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서영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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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F 여성 직원 의자에 묶어 엘리베이터에…유럽 최대 게임사의 성폭력[플랫] 프랑스를 대표하는 게임회사 유비소프트(Ubisoft)의 고위 임직원이 저지른 직장 내 괴롭힘과 성폭력 정황이 재판을 통해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언급하며 가해자들의 지위가 두려웠고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17일 가디언·AFP통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프랑스 보비니 법원은 최근 유비소프트 전직 임원 및 디렉터 토미 프랑수아(52)·세르주 아스코에트(59)·기욤 파트뤽(41)의 괴롭힘과 성희롱, 성폭력 행위에 관한 심리를 나흘 동안 진행했다. 이 세 사람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파리 교외에 있는 유비소프트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여러 형태의 괴롭힘, 성희롱, 성폭력을 가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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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워드 ② 순살의 꿈 (Girls, Be on the ground!) [플랫] [페미니즘(Feminism)이 새로운 에프워드(F-word: 성적인 욕설을 우회적으로 의미)가 된 시대, 여성(F)의 관점으로 금기에 반기를 드는 칼럼 [에프워드]입니다. “여자들 XX 세네.” 최근 인생 첫 러닝 대회에 나갔다. 여성만 신청 가능한 10㎞짜리 우먼스 런이었다. 달리기 시작 후 2㎞도 채 지나기 전, 그러니까 몸이 아직 달리는 상태에 적응하지 않아 힘들던 시점에 내 뒤쪽에 있던 한 참가자가 숨을 헐떡이며 저렇게 말했다. 정신줄 놓고 뛰는 와중에 저 말을 들으니 순간 웃음이 났다. 그의 말이 곧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기 때문이다. 시작 전 여기저기서 몸을 푸는 여성들을 보며 ‘여기서 내가 최약체군’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는 (아마도) 나를 포함한 참가자들을 보며 ‘다들 XX 세군’이라고 생각했다는 것 아닌가. 새삼 짧디짧은 운동 인생이 스쳐 지나가며 뿌듯함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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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F “성별에 기반한 과소평가” 인정한 호주…“성별임금격차 시정은 투자” [플랫] 호주 공정근로위원회(FWC)는 지난 4월 눈에 띄는 결정을 내렸다. FWC는 보육 종사자, 약사, 기타 의료 전문가, 사회복지사 등에 관한 재정(裁定·award)을 두고 이 직종의 임금이 “성별에 기반한 과소평가의 대상”이었다고 판단했다. 이를 통해 해당 직종 종사자들은 많게는 35%의 임금 인상을 단계적으로 적용받을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국가 기관이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주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호주 언론은 이것이 공정근로법(Fair Work Act) 개정의 성과라고 분석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이끄는 현 노동당 정부는 2022년 공정근로법을 개정하며 ‘성평등’을 명시적으로 추가했고, FWC가 임금에 관한 재정에서 성별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FWC는 공정근로법에 근거한 독립기구로서 FWC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호주 언론은 이번 결정으로 약 17만5000명의 임금이 인상되고, 33만5000명은 간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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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F 대선 토론 중 생중계된 이준석의 ‘언어 성폭력’···사퇴 요구 ‘빗발’[플랫] 21대 대선에 도전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TV토론에서 성폭력 발언을 여과없이 말한 것을 두고 시민사회의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은 28일 성명을 내 “전국민이 시청하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언어 성폭력을 저지른 이준석은 대통령 후보에서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여연은 “발언 당사자인 이준석 역시 ‘이러한 성폭력적 발언’이라고 하여 자신의 범죄행위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었다”며 “대통령 후보가 공영방송에서 이러한 발언을 정치적 공격의 도구로 삼는 일은 단지 막말을 넘어 여성의 인권과 존엄을 훼손하는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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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목소리, 나중은 없다 ②여성·성평등 10대 의제, 후보 4인에게 물었더니 [플랫]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제21대 대선은 유독 여성·성평등 의제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 사회의 성평등 실현은 더는 ‘차후 과제’로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난달 발표된 2023년도 기준 국가성평등지수는 2010년 첫 측정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하락했다. 그간 완만하게나마 성평등 관련 지표가 개선돼왔던 추세가 뒤집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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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목소리 ‘나중은 없다’ 성평등 의지 ‘없거나 약하거나’…비동의강간죄 도입, 권영국만 찬성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제21대 대선은 유독 여성·성평등 의제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평등 실현은 더는 ‘차후 과제’로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난달 발표된 2023년도 기준 국가성평등지수는 2010년 첫 측정 이래 처음으로 하락했다. 그간 완만하게나마 성평등 지표가 개선돼왔던 추세가 뒤집혔다는 뜻이다. 시민사회의 요구도 분명하다. 경향신문 여성 서사 아카이브 플랫은 지난달 독자 222명으로부터 ‘이번 대선에서 꼭 실현되어야 할 성평등 의제’ 관련 의견을 취합해 10건으로 추렸다. 이를 공직선거법상 대선 토론회 초청 기준에 따라 선정한 주요 대선 후보 4인에게 지난 14일 전달하고 공약 채택 여부와 사유를 질의했다. 