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재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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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병 재확산에 ‘허연 서리’…구해줘, 솔숲 몸서리 “100년 가까이 된 소나무를 죽일 순 없으니 내가 가꾸고 있어요. 주사약을 두 번째 놓는 중인데, 시기를 놓쳐 죽은 나무도 있어요. 개인이 방제해선 감당이 안 됩니다. 나이 팔십이 다 됐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에요. 주사를 맞지 않은 나무들은 2~3년 사이에 다 죽을 것 같아요.” 지난 4월 9일 경북 경주시 오류리에서 만난 임종진씨(76)는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이 지역 소나무가 소멸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길가에 앉아 바람에 미역 말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바람은 바로 앞 동해에서 추위를 느낄 정도로 세게 불어왔다. 마을 인가 쪽에는 벚꽃이 만발했는데, 뒤편 산엔 가지가 떨어진 채 성냥개비처럼 서 있는 회색빛 소나무가 꽤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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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숲도…기후 스트레스, ‘저출산 고령화’ 전 지구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3년 409억t(±32억t)으로 추정된다. 2013~2022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88%(연간 353억t)가 화석연료 연소에서, 12%(연간 47억t)는 산림 등 토지이용에서 나왔다. 이렇게 배출된 이산화탄소 중 바다가 26%(연간 104억t), 숲이 31%(123억t)를 흡수했다. 흡수되지 않은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쌓여 기후변화의 원인이 된다.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량을 추적하는 국제과학자그룹 ‘글로벌카본프로젝트(GCP)’가 지난 10년간 이산화탄소가 어디서 왔으며, 어떻게 흡수되는지 과학적으로 추정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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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병에 ‘허연 서리 …위기의 소나무 [주간경향] “100년 가까이 된 소나무를 죽일 순 없으니 내가 가꾸고 있어요. 주사약을 두 번째 놓는 중인데, 시기를 놓쳐 죽은 나무도 있어요. 개인이 방제해선 감당이 안 됩니다. 나이 팔십이 다 됐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에요. 주사를 맞지 않은 나무들은 2~3년 사이에 다 죽을 것 같아요.” 지난 4월 9일 경북 경주시 오류리에서 만난 임종진씨(76)는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이 지역 소나무가 소멸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길가에 앉아 바람에 미역 말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바람은 바로 앞 동해에서 추위를 느낄 정도로 세게 불어왔다. 마을 인가 쪽에는 벚꽃이 만발했는데, 뒤편 산엔 가지가 떨어진 채 성냥개비처럼 서 있는 회색빛 소나무가 꽤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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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을 걸 닮아야지…우리 숲도 ‘저출산 고령화’ [주간경향] 전 지구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3년 409억t(±32억t)으로 추정된다. 2013~2022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88%(연간 353억t)가 화석연료 연소에서, 12%(연간 47억t)는 산림 등 토지이용에서 나왔다. 이렇게 배출된 이산화탄소 중 바다가 26%(연간 104억t), 숲이 31%(123억t)를 흡수했다. 흡수되지 않은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쌓여 기후변화의 원인이 된다.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량을 추적하는 국제과학자그룹 ‘글로벌카본프로젝트(GCP)’가 지난 10년간 이산화탄소가 어디서 왔으며, 어떻게 흡수되는지 과학적으로 추정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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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보이지 않는 가정폭력 ‘경고’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필리프 베송 지음·이슬아 옮김·레모출판사·1만7500원 프랑스 파리에서 일하던 ‘나’는 어느 날 여동생의 전화를 받는다. 동생은 침묵 끝에 “아빠가 엄마를 죽였다”고 말한다. 사랑하던 어머니가 가장 잔혹한 방식으로 세상을 떠난 날, 두 사람의 삶도 끝났다. 현장을 목격한 동생은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난 이웃의 수군거림과 아버지와의 대질신문에 고통스럽다. 가장 괴로운 건 나 자신이 가해자이기도 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미소를 잃어가는 어머니, 점점 심해지는 아버지의 집착과 폭력성이라는 위험한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기 때문이다. 견디다 못해 신고했지만, 공권력은 외면했다. 결국 떠나기로 한 어머니를 향해 아버지는 흉기를 들었다. 작가는 어머니를 잃은, 절대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치유하려 애쓰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2021년 한국에서는 최소 83명의 여성이 남편과 애인의 손에 살해당했다. 작가는 ‘종종 있는 일’로 치부되는 가정폭력을 아이의 목소리로 증언한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살인하지 않으며, 가정폭력과 여성살해는 치정이 아니라 소유욕에서 비롯한 범죄”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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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 ‘장애인 돌봄’ 언제나 볕 들까 우리나라 장애인의 95% 이상은 태어난 이후 장애를 갖게 된 후천적 장애인입니다. 선천적 장애인은 5% 미만이죠. 대부분 사고로 척추가 손상돼 지체장애를 얻거나 뇌병변장애로 얻은 장애입니다. 나이 들어 중풍이나 뇌졸중에 걸린 후 장애가 생기기도 합니다. 노화로 귀가 잘 안 들리거나 허리를 제대로 쓰지 못할 때도 장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애는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의사표현이 어려운 경우 건강관리가 안 돼 노인성 질환이 일찍 발생하고, 이는 조기 노화의 원인이 됩니다. 장애인의 노화는 보통 비장애인보다 15년 정도 일찍 찾아온다고 합니다. 물론 장애인별로 상황은 다릅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안 보이다 보니 운동을 하는데 제약이 있고, 청각장애인은 의사소통은 어렵지만 활동은 비장애인처럼 할 수 있습니다. 건강관리에서 가장 취약한 장애인은 발달장애인입니다. 