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영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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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약해진 부모와 함께한다는 것 왜 어머니들은 유독 생선 머리를 좋아하고 짜장면을 싫어했을까. 사실 이런 유의 반응이 자식들은 그저 속상하다. ‘부모란 본심을 좀처럼 털어놓지 못하는 존재…’라는 대목에서 울컥했던 건 그래서일 거다. <미움받을 용기>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로 국내에 알려진 작가가 이번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뇌경색으로 마흔아홉의 젊은 엄마를 잃은 이야기부터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며 느꼈던 감정들을 심리학자답게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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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복수·명성·돈…위작에 얽힌 드라마들 천경자의 ‘미인도’는 훗날 어떻게 기록될까. 작가가 내 작품이 아니라는데 진위 논란이 일었고, 미술품 감정이 검찰 수사로 이뤄지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전히 이 그림이 진짜여야 하는 누군가가 있고, 또 반대로 가짜여야 마땅한 사람들이 있다. <위작의 기술>은 세상을 들썩인 미술품 위조에 관한 이야기다. 진품에 대한 의심은 미술 자체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 고대부터 약 1900년까지 작품의 진위와 작가를 판별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은 감정이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을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하지만 감정가의 말에 의존하는 관습은 20세기까지 미술계에 만연했다. 그런 감정의 위상이 하락한 것은 지난 100년 사이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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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진중권, 고양이 집사가 되다 눈빛 때문일까. 고양이는 강아지와 다르게 묘한 구석이 있다. “고양이는 신이 지으신 모든 생명 중에 최고의 걸작임이 틀림없다. 그 고고한 자태, 우아한 동작, 그윽한 눈동자를 바라보노라면, 지구 위에 저 동물의 ‘귀족’을 내신 것만으로, 그동안 신이 인간에게 지은 모든 죄를 통째로 사하여 주고 싶을 정도다.” 인문학자 진중권이 집사가 됐다. 그것도 고양이 집사. 사랑하면 뼛속까지 알고 싶다 했던가. 는 진중권이 푹 빠진 ‘루비’를 위해 집대성한 고양이의 모든 것이다. 루비가 구술하고 그가 받아 적어 펴낸 책이라니, 또 그 목적이 ‘고양이 중심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함이라니 독특한 시각을 느끼는 재미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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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꾸밈’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멋짐’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단다. 과연 그렇기만 할까. <보이지 않는 디자인>은 외적인 꾸밈새에만 몰두하는 디자인에 회의를 느낀 저자가 ‘있는 그대로’의 멋짐을 장착한 디자인들을 찾아 기록한 품평서다. 1926년부터 그 자리에 있었지만 최근에서야 그 아름다움을 천하에 드러낸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 그중 하나다. 성당을 가리고 있던 국세청 별관이 헐리면서 시민들의 시야로 들어온 것이다. 덕수궁 등 주변의 풍광과 어울리게 지붕에 한국 전통 기와를 얹고, 창을 한국의 창호 모양으로 연출했다. 눈에 띄는 랜드마크를 건설해야겠다는 의도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옛 청사를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서 있는 새 서울시청과 참 대비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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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탐정이 잘생긴 이유? 공권력이 없어서 추리소설 무지한이라도 셜록 홈즈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혹시 탐정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영화 속 베네딕트 컴버배치? 아니면 동그란 뿔테 안경을 낀 만화 속 주인공? 홈즈는 유부남일까 총각일까, 그의 집은 자가일까 전세일까. <미스터리는 풀렸다>는 추리소설의 공식과 해설, 뒷이야기를 총정리한 ‘추리소설의 정석’이다. 탐정들은 왜 담배를 못 끊는지, 악당들은 주로 어떤 결말을 맞는지 등 추리해보지 않았던 추리소설의 이야기들을 추적해 나간다. 에드거 앨런 포, 애거사 크리스티, 대실 해밋 등 유명 작가의 이야기들뿐 아니라 낯선 탐정들의 에피소드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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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내 안엔 어떤 신들이 살고 있을까 심리에 관한 책들이 꾸준하게 인기를 끄는 건, 내 마음과 당신의 마음이 궁금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번뇌는 끊임없이 나를 힘들게 하고 답을 갈구하게 만든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 열둘’이라는 부제를 단 <그리스 신화, 내 마음의 12별>은 그래서 끌린다. ‘나는 누구인가, 내 마음의 원형이 되는 신은 누구인가?