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재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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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 조지 오웰의 경고는 팔레스타인 땅에서 실현됐다 팔레스타인에서는 파괴와 건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 측 공습과 포격, 민간인 대상 발포가 끊이지 않는다. 서안에서는 팔레스타인 마을이 철거되고, 동예루살렘에서는 팔레스타인 사람의 집이 강제로 몰수·파괴된다. 팔레스타인 사람이 쫓겨난 땅에는 정착촌이 건설된다. 팔레스타인 사람의 삶의 터전을 조각조각 끊어놓은 자리에 ‘삶의 직조’라는 이름의 도로가 놓인다. 실제 행위에 정반대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이 소설 <1984>에서 언급한 ‘이중사고’는 이런 행태를 꼬집은 단어다. 비판을 차단하고, 전체주의 체제를 미화하기 위한 장치다. -
신간 사춘기 아이는 부모의 감시로부터 벗어날 권리가 있다 사춘기 잠복수사 박경미 지음·메디치미디어·1만8000원 사춘기는 모든 부모가 겪는 최대 위기다. 자녀는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가 된다. 전과 다른 말과 행동에 이유가 있겠지만 엄마·아빠에게 쉽사리 말해주지 않는다. 온갖 험악한 현장을 겪었던 18년차 베테랑 경찰관도 엄마로서는 무력했다. 묻는 말에 “어” 한마디로 일관하는 자녀의 ‘묵비권’ 앞에서 울화가 치밀지만, 혼내고 윽박지르면 아이의 침묵은 더 깊어진다. 저자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 익숙했던 경찰관의 눈을 거두고, 사춘기라는 ‘미제 사건’에 접근하기로 했다. -
“팔레스타인은 죽어서도 인간성을 증명해야 한다”…‘완벽한 피해자’ 저자의 일침 2009년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를 급습했을 때 한 남자의 세 딸을 살해했다. 그 아버지는 나중에 <그러나 증오하지 않습니다>라는 책을 냈다. 출판사의 책 소개 글은 죽은 딸을 언급하기도 전에 이 아버지가 하버드에서 공부한 의사로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화해에 헌신했고 양쪽의 환자를 모두 치료한, 여성 교육을 강조한 인도주의자라고 강조했다. -
“단 한 명의 가자 아이도 남겨선 안 된다”…이스라엘 폭력에 ‘가자는 지상 지옥’ 내가 죽어야 한다면/ 당신은 살아야 합니다내 이야기를 전하고/ 내 물건을 팔아한 조각의 천과/ 몇 가닥의 실을 사서(하얗고 긴 꼬리가 달린 것으로 만들어주세요)가자에 있는 아이가/ 하늘을 바라보며아무에게도/ 자신에게도자신의 육신에도/ 작별 인사를 하지 않고불길 속에서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면서당신이 만든 내 연이 하늘로 솟구치는 것을 볼 때잠시 사랑을 되찾아 주는천사가 거기에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만약 내가 죽어야 한다면그것이 희망을 가져다 주기를그것이 하나의 이야기가 되기를 -
“한국이 자유를 쟁취했듯…팔레스타인도 자유롭게 살 자격 있다”…유엔 특별보고관의 증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민족을 상대로 제노사이드(집단살해)를 저지르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을 ‘팔레스타인인이라는 이유로’ 표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든 노인이든, 걷고 있든 휠체어에 앉아 있든, 의사든 언론인이든 공무원이든 경찰이든 전투원이든 상관없이 모두를 ‘하마스’와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있다. 국가원수, 총리, 국방장관 등 수많은 정치인으로부터 제노사이드 선동이 쏟아졌고, 팔레스타인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
신간 당신의 ‘생각’은 안녕하신가요 생각을 외주화한 사람들 정재민, 김영주 지음·더스퀘어·2만1000원 AI 모델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으면서 우리는 생각을 AI에 외주화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숏폼 영상이 우리의 주의력을 훔쳐간다면, AI는 우리의 사고 능력을 약화하고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인지 능력이 낮아진 세대가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언론학자인 저자들이 AI가 가져올 수 있는 진짜 불평등은 인지적 격차라고 주장한 이유다. 기억은 데이터센터의 메모리에, 사고는 AI 모델에 의존하면서 ‘지능의 자진 반납’ 상태에 빠졌다. -
