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경향신문 기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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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피아 어떻게 하면 환경 보호를 의무감이 아닌 즐거움으로 여길 수 있을까 지난 6일 장년층이 중심이 된 ‘60+기후행동’ 등은 “(정부가) 노년층의 생명권 보호 의무를 저버렸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주로 저소득층,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가혹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는데요. 인간뿐 아니라, 특히 기후변화에 취약한 동식물들이 빠른 속도로 멸종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 발표되었습니다. 기후위기는 실로 중대한 문제고,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문제가 시급한 건 알겠지만 구체적으로 와닿지 않아 별다른 실천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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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피아 단단한 틀에 갇힌 생각과 마주할 ‘용기’…세상을 좀 더 낫게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설 연휴도 벌써 어언 2주가 지났습니다. 독자님들께선 설 명절을 잘 보내셨나요? 근래 저는 ‘명절 대화’를 다룬 기사들을 읽으면서 조금 어리둥절해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거의 99%가 “피차 불편해지는 이야기는 피하라”고 똑같이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런 글들을 보다보면, 명절 밥상에서 ‘정치 얘기’를 꺼내지 않는 것은 ‘예의’ ‘에티켓’의 영역 같은데요. 정치 얘기란 꼭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라는 차원에만 국한되었다기보다는 세금, 환경, 노동 등 여러 현안이나 우리의 삶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아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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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피아 최고의 능력은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최근 <신경끄기의 기술> 등을 쓴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맨슨이 우리나라를 찾아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하다’라는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맨슨은 영상에서 ‘모 아니면 도’라는 한국인의 뿌리 깊은 사고방식을 소개했는데요. 그는 분야 상관없이 모두가 일제히 정상을 향해 가열차게 ‘노력’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에 주목했습니다. 이런 ‘K노력’의 중심에는 ‘능력 있는 자’가 모든 것을 가져간다는 ‘능력주의’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문득 조금 엉뚱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그간 ‘능력주의’에 대해선 이런저런 말을 해왔지만, 과연 그 ‘능력’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을까 하는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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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피아 “아프면 죽어야지” 아닌 “아파도 괜찮다” 말하는 사회 지난해 11월 통계청이 ‘인생의 대차대조표(국민이전계정 표시)’를 발표했습니다. 0세부터 85세까지 그래프를 그려 흑자 구간과 적자 구간을 나눈 것인데요. 댓글에는 ‘젊었을 때 바짝 벌지 않으면, 적자 구간에 답이 없다’ ‘결국 나이 들면 돈밖에 의지할 곳이 없다’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으레 ‘늙음’이나 ‘병’과 관련된 기사의 단골 반응인 ‘아프면 죽어야지’ 등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습니다. 단지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더라도 ‘슈퍼맨’이 되어야 하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프거나 나이가 들거나 가족이나 본인이 장애를 갖게 되면 ‘힘듦’을 넘어 거의 가족의 생사가 걸린 문제가 되는데요. 그 안에서 우리는 누구에게 도움을 받기도 어렵고, 오로지 스스로 헤쳐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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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피아 근거 없는 주장들 속 길 잃은 자여, 대화의 ‘각주’를 찾으시라 지난달 말 미국의 가장 오래된 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가 2023년 올해의 단어로 ‘Authentic(진짜의)’을 선정했다고 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그럴 듯한 가짜’를 잔뜩 만들어내게 된 시대에 ‘진짜’의 가치가 한층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죠. 오늘날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 듣는 것을 믿지 못하게 됐습니다. 올해 초엔 AI로 만들어낸 트럼프 체포 사진, 혐오 발언을 하는 조 바이든의 가짜 영상 등이 이슈가 되기도 했고요. 다만, 이를 ‘AI의 문제’로 바라보면 문제의 본질을 놓치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애초에 사람들이 믿고 싶은 걸 믿는 데는, 대단히 그럴듯한 구실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이점이 다가온 시대’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고작 몇바이트짜리 텍스트에도 잘 속고, 천장 얼룩에서 신의 얼굴을 보고, 신묘한 최신식 기술로 100만원을 1억원으로 만들어준다는 유의 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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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약자의 소리 키우는 앰프가 되려는 결심 “세상의 중요한 소리는 작게 들린다. 세상의 소음이 그것을 가리기 때문이다.” <사람을 목격한 사람>의 서문에서 고병권은 말한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자극적인 뉴스에 지쳐 ‘뉴스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정말로 중요한 뉴스엔 얼마나 귀를 기울여왔나? 저자는 이 책에서 “싸구려 앰프”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그가 장애인 농성장에서 작고 청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은 앰프를 쳐다보다 문득 떠올린 결심이다. 비록 볼품없지만 세상의 관심이 절실한 이들의 자리 곁을 겸손하게 지키며, 최대한 이들의 ‘중요한 소리’를 멀리까지 실어 보내기 위해서다. 