인지기능이 떨어져 스스로 조절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옆에서 관리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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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빈곤 청소’란 국가범죄의 진실 고립된 빈곤 박유리 지음·시대의창·1만8000원 우리는 열심히 빈곤을 청소했다. 달동네를 밀고 아파트를 지었다. 남루한 동네가 번듯해지면 빈곤이 사라진 듯했다. 1987년까지 또 다른 방법도 동원했다. 군사정권은 거리에서 빈곤해 보이는 이들을 붙잡아 수용시설로 보냈다.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1981년부터 도시정화를 목적으로 부랑인 단속을 강화하자 형제복지원은 거리에서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붙잡아왔다. 정부지원금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복을 입고 아빠 심부름을 나간 소녀가, 술에 취해 거리에서 잠을 자던 아빠가, 여관비를 아끼려 역에서 밤을 지새우던 사람이 끌려와 하루아침에 수용자가 됐다. 나가게 해달라고 하면 매타작이 시작됐고, 탈출하다 붙잡히면 죽을 듯이 맞았고, 죽었다. 서로 때리고 구경하게 했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이곳에 5만명 넘게 감금당했고, 그중 657명이 숨졌다. 언론인 출신의 작가는 피해자, 생존자를 10년 넘게 인터뷰해 사건의 진상을 기록했다. 작가는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본질을 국가가 주도한 ‘빈곤 청소’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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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모래 뺏기 놀이’ 세월호 복기 세월호, 다시 쓴 그날의 기록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 지음·진실의힘·3만5000원 “승객의 생명을 걸고 하는 모래 뺏기 놀이와 같았다.” 2016년 <세월호, 그날의 기록>을 쓴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기록팀)은 세월호 참사를 ‘모래 뺏기 놀이’에 비유했다. 수백 명이 타는 배를 가운데 두고 모래를 빼내듯,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장치들을 하나씩 무력화했기 때문이다. 청해진해운은 18년 된 낡은 배를 일본에서 들여와 서류를 조작하고, 무리하게 증·개축했다. 운항할 때마다 해야 하는 복원성 계산, 화물량 확인, 고박 상태 검사는 배 바깥에서 흘수선만 확인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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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민참여 확대, 정부 신뢰 높이고 민주주의 강화” “핀란드와 한국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유사한 점이 많아요. 지정학적으로 러시아를 포함한 강대국과 인접해 있고, 비교적 최근에 독립해 국가적인 정체성과 민족성을 강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화와 교육, 국가적 연구개발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보급률과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죠. 하지만 핀란드는 한국과 비교해 정부에 대한 신뢰, 부패지수, 정부 혁신, 언론 신뢰도, 행복지수 등 민주주의와 관련된 여러 측면에서 앞서 있어서 우리가 배울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 3월 29일 서울 광화문 핀란드대사관에서 만난 신복용 헬싱키대학 소비자사회연구소(Centre for Consumer Society Research) 박사후연구원은 디지털 시민참여가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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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고립이 건강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데이터화할 것”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환경보건학과)와 그가 이끄는 서울대 장애와 건강 연구팀은 2023년 1월부터 ‘사회적 환경과 조기 노화 연구’를 시작했다.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 발달장애인의 부모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살아가는 사회적 환경이 조기 노화를 포함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20년 동안 추적 관찰한다. “한국사회를 실험실 삼아 몸으로 부대끼면서” 이들이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 조사하고, 변화의 지점을 찾는 게 목표다. 지난 3월 22일 김 교수와 연구팀의 김자영·문영민 박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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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년 이른 노화…장애와 고령 사이 돌봄 ‘공백’ 어쩌나 “(의사가) 체중이 조금 많이 나가니 체중을 줄이라고 했고, 이가 안 좋아서 두 개 임플란트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앞으로 건강하면 좋겠어요. 건강밖에 없죠.” 지난 3월 25일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에 있는 발달장애인직업재활시설 ‘우리마을’에서 만난 유준성씨(43)는 요즘 열심히 운동한다고 했다. 콩나물 수확 일과가 끝나 숙소에 돌아오면 저녁을 먹은 후 동료와 함께 근처 운동장을 1시간 넘게 걷는다. 우리마을 직원들은 일 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는데 지난 검사에서 유씨의 혈압이 정상 범주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나왔다. 최근 오른손이 갑자기 심하게 떨려 병원에서 검사도 받았다. 의사의 권고대로 한동안 일을 쉬었지만, 예전처럼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다. “몸이 안 아프면 좋겠고, 제일 필요한 건 운동”이라고 유씨가 강조한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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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몸 그리고 건강의 이야기 데이터화할 것”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환경보건학과)와 그가 이끄는 서울대 장애와 건강 연구팀은 2023년 1월부터 ‘사회적 환경과 조기 노화 연구’를 시작했다.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 발달장애인의 부모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살아가는 사회적 환경이 조기 노화를 포함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20년 동안 추적 관찰한다. “한국사회를 실험실 삼아 몸으로 부대끼면서” 이들이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 조사하고, 변화의 지점을 찾는 게 목표다. 지난 3월 22일 김 교수와 연구팀의 김자영·문영민 박사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