“미국의 건국 250년은 자유가 아닌 학살의 역사…트럼프는 가장 미국적인 인물” 미국은 지난 7월 4일 건국 250주년을 맞았다. 영국의 지배를 받던 북미 식민지 대표들이 독립선언서를 채택한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화려한 생일 파티를 하겠다”고 공언했고, 미국 영토와 주를 소개하는 박람회와 86만발의 폭죽을 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불꽃놀이가 기획됐다. 백악관 잔디밭에서 격투기 대회가, 내셔널 몰 주변에서는 자동차 경주 대회가 열렸다. -
신간 공감을 모방하는 AI 동반자 러브 머신 제임스 멀둔 지음·송이루 옮김·웅진지식하우스·2만원 AI 챗봇을 말벗 삼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다정함만 전하는 AI에게 어느새 은밀한 내면을 털어놓는다. 몸만 없을 뿐 누구보다 의지하게 되는 동반자, 연인이 된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전작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에서 알고리즘을 지탱하는 노동 착취의 현실을 폭로했다. 이번 책에서는 인간의 감정적 결핍을 파고드는 기술 자본의 최전선을 들여다본다. AI 여자친구에 빠져 현실에서 아이를 입양해 이 AI에게 어머니 역할을 맡겨 가정을 꾸리려 한 미국 청년을 비롯해 AI를 동반자 삼은 100여명을 인터뷰했다. -
KAIST 외국인 자치회장 된 나이지리아 청년…“한국 뉴스페이스 시대 주역되고 싶다” “한국에 오지 않았으면 제 꿈을 이루지 못했을 거예요. 한국 정부와 한국 사람 덕분에 얻은 이 훌륭한 기회를, 한국사회에 좋은 일로 돌려주고 싶어요.” 모하메드 하루나 함자씨(28)는 2017년 고국 나이지리아를 떠나 한국을 향했다.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지금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6월 23일 대전 KAIST에서 만난 하루나씨는 한국에서의 미래 계획을 묻자 ‘정착해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
신간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말하다 불타는 세상 속 팔레스타인 일란 파페, 캐서린 나타넬 엮음·백소하 옮김·두번째테제·2만5000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는 집단학살을 가장 중대한 국제범죄로 간주한다. 특정 집단을 말살하려는 의도와 조직성이 핵심이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을 대상으로 한 군사행동이 이런 집단학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6월 23일 낸 보고서에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고의적 표적 공격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공동체를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파괴하려는 이스라엘 당국과 군의 집단학살 의도를 입증하는 핵심 요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안하무인 하는 태도는 이제 전 지구적인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
신간 미래는 장애를 입었다 상처를 끄는 존재들 수나우라 테일러 지음·송은주 옮김·오월의봄·2만9000원 미국 남서부 투손은 사막의 도시로 불린다. 도시 남쪽 소노란 사막은 몬순 시즌에 많은 비가 내려 사막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활력 있는 생태계를 자랑했다. 선주민인 오오담 집단도 이곳을 터전 삼았다. 미국 방산업체 휴즈의 미사일 생산 공장도 있다. 이 회사는 1952년부터 미사일 제조에 사용한 트라이클로로에틸렌을 포함한 유독 화학물질을 인근 연못에 투기했다. 폐기물은 대수층을 오염시켰고, 그 물에 의존해 사는 생명을 병들게 했다. -
미국·영국 등 정보기관 “AI 해커 공격 수개월 내 이뤄질 것…당장 대응해야”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 정보기관이 인공지능(AI)의 사이버 보안 위협이 “수년이 아닌 불과 수개월 내에 일어날 것”이라며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세계 각국 지도자들에게 촉구했다. 정보기관들이 AI에 의한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해 직접 경고를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의 정보 동맹 ‘파이브 아이즈’는 22일(현지시간) 공동 성명문을 내고 “프런티어 AI 모델은 현재 업계 기대를 뛰어넘어 공격과 방어 양쪽의 사이버 역량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