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구재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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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소셜테이너와 이명박 미국의 가수 존 바에즈와 배우 제인 폰다는 베트남 전쟁 당시 “아메리카의 양심”을 외치며 반전운동의 선봉에 섰다. ‘도나 도나’ ‘메리 해밀턴’ 등의 노래로 유명한 바에즈는 1961년 밥 딜런과 함께 인종차별 철폐운동을 벌이며 미국 사회의 모순에 눈떴다.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자 반전평화운동에 나선 그는 ‘요주의 인물’로 분류돼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뒤에도 바에즈는 “베트남 정권의 인권탄압을 막아야 한다”며 문화계 인사 83명의 서명을 받아 뉴욕타임스 등 5개 일간지에 의견광고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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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소방관의 죽음 1998년 미국 보스턴에서 소방관 6명이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소방관들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빌 클린턴 대통령의 추모 연설은 수많은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클린턴은 “소방관들은 ‘누가 우리를 구해 줄 것인가’라는 물음에 ‘여기 내가 있습니다. 나를 보내 주십시오’라고 응답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2001년 9·11 테러 때 뉴욕 소방대원들의 활약상은 전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당시 소방관 347명이 순직했다. 이들은 필사적으로 도망쳐 나오는 사람들의 물결을 거슬러 세계무역센터 빌딩으로 뛰어들었다. 소방관들은 “왜 가느냐”는 물음에 “내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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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무릎 꿇은 엄마들 장애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강서구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큰절까지 했다. “때리시면 맞겠다”며 특수학교를 설립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장애학생을 뒀다는 이유로 ‘죄인’이 된 한 엄마는 마이크를 잡고 울먹이며 말했다. “장애아동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부모이고, 저도 부모입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특수)학교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자 한 남성 주민이 “저게 100% 쇼라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야”라고 했다. 지역 주민을 대표해 나온 한 여성은 “강서구에는 기피시설이 죄다 모여 있다. 못사는 지역을 생각해달라고 하는데 언론은 ‘님비’라고 하거나 집값 때문에 반대한다고 왜곡보도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지켜본 장애학생의 아빠는 “(특수학교는) 절대로 혐오시설이 아니다”라고 강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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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청년 추방 미국인들 사이에는 국경을 넘어와 불법체류하는 멕시코인을 혐오하는 표현이 꽤 있다. 멕시코인들은 왜건 승용차에 가족들을 태우고 심야에 경비병들이 잠든 틈을 타 국경을 넘곤 한다. 미국인들은 이른바 ‘개구멍 루트’를 통해 국경을 넘는 멕시코인들을 ‘못된 곤충떼’라고 힐난한다. 멕시코의 리오브라보강을 건너 미국으로 들어오는 멕시코인들은 ‘추악한 악어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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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2인자의 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는 리그최고 타자다. 좌타자 최초로 4연속 시즌 100타점을 돌파했다. 전인미답의 4연속 시즌 3할-30홈런-100타점에도 도전하고 있다. 프로입단 15년차인 그는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적이 없다. 1인자의 자리에 한번도 오르지 못한 것이다. 최형우는 지난달 “영원한 2인자로 남겠다”고 했다. 1인자가 되겠다는 꿈을 접었다는 것이다. “솔직히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영원한 2인자로 좋은 성적을 올리자고 생각하니 오히려 홀가분해졌다.” 그가 편 ‘2인자론’은 새겨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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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임시공휴일과 호모 루덴스 네덜란드의 역사문화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간의 유희적 본성에 주목했다. 그는 1938년에 펴낸 <호모 루덴스>에서 “모든 문화현상의 기원은 놀이에 있고, 인간은 놀이를 통해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호모 루덴스는 ‘놀이하는 인간’이란 뜻으로 인간은 놀고 즐기는 존재라는 것이다. 하위징아와 달리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는 현생 인류에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라는 라틴어 학명을 붙였다. 린네는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이성적 사고를 하고, 허구적 상상을 하며, 상징체계를 사용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근대 산업사회가 도래하면서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인간의 본성을 도구를 사용하는 데서 찾았다. ‘도구의 인간’ 또는 ‘만드는 인간’이란 의미의 호모 파베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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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100원 택시 마실, 희망, 따복, 효도, 섬김….