… 나를 힘들게 하는 저이는 어떤 신의 지배를 받고 있어서 나와 갈등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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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평생 책과 ‘밀당’한 아재의 ‘책 수다’ “동무 없는 사람이 심심한 나머지 머릿속으로 책에 관한 이야기를 혼자 지껄이다가, 어느 무료한 날 짬을 내어 글로 옮긴 것이 이 책이 되었다.” 저자 강명관 교수는 부산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장래 희망이 ‘헌책방 주인’인 책 마니아다. <독서한담>은 반세기 넘게 책과 밀당을 해온 한 아재의 ‘책 수다’다. 무게 잡고 이런 저런 책을 읽었노라 자랑하는 게 아니라 “내 인생에 가장 영향력을 행사한 책은…교과서다”라고 말할 만큼 책을 매개로 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하게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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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당신 곁의 자연, 지금 돌아보세요 네잎클로버를 책 속에 고이 말려 책갈피를 만들고, 토끼풀 꽃으로 팔찌를 만들어 나눠 꼈던 추억이 있다. 비 오는 아침, 훅 들어오는 젖은 땅 냄새에 아찔했던 기억이 있다. 감수성이 예민하지 않아도 자연이 놀이터였던 시절엔 누구나가 그랬을 것이다. <김산하의 야생학교>는 도시인들의 ‘생태적 감수성 회복’을 목적으로 쓰인 글이다. 생태학자인 저자가 스스로를 ‘학교’라 명명, 탐구하고 깨침을 주는 것은 물론 과제까지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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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예술가들의 임무는 “독일군을 속여라” 화가, 디자이너, 엔지니어들이 모여서 ‘사기’를 친다. 그것도 전쟁터에서…. <고스트 아미>는 군대에 모인 예술가들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작전 이야기다. 때는 1944년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 개시일로부터 몇 주 후였다. 미군은 1100명 규모의 특수부대를 유럽으로 급파했다. 임무는 단 하나, 독일군을 속이는 것이었다. 고무로 전차를 만들고, 불도저로 전차 바퀴 자국을 내고, 거대한 스피커로 공병부대가 작업하는 소리를 울려퍼지게 했으며, 거짓 작전을 담은 모스 부호로 적군을 혼란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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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문화복지국가 꿈꾼 참스승…‘학원’ 재조명 “불행한 이 나라 학생들에게 ‘마음의 양식’이 될 만한 것을 드리고자 하는 본디의 뜻만이라도 알아주었으면 이 이상 고마운 일이 없을 줄로 생각한다.” 1952년 10월 피란민들이 몰려있던 대구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되고 있었다. 삼덕동 29번지, 임시로 지은 판잣집에서 36세의 청년 김익달은 상기된 얼굴로 새로 만들 잡지의 창간사를 쓰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청소년 잡지 ‘학원’이다. 창간호에 장학생 모집 공고도 실었는데, 이 ‘학원장학금’은 훗날 대한민국 주요 인사들을 키워내는 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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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나비, 생명 자체의 형형함이 주는 매혹 나비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종종 그리운 이의 환생으로 등장한다. 하늘을 나는 걸로 치자면 새도 있고 벌도 있는데 왜 하필 나비일까. 매혹적인 날개와 몽환적 날갯짓에 한번도 눈을 빼앗기지 않은 사람이 있긴 할까. 는 제대로 푹 빠진 ‘나비 바보’가 쓴 나비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곤충전시관에서 해설사로 일했다. 생명에 관한 지식 전파라 생각했던 일이 어느 날 살육의 현장을 중계하는 끔찍함으로 다가왔다. 곤충들을 잡아다 틀 속에 가둬놓고 박제라는 이름으로 숨통을 끊어놓는 것에 숨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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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프로이트도 놓친 꿈에 관한 진실 당신이 지난밤에 꾼 꿈은 개꿈인가, 돼지꿈인가. 요즘 여기저기 불려 다니느라 정신 없는 개와 돼지를 또 불러내서 미안하지만 꿈을 논하는 자리에 이들이 빠질 순 없다. 두 녀석 중 누가 해몽에 붙느냐에 따라 남은 생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돼지꿈을 언급하는 것은 과연 어불성설일까. <어젯밤 꿈이 나에게 말해주는 것들>은 꿈 사용 설명서다. 왜 꾸는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꿔야 하는지, 프로이트도 놓친 꿈에 관한 진실을 새로운 시각과 실험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꿈이 엉뚱하고 무의미한 뇌의 작품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꿈을 들여다보는 건 ‘나’에 대한 체험이고 ‘나’의 존속에 대한 답을 찾는 행위라고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