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영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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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예술가들의 임무는 “독일군을 속여라” 화가, 디자이너, 엔지니어들이 모여서 ‘사기’를 친다. 그것도 전쟁터에서…. <고스트 아미>는 군대에 모인 예술가들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작전 이야기다. 때는 1944년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 개시일로부터 몇 주 후였다. 미군은 1100명 규모의 특수부대를 유럽으로 급파했다. 임무는 단 하나, 독일군을 속이는 것이었다. 고무로 전차를 만들고, 불도저로 전차 바퀴 자국을 내고, 거대한 스피커로 공병부대가 작업하는 소리를 울려퍼지게 했으며, 거짓 작전을 담은 모스 부호로 적군을 혼란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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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문화복지국가 꿈꾼 참스승…‘학원’ 재조명 “불행한 이 나라 학생들에게 ‘마음의 양식’이 될 만한 것을 드리고자 하는 본디의 뜻만이라도 알아주었으면 이 이상 고마운 일이 없을 줄로 생각한다.” 1952년 10월 피란민들이 몰려있던 대구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되고 있었다. 삼덕동 29번지, 임시로 지은 판잣집에서 36세의 청년 김익달은 상기된 얼굴로 새로 만들 잡지의 창간사를 쓰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청소년 잡지 ‘학원’이다. 창간호에 장학생 모집 공고도 실었는데, 이 ‘학원장학금’은 훗날 대한민국 주요 인사들을 키워내는 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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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나비, 생명 자체의 형형함이 주는 매혹 나비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종종 그리운 이의 환생으로 등장한다. 하늘을 나는 걸로 치자면 새도 있고 벌도 있는데 왜 하필 나비일까. 매혹적인 날개와 몽환적 날갯짓에 한번도 눈을 빼앗기지 않은 사람이 있긴 할까. 는 제대로 푹 빠진 ‘나비 바보’가 쓴 나비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곤충전시관에서 해설사로 일했다. 생명에 관한 지식 전파라 생각했던 일이 어느 날 살육의 현장을 중계하는 끔찍함으로 다가왔다. 곤충들을 잡아다 틀 속에 가둬놓고 박제라는 이름으로 숨통을 끊어놓는 것에 숨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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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프로이트도 놓친 꿈에 관한 진실 당신이 지난밤에 꾼 꿈은 개꿈인가, 돼지꿈인가. 요즘 여기저기 불려 다니느라 정신 없는 개와 돼지를 또 불러내서 미안하지만 꿈을 논하는 자리에 이들이 빠질 순 없다. 두 녀석 중 누가 해몽에 붙느냐에 따라 남은 생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돼지꿈을 언급하는 것은 과연 어불성설일까. <어젯밤 꿈이 나에게 말해주는 것들>은 꿈 사용 설명서다. 왜 꾸는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꿔야 하는지, 프로이트도 놓친 꿈에 관한 진실을 새로운 시각과 실험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꿈이 엉뚱하고 무의미한 뇌의 작품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꿈을 들여다보는 건 ‘나’에 대한 체험이고 ‘나’의 존속에 대한 답을 찾는 행위라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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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불을 가진 인류, 냉장고로 ‘차가움’까지 소유하다 냉장고의 유무가 그 집의 재력을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이 좀 더 흐른 뒤엔 크기가, 문의 개수가 엄마들의 은근한 경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텔레비전 없이는 살아도 냉장고 없이 사는 집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너무 당연해진 존재를 뽐내는 냉장고. 이 ‘요물’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냉장고의 탄생>은 차가움을 꿈꿨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큰 줄기는 냉장고라는 기계의 발명에 있지만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보일, 아보가드로 등 철학자와 과학자들을 줄줄이 불러내 물질의 본질에 대한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나아가 극저온 기술, 줄기세포, MRI, 수포폭탄까지도 등장한다. 나아가 저자는 아예 극저온 냉장고가 양자 컴퓨터와 텔리포테이션(원격이송)을 실현해 줄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망한다. -