주요 후보들은 성평등 공약 질의에도 적극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답변 시한인 22일까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만 답변서를 보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답변을 거절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관련 공약과 메시지를 통해 입장을 확인해달라”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 측은 “답변이 어렵다”고 전해왔다. 플랫은 10대 현안에 대한 후보 4인의 여성·성평등 공약을 비교했다. 이준석·권영국 후보는 답변서에 기초했고, 이재명·김문수 후보는 이날까지 공식 발표한 여성 관련 공약, 공개 발언을 기반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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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 유엔, 한국 정부에 “본국 돌아간 결혼이주여성·자녀 보호하라” 권고 유엔이 한국 정부에 본국으로 귀환한 결혼이주여성과 그 자녀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한국 남성과의 혼인 관계가 해소된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게끔 지원하라고도 권고했다. 21일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KOCUN)에 따르면, 제115차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지난 9일 한국 정부의 인종차별철폐협약 이행 현황에 관한 최종 견해를 발표하며 이같이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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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언니, 선배들 ① “내가 정말 이 일에 미쳐있구나”…‘맑눈광’ 기관사 강하영 [플랫] 소녀는 언니를 보고 자랍니다. 여기 선배가 된 언니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이정표이자 버팀목이 되는 [여자, 언니, 선배들]의 일·커리어 이야기를 플랫이 전달합니다. 아, 내가 정말 이 일에 만족하고 미쳐있구나. 미쳐서 눈이 돌아있구나. 저는 이게 좋은 의미라고 생각해요. 뭔가 하려면 좀 미쳐야 하잖아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공식 유튜브 영상에는 “이 누나 눈이 또 돌아 있네”, “혹시 협박을 받고 있다면 당근을 흔들어 주세요” 등의 댓글이 달린다. 기관사로 입사해 홍보실에서 일하며 ‘미스 기관사’라는 활동명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강하영 대리(29)의 이야기다. 영상 속 강하영 대리는 기관사 정복을 입고 춤추고, 연기하고, 때때로 망가진다. 어딘가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일명 ‘맑은 눈의 광인(맑눈광)’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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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목소리, 나중은 없다 ① “비동의강간죄 도입·남녀동수내각…참정권자의 염원, 대선 후보들은 응답하라” [플랫] “수면제에 취해 자고 있다가 강간을 당하고, 심지어 가해자가 ‘내가 강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는데도 무죄 판결이 나왔다.” 4년 전, 당시 교제하던 남자친구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30대 여성 A씨가 ‘비동의강간죄 도입’을 요구하며 남긴 말이다. A씨는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자다가 통증에 잠이 깨 보니 원치 않는 성관계를 당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 순간에는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지를 정도였고, 이후에도 찰과상으로 산부인과 진료까지 받았다. 가해자는 A씨가 수면제를 오랫동안 복용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헤어진 뒤 통화에서는 ‘어떻게 보면 내가 강제로 한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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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 “보기 싫은 흉터만은 아닐것”…생채기·성장통 남은 동덕여대 투쟁 ‘그 후’ 지난 4월말 찾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동덕여대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여전히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공학 전환 반대’, ‘김명애 총장 사퇴’ 등을 적은 알록달록한 래커칠이 곳곳에 남았다. 대자보는 다 떼어졌지만 본관 앞 운동장과 좌측 스탠드에는 학생들이 놓고 간 ‘학잠(학교 점퍼)’이 빛이 바랜 채 놓여 있었다. 다른 학교 이름이 적힌 학잠도 곳곳에 보였다. 본관에서는 사설 경비업체가 드나드는 이들의 신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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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워드 ① 결혼 안 한 여자는 혼자 늙어 죽는다고? [플랫] 페미니즘(Feminism)이 새로운 에프워드(F-word: 성적인 욕설을 우회적으로 의미)가 된 시대, 여성(F)의 관점으로 금기에 반기를 드는 칼럼 [에프워드]입니다. “10년 뒤, 여자가 결혼에 안달하는 날이 옵니다.”“나이 먹어봐라. 바로 후회한다.” ‘비혼 여자의 미래’를 검색하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반응이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겉으론 행복하더라도 속으론 불안하며, 말년엔 결국 후회하리란 공격은 무척 흔하다. 이러한 공격엔 ‘결혼하지 않음=혼자 삶=외롭고 비참함’이라는 등식이 전제돼 있다. 지난 미 대선에서 비판을 받았던 ‘캣레이디’(아이 없이 고양이를 키우는 여성) 발언도 이 등식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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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F ‘언더피프틴’ 결국 방영할까…“시민 비판 정면 부정” [플랫] ‘아동 성 상품화’란 비판에 처했던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UNDER15)’이 최종 데뷔조를 선발하는 촬영까지 진행했고, 편성할 방송사를 찾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동을 무분별한 비판과 고강도 촬영에서 보호하기 위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지난 23일 연예 전문 매체 텐아시아는 ‘언더피프틴’이 지난 20일 고양 일산동구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파이널 촬영을 진행했고, 최종 데뷔조에 멤버 7명이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텐아시아는 또한 “마지막 촬영을 마친 만큼 올해 안으로 편성이 취소된 MBN이 아닌 다른 방송국과 접촉해 방송을 내보낸다는 후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