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영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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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함께’가 두려워도 용기 내줘…나도 다가갈게 집에서 나가지 않는 돌멩이우지현 글·그림초록귤 | 44쪽 | 1만6800원 ‘외롭지 않다’는 ‘외롭다’의 다른 말이다. ‘혼자 있고 싶다’는 ‘함께이고 싶다’의 반어적 표현이다. 이 모든 말의 속뜻은 ‘상처받을까봐 두렵다’이다. 이 돌멩이가 딱 그렇다. ‘나는 집에서 나가지 않아요. 겁이 많거든요.’ 큰 눈망울엔 눈물이 그렁하다. ‘나는 걱정도 많아요. 걱정을 하다 보면 눈물이 나요.’ 또르르…똑똑…똑·똑·똑… -
그림책 ‘짝’ ‘스르르’ ‘퐁당’…모기·바퀴·초파리의 마지막 순간들 ‘바퀴둥절’이라는 살충제의 작명 센스에 크게 감명받은 적이 있다. 책 속 ‘해충 3대장’의 이름들도 이에 못지않다. 1막을 화려하게 연 주인공은 모모, 바로 모기다. 모모는 조카들과 함께 산다. 이들은 아직 어려서 피맛을 모른다. “이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건 빨간 음료야. 절대 궁금해하지도 말고 찾으려 하지도 마.” 모모가 이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동생이 인간의 손에 죽는 걸 봤기 때문이다. ‘인간들에게는 솔솔 뿌리기만 하면 모든 음식이 맛있어지는 마법의 가루가 있다고 하던데…’ 모모가 킁킁대며 찾아낸 건 다름 아닌 라면 수프였다. 그 안으로 들어가는 모모. 다음 장엔 단 한 글자가 적혀 있다. 짝. -
그림책 여기저기 둘러봐도 이런 엄마 없습니다 세상엔 다양한 엄마가 존재한다. 신들린 떡 썰기로 아들을 깨우친 한석봉 엄마도 있고, 교육을 위해 묘지로 이사를 간 맹모도 있다. 내 자식에게만 한정된 사랑을 베푸는 팥쥐 엄마도 있고, 모든 이가 자식인 마더 테레사도 있다. 여기 “엄마, 어디 가?”라고 묻는 아이에게 “저~어기”라고 답하는 장난기 많은 엄마가 있다. “저기가 어딘데?” “저기는 저기지!” “그.러.니.까. 게임장? 놀이동산?” “아니~ 거의 다 왔어” “여기는 어딘데” “여긴 여기지!” “그게 무슨 말이야!” “있어~” 아이는 결국 폭발한다. “으으으으으으, 아 좀!” 좀 걷다보니 저 멀리 바닥 분수가 보인다. 또래 아이들과 그들의 엄마 아빠들이 ‘흠뻑쇼’를 즐기고 있다. ‘와아, 꺄, 하하’ 같이 즐기다보니 시원함이 몰려온다. 다음 여정은 과일가게다. 수박을 베어 무니 달콤함이 밀려든다. 둘은 수박 하모니카를 불면서 다시 길을 나선다. “엄마, 등에 뭐야?” “으악 매미다” 엄마와 아이는 데굴데굴 구르며 넘어진다. 그런데 이 둘, 바닥에 누워 깔깔 웃기 바쁘다. -
그림책 할아버지가 하늘로 갔대요, 영영 이별이란 게 이런 건가요 하늘에서 너를 돌봐줄게마티나 쉿쩨 지음 | 도로테 뵐케 그림백다라·백훈승 옮김리시오 | 24쪽 | 1만6000원 ‘엄마가 전화 중이에요. 피코가 아프대요. 그래서 병원에 있대요. 엄마는 울어요. 엄마가 왜 울까요?’ 피코는 꼬마 파블로의 할아버지다. 오픈카에 손자를 태우고 흰머리 휘날리게 씽씽 달리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할아버지다. 파블로가 드럼을 치면 그 옆에서 하모니카를 분다. 체스 두는 것과 여행을 좋아한다. 그가 비행기에 오르면 파블로가 꼭 전화를 건다. “여행 잘 다녀와, 보고 싶을 거야!” 그럼 피코가 답한다. “기르디.” 이건 둘만의 암호다. -
그림책 ‘씨씨씨를 뿌리고~꽃이 폈어요’ 어쩌면 그다음 이야기 치코김순현 지음비룡소 | 44쪽 | 1만6000원 ‘어느 날, 숲이 까맣게 탔어. 많은 게 망가졌지. 살 곳을 잃은 벌레들은 하나둘 짐을 싸서 떠나갔어. 숲에서 가장 작은 벌레인 치코만 빼고 말이야.’ 치코의 모습을 굳이 설명하자면 서 있는 땅콩 같기도 하고, 발 달린 새끼손가락 같기도 하다. 몸은 작고 약하지만 배포 하나만큼은 여느 벌레들보다 크다. 치코는 검게 변한 땅을 살려보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흙을 돌보는 일은 쉽지 않다. 다른 벌레들의 무심한 발짓과 철없는 호기심은 가꿔놓은 흙들을 여기저기 망가뜨렸다. -
그림책 친구와 웬수는 한 끗 차이…다 맘먹기에 달렸다 너를 용서할게 알렉스케라스코에트 지음 | 이다랑 감수터치아트 | 40쪽 | 1만6700원 고작 반나절의 일이다. 그러나 알렉스에게도 친구에게도 참 긴 시간이었다. 미안하고 속상하고 슬펐다가, 다시 즐겁고 기쁘고 아무렇지 않게 되기까지. 학교에 온 아이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저마다의 놀이로 분주하다. 삼삼오오 모여 구슬치기도 하고 농구공을 주고받으며 뛰어다니기도 한다. 벤치가 있는 쪽에선 피터가 자신이 그린 그림들을 나열하고 있다. 벤치는 곧 전시장이 되고 모여든 친구들은 함께 보며 즐거워한다. -