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대중교통 낙후지역 주민들을 위해 운영 중인 공공형 택시의 이름이다. 택시 이용료는 지역마다 다르다. 전남 무안의 ‘부름택시’, 충남 서천의 ‘희망택시’, 충남 아산의 ‘마중택시’는 100원이다. 경남 합천의 ‘행복택시’, 울산시의 ‘마실택시’, 전북 완주의 ‘통학택시’는 1000원이다. 경기도의 ‘따복택시’, 강원 양양의 ‘희망택시’는 시내버스 요금만 내면 이용할 수 있다. 통칭 ‘100원 택시’로 불리는 이 제도를 운영 중인 지자체들은 고령층과 저소득층에게 우선적으로 이용권을 나눠준다. 100원 택시를 이용하려면 시·군청 등에 마을 단위로 신청하면 된다. 주민들이 택시 이용료를 내면 나머지 비용은 시·군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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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마봉춘 실종사건’이라는 비극 마봉춘. 한때는 정겨웠던 이름이다. 하지만 지금은 잊혀진, 과거형의 이름이다. MBC 구성원들은 마봉춘을 그리워하고 있다. 거리에서, 광장에서, 방송국에서 “돌아오라 마봉춘!”을 외치고 있다. 올해로 10년째다. 2006년 나경은 아나운서가 <무한도전>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목소리만 출연했다. 누구냐고 묻자 그는 “MBC”라고 했다. 그러자 유재석이 “MBC가 이니셜이면 혹시 이름이 마봉춘?”이라고 되물었다. 그때부터 누리꾼들은 MBC에 마봉춘이란 애칭을 붙여줬다. 당시만 해도 MBC는 로고송대로 ‘만나면 좋은 친구’였다. 지금처럼 뉴스·시사·교양 프로그램 시청률이 낮지 않았다. ‘정권의 나팔수’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도 않았다. 돌이켜보면 마봉춘으로 불렸던 때가 MBC의 전성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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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바오바브나무 꽃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에는 바오바브나무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어린 왕자가 사는 작은 별 B612에는 바오바브나무 씨앗이 널려 있었다. 바오바브나무의 뿌리가 작은 별에 구멍을 뚫어 산산조각을 낼 것을 걱정한 어린 왕자는 “부지런히 싹을 뽑아 없애 버려야 한다”고 했다. 생텍쥐페리는 ‘쓸데없는 욕심’을 바오바브나무에 비유한 것이다. 하지만 바오바브나무는 꽤 쓸모 있는 나무다. 높이 20m, 둘레 40m까지 자라는 이 거목(巨木)은 세네갈 말로 ‘1000년의 나무’라는 뜻이다. 아프리카의 사바나 기후에서 주로 자라는 바오바브나무의 수령은 2000년에 이른다. 땅속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줄기에 수분을 저장해 건조한 기후에서도 자라는 생명력 강한 나무인 것이다. 바오바브나무군은 마다가스카르섬에 6종, 아프리카에 2종, 호주에 1종 등 전 세계적으로 9종이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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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근로기준법 59조의 ‘덫’ ‘근로기준법 59조.’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대표적인 악법’으로 규정하고 폐기를 요구해온 법 조항이다. 민주노총·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는 그제 기자회견을 열어 “장시간 노동을 합법적으로 용인하는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어제 국회에서 열린 ‘사람 잡는 근로기준법 59조 폐기를 위한 현장 노동자 증언대회’에서 “연장근로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어 ‘묻지마 장시간 노동’을 합법화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은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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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해직기자 노종면의 도전 노종면. 보도전문채널 YTN의 해직기자다. 시민들이 지어준 YTN의 애칭 ‘윤택남’의 전성시대를 이끈 주역이다. 그는 2003년 보도국 기자 시절 YTN 정오 뉴스 프로그램 중간에 <돌발영상>을 처음 방송했다. 정치인과 유명 인사의 발언이나 행동, 비하인드 스토리를 풍자형식으로 엮은 <돌발영상>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노종면의 인생행로는 2008년 7월 이명박 대선후보의 언론특보를 지낸 구본홍 사장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면서 180도 바뀌었다. 당시 YTN 노조위원장이었던 그는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이끌다 해직됐다. 이듬해 3월엔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해직 이후 ‘용가리통뼈 뉴스’의 운영과 인터넷방송 ‘뉴스타파’ 앵커, 뉴스네트워크 ‘일파만파’ 대표 등을 지낸 그는 YTN 복직을 꿈꿔왔다. 하지만 회사 측의 거부로 번번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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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착한 기업과 ‘갓뚜기’ “오뚜기를 ‘갓뚜기’로 불러야 한다.” 지난해 11월 촛불집회 열기가 달아올랐을 당시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식품업체 오뚜기에 대한 찬사의 글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신의 영어(God) 발음 갓과 오뚜기의 합성어인 ‘갓뚜기’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그뿐 아니다. 오뚜기가 만든 제품에 대한 구매운동을 벌이자고도 했다. 흔치 않은 일이었다. 1969년 풍림상사로 출발해 1996년 법인명을 바꾼 오뚜기가 ‘갓뚜기’로 불리며 ‘착한 기업’으로 평가받은 것은 불법과 탈법을 일삼는 국내 재벌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