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영
경향신문 기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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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다시 청춘이라면, 사랑을 포기할까 ‘청춘은 들고양이처럼 재빨리 지나가고 그 그림자는 오래도록 영혼에 그늘을 드리운다.’ 소설 <천진 시절>을 읽으면서 문득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에 나오는 이 글귀가 떠올랐다. 인생의 푸른 봄을 살았으나 빛깔도 온기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시절. <천진 시절>은 중국 동북 출신의 마흔세 살 여성 ‘상아’의 20년 전과 지금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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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날’ 12월25일 용띠해, 여성들의 사치와 방종이 극에 달한다? 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 1999년 12월25일 용띠해의 국운 ‘풍운 속 작은 발전’ 20년 전 성탄절, 경향신문 6면에는 ‘2000년 나라 운세는’이라는 재밌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당시 나라 전반에 걸친 국운을 짚어내 화제가 됐다는 2명이 주역점으로 예측해 본 국운이라는데요, 그때를 돌아보면서 같이 한번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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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문희상, 탐욕에 찌든 괴물···이인영은 정권의 중간보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어제 밤 통과된 예산안을 두고 문희상 국회의장과 민주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정의당을 향해 분노를 토해냈다.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날치기에 항의하기 위해 농성 중입니다”라고 글을 시작한 장 의원은 문 의장을 향해 “탐욕에 찌든 괴물의 모습”이었다며 “입법부 수장이 아니라 정권의 꼭두각시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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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도시의 밤, 없는 듯 있는 그들의 꿈은? ‘대숙청 2018. 01. 27 04:42 … 송 주임의 칼날에 조장급 경비원 대부분이 날아갔다. 2년을 주기로 일어나는 일이다. … 비현실적인 것을 원하면 나중에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스물다섯 청년이고, 서울역을 나서면 보이는 크고 높은 서울스퀘어 건물에서 일한다. 직업은 야간 경비원이다. <야간 경비원의 일기>는 2018년 한겨울부터 초봄까지의 이야기를 블로그 형식으로 담아낸 실험적 소설이다. 실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조합하는 글쓰기 방식을 즐겨 쓰는 작가 정지돈의 스타일이 묻어나지만 시니컬한 발랄함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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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과학적으로 가능한 슈퍼히어로 초능력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아이언맨과 헐크의 가장 큰 차이가 뭔 줄 알아? 유도리여. 아이언맨은 유도리가 있으니께 명품 빼입고, 헐크는 그게 없으니께 헐벗고 댕기는 거라고.” 열정만 가득한 후배 경찰에게 파출소장이 건네는 농이다. 웃자고 한 말이지만 문득 궁금하긴 했다. 왜 헐크는 ‘유도리’, 즉 융통성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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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소녀, 평등한 연애를 시뮬레이션 해보다···성인지 보드게임 ‘위캣두잇’ 구로여성회가 2019 서울시성평등기금에 선정돼 개발한 청소년 성인지 보드게임 ‘위캣두잇’이 18일 첫 선을 보였다. 청소년들의 연애는 공공연하게 이뤄지지만 그들이 제대로 올바르게 만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은 쉽게 찾을 수 없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일방적이 아닌 참여형 성인권 교육 수업에 목말라 했다. 이에 구로여성회는 올 봄부터 체험형 보드게임 개발에 착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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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이성애의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사랑 ‘팀장님, 얼마나 다행인가요. 팀장님이 결혼한 분이어서. 우리가 서로의 취향이 아니어서.’ 이 장면을 사람들은 머릿속에서 어떻게 그릴까. 남자 상사와 여자 직원? ‘커밍아웃’하자면 주인공 팀장은 유부녀 양성애자 레이고, 독백의 주인공은 동성애자 효주다. 둘은 퀴어 축제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인생은 언제나 무너지기 일보 직전>은 퀴어 단편 소설집이다. 