그림책 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돌도 그렇다 딱 맞는 돌을 찾으면메리 린 레이 글·펠리치타 살라 그림김세실 옮김 | 피카 | 44쪽 | 1만6000원 이 책은 어른의 눈높이에서 보면 ‘김춘수 꽃’의 ‘돌’ 버전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듯 관심을 주었을 때 비로소 서로에게 의미가 생기는 ‘돌’이 있다. 암석은 암석대로 조약돌은 조약돌대로 다 쓸모가 있다. 그리고 그 쓸모와 특별함은 애정 어린 ‘발견’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속세에서 쓰는 ‘돌 보듯 하라’는 말은 아이들 세상에선 다른 의미다. -
그림책 넌 강아지고 난 고양이야…근데, 그게 어때서? 따로 또 같이 갈까?브렌던 웬젤 지음 | 김지은 옮김올리 | 48쪽 | 1만5000원 본은 강아지고, 벨은 고양이다. 둘은 함께 산다. 이들에게 집 밖 세상은 궁금한 것투성이다. 오늘도 새로운 탐험에 나섰고, 둘은 다시 집으로 향한다. “잠깐이면 될 거야, 온종일 걸릴 수도 있고.” 마지막 페이지에 당도하면 알게 된다. 이 말이 곧 ‘스포’였다는 것을. -
책과 삶 잘 벼른 펜으로 시대의 정곡 찔러 이 책은 잘 벼려낸 ‘그때’의 뉴스다. 한 아들의 에세이고, 분야를 망라한 문화평론이다. 또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낸 위인전이다. ‘묵언’은 이름 석 자로도 충분히 ‘다방면’인 김택근의 칼럼집이다.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글과 20여년 동안 발표한 산문을 담았다. 한 줄로 세상의 정곡을 찌른 편집기자, 등단 시인, 칼럼니스트. 대표할 수 있는 직함만도 여러 개다. 그의 펜이 어디로 어떻게 향하느냐가 그의 수식어를 결정한다. -
경향신문 양희도 기자, 제253회 ‘이달의 편집상’ 한국편집기자협회는 제253회 이달의 편집상 문화스포츠 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 양희도 기자(사진)의 ‘테스트냐 베스트냐’를 선정했다. 월드컵을 앞둔 벤투호의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선택지를 고민하는 감독의 상황을 여덟 글자로 압축, 재치 있게 전달했다. 문화일보 권오진 기자의 ‘女權과 政權의 격돌…이란에 타오른 人權’이 종합 부문, 경남신문 강희정 기자의 ‘내가 Green 지구 함께 Green 내일’이 경제사회 부문, 한국경제 윤현주 기자의 ‘난 내 食대로 살래’가 피처 부문, 경기일보 김혜수 기자의 ‘멀어지면 세대차이 다가서면 우리사이’가 기획이슈 부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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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가족의 비극에 짓눌린 중2의 성장통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조우리 지음문학동네 | 208쪽 | 1만2500원 “그냥 모르는 척하는 게 낫겠지? 뭐랄까, 비극의 사이즈가 크잖냐.” 들어버렸다. 통화 중인 담임선생님의 목소리를. 선생님을 기다리던 현수는 교실을 박차고 나와버렸다. 그 무섭다는 열다섯 ‘중2’ 현수가 두려워하는 건 본인의 존재감이다. 누군가에게 인식되는 게 싫다. 아니 더 정확히는 집이 망해 일용직 노동자 아버지를 둔 최현수, 엄마까지 알코올중독자인 가여운 최현수가 되는 게 끔찍하다.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은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깊은 슬픔에 침식당한 현수의 5년에 관한 이야기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동생 혜진이의 실종이었다. -
경향신문 홍경진·조현준 기자 ‘이달의 편집상’ 한국편집기자협회는 제249회 이달의 편집상 피처·기획 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 홍경진 기자의 ‘가지 맛은 뻔하다? 가지가지 맛에 반하다’와 조현준 기자의 ‘42년, 풀지 못한 그날의 진실…오월 광주가 묻습니다’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가지 맛은 뻔하다?…’는 중의적 제목과 이미지 활용으로 직관적이면서도 재치있게 가지의 맛을 지면에 담아냈다. ‘42년, 풀지 못한…’은 독자 참여형 지면 편집으로 5월 광주의 의미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