책과 삶 98년의 삶, 아직도 새 시작을 기다린다 <날마다 아름다운 죽음을 살고 싶다>는 아흔여덟 할머니가 들려주는 당신의 일대기다. 어쩌면 생의 끝자락일지 모르는 시간들을 살면서 매번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사는 김옥라 할머니. 고령에도 강단에서 열정을 불사르고, 삶을 정리하는 글을 매일 쓰지만 아직 더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적는 설렘을 즐긴다. 그래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살아있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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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베이징과 파리에서 까맣게 주고받은 ‘혁명’이란 두 글자 자칭 ‘혁명의 구경꾼’인 중국의 철학자와 ‘체 게바라와 어깨 겯고 싸운’ 프랑스 혁명가가 있다. 그 두 사람이 만나 논쟁을 벌인다면? 는 여기서 시작된다. 2011년 프랑스·중국 원탁회의에서 처음 만난 자오팅양과 드브레는 ‘혁명의 복잡성’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역사, 진보, 이성, 인성 등으로 범주가 넓어진 둘의 얘기는 끝날 줄 몰랐고 시간 제한이 없던 토론은 장장 일주일 동안이나 이어졌다. 결국 회의 마지막 날 드브레가 책을 쓰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두 사람이 못 다한 토론은 파리에서, 베이징에서 e메일로 다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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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인연, 바람처럼 떠돌다 스치듯 잊히다 여자가 말한다. “저도 이제 오십이에요. 길 건널 때 손잡지 마세요” 어느 날 여자의 아들이 말한다. “저도 벌써 열여덟 살인데, 이제 그만 제 손을 붙잡고 길을 건너려는 충동을 극복할 때도 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여자의 독백. ‘그 자리에 멈춰 선 나는 그대로 눈물을 쏟았다.’ 여자는 1985년 <야화집>으로 대만 민주화를 이끈 작가 룽잉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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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19개의 시선으로 그린 ‘권력의 몰락’ “말 그대로 독창적이다. 안투네스처럼 글을 쓰는 사람은 없다 (…) 놀랍도록 강렬한 산문과 페이지들은 초현실적인 이미지와 함께 생생히 살아 있다.” 영국 한 언론에 실린 이 책에 대한 평가다. 첫 장부터 ‘이게 뭐지?’ 하는 생경함을 주는, 낯설다 못해 기괴한 문법의 소설. 작가가 아무리 포르투갈의 대문호라지만 (그래서 가능한 문투일지도) 읽어 내려가는 데 처음엔 굉장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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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일탈, 이 좋은 걸 왜 안 해!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게 있다. 이 책은 그 대표격으로 섹스, 술, 욕을 꼽는다. 이 셋은 묘하게 닮았다. 과하면 중독에 이를 수 있지만, 잘하면 공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그렇다. ‘욕설의 심리학적 혜택’에 대한 연구로 주목 받는 학자이자 국제숙취연구소의 창립멤버인 저자가 결국 말하고 싶은 건 딱 하나다. 일탈, 이 좋은 걸 왜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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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오사카의 여정’… 무뚝뚝한 가장, 가족의 소중함 다시 깨닫다 ▲ 빌라 오사카, 단 한 번의 계절…김진우·이지연 지음 | 프롬나드 | 308쪽 | 1만4000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들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날들이 함께 흘러가고 있었다.’ 남자는 그해 마흔이었다. 어떤 것에도 혹하지 않는다는 나이. 그는 심하게 흔들렸다. 기자로 사는 삶을 지속해야 할지, 남편으로 아빠로 제대로 살고 있는지 묻고 또 물었다. 결론은 1년간의 휴직이었고, 연수라는 명목으로 일본행 티켓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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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청춘과 함께한 나무·꽃, 볼수록 시리고 정겹네 ▲ 나무가 청춘이다…고주환 지음 | 글항아리 | 308쪽 | 1만5000원 지나간 시간을 떠올릴 때면 부록처럼 따라오는 것이 있다. 함께했던 사람, 그날의 향기, 그때의 풍경 같은 것들 말이다. 반대로 우리는 이것들을 통해 생의 한때를 추억하기도 한다. 비 오는 날 코끝을 스치는 젖은 흙 냄새에서 과거에 뛰어놀던 동네가 생각나는 것처럼, 책은 나무와 꽃을 매개로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한다. 저자 개인의 한때지만 나무는, 꽃은 누구의 한때에도 배경이었기에 시리고도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