성소수자들의 삶과 사랑을 아홉 개의 단편으로 엮었다. 위에 나오는 이야기는 윤이형 작가의 ‘정원사들’ 속 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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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글로만 보았던 책, 재료와 속살을 보다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대형서점에 들어서면 풍겨오는 특유의 ‘향’이 있다. 눈을 감고도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있게 하는 그 냄새. 종이 향과 비슷한 그 공기는 왠지 독서라는 행위의 설렘지수를 높여주는 것 같다. <책의 책>은 그런 책이다. 그야말로 당신이 몰랐던 ‘책에 관한 모든 것’이다. 일단 표지가 남다르다. ‘여기는 책입, 여기는 책발, 여기는 책머리’라고 설명해주는 표지라니. 머리띠 싸개, 책홈, 책등이 책의 어느 부분인지 아는가. 혹자에게는 과한 정보, 요샛말로 ‘TMI’일 수 있겠으나 그게 이 책의 매력이다. 책을 ‘애정’하였으나 글만 봤던 이들에게 책을 어떻게 더 사랑해야 하는지 <책의 책>은 몸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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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역시 청문회를 했어야···버스는 이미 떠났다” “역시 청문회를 했어야…” 박지원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의원은 2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청문회를 했어야 더 많은 검증과 답변을 받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버스는 이미 떠났다.” 박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SNS)에 줄곧 “한국당은 모친 부인 딸은 인도적 차원에서 증인 신청 말고 그 외 증인은 민주당에서 응하라”고 제안했었다. 한국당이 한발 물러서자 ‘청문회 열차가 떠난 뒤 손 흔드는 격’이라며 한국당이 ‘자기 꾀에 자기가 속는다’는 속담을 실천했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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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날’ 9월3일 “겨우 소주 마시다 룸살롱 들어간 듯” 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오늘은 경향신문 ‘말 속의 말’ 코너를 통해 1999년 9월의 이날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시대를 불문하고 말은 중요한 ‘도구’입니다. 천냥 빚을 갚기도 지기도 하고, 누군가를 베기도 하지요. 20년 전 이날 오간 말들로 그때로 타임슬립 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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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스스로 쌓은 ‘차이’란 담장을 넘어 풍경 같은 삶이 있을까.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면 나는 풍경이 될까.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림’으로 박제하고 싶은 건 그래서일 것이다. <나의 삶이라는 책>은 그 반대다. 힘들고 비루했던 시절, 그때의 ‘나’와 가족 그리고 나라를 종이에 글로 박제했다. 타인의 삶이 궁금한 건 아름다움을 기대해서가 아니다. 저자 알렉산다르 헤몬의 삶은 이에 부응하지만 그는 또 그걸 무겁지 않게, 어둡지 않게 풍경화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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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날’ 8월13일 TTL에 열광하고 한컴이 괄목상대하던 시절 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오늘은 20년 전 8월 13일 경향신문에 실린 광고를 살펴볼까 합니다. 광고 속에는 상품뿐 아니라 한 시대가 담겨있기도 한데요, 1999년 신문 광고를 보면서 20세기 말로 추억여행 떠나보시죠. ■ 1999년, ‘처음 만나는 자유, 스무살’ ‘처음 만나는 자유, 스무살’을 외쳤던 소녀를 기억하십니까. 당시 17살이었던 임은경은 이 이동통신 광고 하나로 등장하자마자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지금은 010 시대가 되었지만 이때는 011·016·017·019 등 앞 번호만 보면 그 사람이 어떤 통신사를 쓰는지 알 수 있는 시대였죠. 이 광고가 눈길을 끌었던 건 SK텔레콤이 젊은 층을 타겟으로 TTL이란 브랜딩을 시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스피드 011’이란 빠르고 잘 터진다는 이미지는 있었지만 왠지 딱딱한, 어른의 느낌이 있었고 이는 고객 확장에 한계가 있었을 겁니다. 이 광고는 대박이 났고, 당시 스무살들은 이동통신이 아닌 ‘TTL’을 소비했습니다. 그때의 스무살들은 지금 마흔의 문턱을 지나고 있겠죠. 광고 모델인 임은경도 이후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 영화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혔고, 얼마 전에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서른일곱 그녀의 근황을 알리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