호하는 게 일본항공이었다. 우리는 삼성이고. 그런데 방만한 경영으로 상장폐지가 됐었다. 5년간 구조조정을 세게 해 다시 살아났다. 어떻게 해서 살았냐, 망하니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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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청와대의 허망한 ‘정권 재창출 작전’ 여권이 여당 대표의 공천룰 합의를 두고 벌집 쑤신 듯 어수선하다. 청와대 직할부대를 자임하는 친박계에선 “오랑캐(야당)와 야합” “쿠데타” 등 날 선 언어들이 난무한다. 청와대까지 가세해 한바탕 난리법석이다. 친박계 표현대로라면 바야흐로 ‘골육상잔’의 드라마가 펼쳐질 참이다. 김무성 대표의 ‘부산 합의’를 두고 ‘위화도 회군’이란 말이 나올 정도니 권력 주류 중 주류들의 이런 요동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다만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적어도 표면적으로 외면하기 어려운 명분에 이처럼 소동 외엔 마땅한 방도가 없는 권력 주류의 왜소함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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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유승민 파동’이 낳은 엉뚱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를 찍어낸 ‘유승민 파동’은 임기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 일어났다. 정권의 물리적 시간이 꺾어지는 3년차는 최고권력의 촉수가 예민해지는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 남은 절반의 미래를 위한 포석과도 같은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 폭탄을 던진 것도 딱 이맘때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2010년) 카드를 꺼냈다.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2000년)을, 김영삼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구속’(1995년)을 결행했다. “우리나라 여건에서 대통령제가 가장 뿌리를 잘 내렸고, 대통령제하에서는 소선거구제가 제일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