이는 그가 수년간 수많은 투쟁의 현장을 지키며 칼럼을 써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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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여덟 살에 혼자 짊어진 돌봄의 무게 엄마를 데리고 병원에 다녀오는 길 전철 안이었다. 갑자기 엄마가 ‘나’의 뺨을 때리곤 대자로 드러누웠다. 일제히 시선이 쏠렸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나’는 초등학생이다. 그리고 이는 <만 년 동안 살았던 아이>의 저자 나가노 하루가 일상적으로 겪었던 ‘흔한 일’ 중 하나다. 나가노 하루가 여덟 살이 되던 해 어머니는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어머니는 한때 화가를 꿈꿨지만 병이 생기면서 순식간에 일상적인 삶마저 힘들어졌다. 주변에 도움을 받을 만한 친척도 없었고, 아버지는 이혼하진 않았지만 존재감이 희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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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반세기의 미스터리‘로젠한 실험’ 추적기 1973년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데이비드 로젠한이 주도한 한 실험이 정신의학계를 뒤흔들었다. ‘가짜 정신병 환자’ 8명이 정신병원에서 조현병 등의 증상을 버젓이 인정받고 입원해 수천개의 약을 투약받은 것이다. 이 가짜 환자들은 교수, 저명한 화가 등 정신병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이들은 단지 아주 사소한 연기만으로 정신병원의 문을 뚫을 수 있었다. ‘로젠한 실험’은 정신의학 진단, 치료의 신뢰성을 근간에서 무너뜨리는 실험이었고 대중의 시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수재나 캐헐런은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에서 이 저명한 ‘로젠한 실험’에 대한 정보가 지나치게 불충분하다는 점에 착안하고 집요한 추적을 통해 시계바늘을 50년 전으로 되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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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피아 ‘못’ 사는 게 아니고 ‘안’ 산다는, 미니멀한 환상 다이소가 올해 ‘3조 매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주방용품, 생필품, 화장품 등을 다이소에서 일상적으로 사게 됐습니다. “월급만 빼고 모두 오르는 시대”에 부담 없이 무엇이든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죠. 올해 겨울부턴 다이소에서 겨울용 플리스까지 판매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싸게 한철 입고서 버릴 수 있겠다”고 말합니다. 미니멀리즘, 가성비의 시대입니다. 물건에 대한 욕심이 없고 무던할수록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 대량 생산 시대의 ‘가성비’에 맞춰 할인상품을 잘 먹고, 아무 물건이나 써도 별 불만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 대체로 아무거나 잘 먹고 잘 씁니다. 무료로 받은 필기구도 많이 쓰고, 가구는 이케아에서 한번에 샀습니다. 저는 내심 그런 저의 성정을 기껍게 생각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사는 편이 돈도 자연히 절약되고,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쏟을 필요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가끔 이런 삶의 태도는, 그냥 테트리스처럼 맞는 자리에 꼭 박혀 들어가기 위해, 스스로를 나무토막처럼 만든 결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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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피아 독일 할버슈타트 단 하루의 공습…폐허가 된 도시, 무너진 건 건물만이 아니었다 ‘할버슈타트 공습’의 메시지 지난 1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위치한 ‘알아흘리 병원’에 폭탄이 떨어져 민간인 최소 500명이 사망했습니다. 그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폭격 원인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대립해왔는데, 언론사와 분석가들이 여러 방송, CCTV 등을 꼼꼼하게 분석한 결과 가자지구 쪽에서 날아온 폭탄 파편이 병원에 떨어진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폭격 지역의 위성사진, 쏘아올려진 폭탄의 낙하 궤도를 다양한 관점에서 뜯어 분석한 외신 보도 영상들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깜깜한 하늘 위로 작은 별똥 같은 것이 반짝반짝하더니 금세 꼬리를 끌며 사라집니다. 그러다가 땅의 일부가 조금 밝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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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럼피스킨병’ 4번째 확진 발생...추가 피해 늘어날듯 21일 충남 서산에서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추가로 나오면서, 전날 최초 확진에 이어 이틀간 총 4건의 확진이 발생했다. 여전히 각지에서 럼피스킨병 의심 증상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피해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도는 21일 서산시 젖소 농가에서 이날 럼피스킨병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농장은 전날 국내 첫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농가에서 반경 3㎞ 이내에 있다. 젖소들이 식욕부진 증상을 보이자 농장주가 방역 당국에 신고했고, 충남도 동물위생시험소 검사에서 1차 양성판정이 나온 데 이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최종적으로 양성 판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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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11주년 ‘무거운 표정’···이정미 “답 찾겠다” 심상정 “괴로워”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창당 11주년인 21일 열린 기념식에서 “지난 11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정의당은 고장도 나고 수리도 필요해졌다”면서도 “정의당이 가야 할 항해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21일 이 대표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내 고(故) 노회찬 전 대표 묘역에서 열린 ‘창당 11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1년간 당 대표로서 정의당을 고쳐 세우려 했지만, 아직 국민들의 부름에 가닿지 못했음을 느낀다”고 지난 세월을 평가했다. 이어 “11년 차 정의당 앞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수많은 난관이 펼쳐져 있지만 항해의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며 “생태사회의 깃발을 높이 들고, 우리 사회 불평등과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길에 가장 앞서 달려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