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혁곤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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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의 한 줄 책 '가난의 레전드' 가자마 도루의 인생철학 '엄살은 그만' <엄살은 그만> 가자마 도루 지음, 문방울 옮김, 마음산책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과거는 과거일 뿐. 중요한 건 오늘을 필사적으로 사는 것이다.” ************************************* 나 같은 사람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고생은 결코 헛수고가 아니며 누구의 인생이든 결국 오십보백보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은 때마침 운 좋은 시기를 만났을 뿐이고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우연히 운 없는 시기를 만났을 뿐이다. -‘맺음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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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의 한 줄 책 악이 만연한 세상을 어떻게 마주할까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사계절 “이 사회에 절망하면서도 함께 살아가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신뢰를 멈추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인간을 믿고 스스로를 세상의 일부라 느낀다면 공생의 도덕을 실천하는 것 외에는 악이 번성하는 이 시대를 살아갈 방도가 없습니다.” *********************************************** ■공허에 뿌리를 내리는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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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의 한 줄 책 약자를 위해 살다 간, 알려지지 않은 35명의 부고 '가만한 당신' <가만한 당신> 최윤필 지음, 마음산책 “나는 이 세상에 잘 살려고 왔지, 오래 살려고 온 게 아니야.” ****************************** 그토록 열렬히 천국에 가려는 희망을 피력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신중하고 사려 깊게 이 세상에 머물고 싶어 애쓰는 모습은 사실 좀 우습다. 가정을 떠나 천국에 가려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권리가 도대체 누구에게 있단 말이냐.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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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의 한 줄 책 기자이면서 전략가였던 작가 '더 저널리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더 저널리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김영진 엮고 옮김, 한빛비즈 “능력 없는 독재자는 반항을 두려워한 나머지 너무 많은 이들에게 총을 겨눈다.” **************************************** 독재자의 집권은 강압으로만 유지할 수 있다. 지금의 독재자나 잠재 독재자는 인기가 떨어지는 상황을 잠시도 견디지 못한다. 잠깐이라도 인기가 떨어지면 무력을 사용해야 권위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에 몰린다. 능력 있는 독재자는 그래서 총 대신 곤봉을 휘두른다. 신문을 자신의 위업으로 도배하는 전략을 쓴다. 능력 없는 독재자는 반항을 두려워한 나머지 너무 많은 이들에게 총을 겨눈다. -‘아프리카에는 독수리가 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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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의 한 줄 책 타락한 권력에 부역한 과학...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 마스카와 도시히데 지음, 김범수 옮김, 동아시아 ■양날의 과학, 과도한 자신감과 애국심이 낳는 비극 “저는 과학이 늘 중립이라고 말합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단지 새로운 물질이나 현상을 발견한다든지, 그것을 응용하는 기술이 진화하는 것일 뿐입니다. 인류에게 복리를 가져올지, 아니면 해를 입힐지 그것은 전적으로 인간이 어떻게 과학기술을 사용할까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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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의 한 줄 책 걷기는 운동이 아니다?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프레데리크 그로 지음, 이재형 옮김, 책세상 “걸을 때의 즐거움은 마치 통주저음(通奏低音), 즉 계속해서 나는 은은한 소리와도 같다. ******************************* 걸을 때의 즐거움은 마치 통주저음(通奏低音), 즉 계속해서 나는 은은한 소리와도 같다. 물론 어느 정도는 애쓰며 힘들어하기도 하고 이따금씩 만족감도 느끼게 될 것이다. 힘들게 올라온 가파른 비탈길을 흐뭇하게 내려다본다. 그렇지만 이런 만족감은 양과 점수, 숫자를 다시 계산할 기회를 너무나 자주 제공한다(높낮이 차는 얼마나 되지?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해발 몇 미터지?). 그러면 걷는다는 것은 경쟁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높은 산을 오르는 등산은 항상 좀 불순하다. 왜냐하면 자기도취적 만족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걷는 사람을 지배하는 것은, 허세로 가득 찬 환호성이 아니라 가장 근원적이고 자연적인 활동을 하면서 자기 몸을 느낄 때의 그 단순한 즐거움이다. 아이가 첫 걸음을 떼는 모습을 보라. 이제 막 한 걸음을 내디딘 아이의 얼굴은 환하게 빛이 난다. 우리가 걸을 때 느끼는 즐거움의 통주저음은 우리 몸이 이 움직임에 얼마나 잘 맞추어져 있는지, 어떻게 매번 내딛는 발걸음에서 다음 발걸음의 잠재성을 발겨해내는지를 느끼는 것이다. -204~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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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의 한 줄 책 정의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공자왈 '다시, 논어' <다시, 논어> 박영규 지음, 한빛비즈 “부자와 빈자, 강자와 약자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 이것이 정의로운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 ■공자가 말하는 정의의 기본 조건 공자는 백성 모두를 부유하게 잘살도록 해주는 것이 정의의 기본 조건이라 여겼다. 그런 연후에 보편적 교육으로 문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파이를 공평하게 나누는 것 못지않게 파이를 키우는 것도 정의로운 국가가 해야 할 중요한 책무라는 것이 공자의 생각이다. <논어> 자한 편에 나오는 다음 대화에서는 상품의 유통과 거래를 중시하는 공자의 시장주의 관점을 읽을 수 있다. 어느 날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여기 아름다운 옥이 있다면 스승님께서는 이걸 상자에 넣어 숨겨두시겠습니까, 좋은 상인을 찾아 파시겠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팔아야지, 팔아야지! 나는 좋은 값 쳐주는 사람을 기다릴 것이다.”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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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의 한 줄 책 한글학교 어른들의 가슴 찡한 시와 산문 '보고 시픈 당신에게' <보고 시픈 당신에게> 강광자 외 86명 지음, 한빛비즈 내 꿈은 가수 두 번째는 미용사 하나도 안 댓다 기양 엄마가 댓다 지금도 노래소리 더르면 가섬이 벌릉거린다 (김정자 - ‘꿈’ 전문) ******************************************** 내 속을 누가 아까 함평생 술로 애를 매겨 속이 까마케 타부럿다 매일 드리마셔도 끗떡 엄따 길까에 누어잇쓰먼 동네사람덜 끄 오제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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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의 한 줄 책 김연수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마음산책 “청춘은 들고양이처럼 재빨리 지나가고 그 그림자는 오래도록 영혼에 그늘을 드리운다.” ********************************************** 내가 삶이라는 건 직선의 단순한 길이 아니라 곡선의 복잡한 길을 걷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그때다. 그게 사랑이든 복권 당첨이든, 심지어는 12시 가까울 무렵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든 기다리는 그 즉시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은 하나도 없다. 효율성과 경제성의 시각으로 냉정하게 검토하자면 삶이라는 건 대단히 엉성하게 만든 물건이다. 원하는 모든 것을 원하는 순간에 얻을 수 있다면 삶이 얼마나 깔끔할까? -<청춘의 문장들>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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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의 한 줄 책 매혹적인 부조리와 유머가 있는 소설 '당신의 코끼리와 춤을' <당신의 코끼리와 춤을> 페터 회 장편소설, 이남석· 장미란 옮김, 사계절출판사 “우리 모두는 방이야. 네가 방인 한, 넌 갇혀 있어. 나가는 길은 있지. 하지만 문으로 나가는 건 아니야. 문이란 건 없으니까. 그저 구멍, 빈틈을 보는 것뿐이야.” ********************************* ‘행복한 유년기를 얻기에 너무 늦은 때라는 건 없다.’ 언젠가 틸테 누나와 내가 도서관에서 읽은 글귀인데, 나는 늘 이 문장을 사랑했다. 하지만 머리로는 생각하지 말아주길. 생각을 하게 되면 거기서 멈추게 된다. 그러고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유년기는 이미 지나가버렸고, 한번 지나간 것은 과거일 뿐이며, 무엇으로도 과거를 바꿀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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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의 한 줄 책 또라이들과 대화하는 기술 '토킹 투 크레이지' <토킹 투 크레이지> , 마크 고울스톤 지음, 이지연 옮김, 한빛비즈 “내가 무슨 말을 해주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가 내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게 만드느냐다.” ************************************** 사람은 어쩌다 또라이 상태가 되는 걸까? ‘같은 짓을 계속 반복하면서 결과가 달라지기를 바라는 것’을 미친 짓이라고 말한다. 비이성적인 사람을 그렇게 계속 논리적으로 설득하려고 든다면, 원하는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분의 행동 역시 또라이 짓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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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의 한 줄 책 장석주 시인이 동경한 삶 '조르바의 인생수업' <조르바의 인생수업> 장석주 지음, 한빛비즈 “책 한 권 제대로 읽은 바 없고 일자무식인 조르바는 삶이란 허리띠를 풀고 말썽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규정한다.” ******************************* 인생에는 가파른 경사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는 법. 우리는 그런 인생을 거쳐 현재에 와 있는 것이다. 더러는 증오, 더러는 사랑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럴 때 사람들은 브레이크로 적당히 제동을 건다. 그게 안전하긴 하다. 하지만 인생의 브레이크를 버리고 앞을 향해 질주만 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꽈당 하고 장애물과 부딪쳐 나동그라지는 일 따위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 브레이크를 이성과 합리주의라는 다른 이름으로 부를 것이다. -1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