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종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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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을 하십니까…보이지 않는 직업병 “직업병을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죠. 암에 걸린 사람은 많지만 직업이 원인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일을 그만둔 뒤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2013년부터 물리교사로 일한 서울씨는 수업 시간과 동아리 활동 등에 3D프린터를 활용한 교구들을 만들었다. 3D 프린터를 활성화하는 정부 정책에 따른 것이다. 그후 5년이 지난 2018년, 그는 육종암 진단을 받았고 지난해 7월 사망했다. 서울씨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며 3D프린터를 자주 사용했던 교사도 육종암 진단을 받았으며 다른 과학고에서도 육종암 진단을 받은 교사가 나왔다.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3D프린터에 사용하는 소재가 유해하다”는 연구 결과를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발표했다. -
노동자들의 고통에 이름을 붙이면 달라지는 것들 “노동자의 고통에 이름을 붙인다는 건 노동의 문제를 드러내는 첫 과정이었습니다. 소중한 생명이 태어나면 이름을 짓잖아요. 그 이름으로 출생신고를 하고 비로소 공식적인 사회 시스템의 적용을 받게 됩니다. 노동자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체가 드러나야 관심이 시작됩니다.” 청소 노동자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그들이 정확히 어떤 노동을 하고 있는지 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급식 조리사들 역시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택배 노동자가 하루 열다섯 시간씩 일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그들을 눈으로 보는 것은 택배가 도착하는 찰나일 뿐이다. 우리의 일상과 접해있는 노동이지만 관심을 두지는 않는다. 노동자들의 환경과 건강 실태를 조사하고, 그들의 고통을 찾아 이름을 붙여 세상에 알리는 일을 20여 년째 하는 곳이 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다. -
데시벨 전쟁④ 층간소음, 윗집 현관문을 봉인했습니다 📽 [스튜디오 그루] 데시벨 전쟁 ep.4 “층간소음으로 괴로워하는 세대도, 층간소음의 진원지로 지목된 세대도 같은 주민입니다.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이지만 관리사무소가 가진 권한은 없죠. (조심해 달라는)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민원 해결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22년째 일하고 있는 오주태씨는 그동안 적게는 200세대에서 많게는 14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들을 관리했다. 층간소음은 관리사무소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민원이다. 그는 몇 년 전 소음으로 싸움이 커진 위층과 아래층 주민 사이의 갈등을 조율하기 위해 위층 주민을 피신시키기도 했다. -
데시벨 전쟁 ③ 구석기 시대에도 층간소음이 있었다? 📽 [스튜디오 그루] 데시벨 전쟁 ep.3 무리 생활을 했던 원시시대 구석기인들은 동굴에 모여 살았다. 벽화로 유명한 구석기 시대 알타미라 동굴은 현대의 공동주택과 비슷한 주거 방식이다. 소리가 공명하며 울림이 크게 확장되는 동굴 안. 원시 인류도 현대인이 층간 소음으로 고통받는 것처럼 울림을 소음으로 생각하며 살았을까. “동굴에 살던 사람들은 오히려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불편한 상황이었습니다. 동굴에 울림이 없다는 것은 맹수가 들어와 부족의 사람들이 다 잡아먹었거나 자기만 두고 도망갔다는 걸 의미했기 때문이지요. 동굴 안의 소리는 소음이 아니라 ‘안전’의 표시였던 것이죠.” -
인터랙티브 이야기와 추억이 새겨진 마을, 완도 비석거리 완도는 다도해의 관문이다. 수많은 섬들이 부표처럼 떠 있다. 완도읍 부두에는 예전부터 이들 섬을 잇는 배들이 오갔다. 양식을 하거나, 고기를 낚는 어선들도 많았다. 부두가 내려다 보이는 바닷가 언덕에 용암리 마을이 있다. 완도에서는 ‘비석거리’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1970~80년대 부둣가 일자리를 찾아 모여든 사람들이 사는 달동네 마을이다. 수 십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주민 상당수는 세상을 떠났고, 젊은 사람들은 마을을 등졌다. 폐가가 늘어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웠다. -
데시벨 전쟁 ② 아파트의 배신 📽 [스튜디오 그루] 데시벨 전쟁 ep.2 “층간소음은 소리에 대한 피해입니다. 소리가 줄어들어야 해결되는 문제인 거예요. (우리가 요구하는 건) 건물을 제대로 지으라는 것뿐이죠. 당연한 거잖아요.” 오랫동안 층간소음 피해를 겪은 강규수씨는 ‘소음진동 피해 예방 시민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층간소음에 대한 민원이 처음 들어왔을 때는 건물의 설계이나 시공 탓인지, 시끄러운 세입자 탓인지 알 수가 없었다. 사는 사람의 문제인 경우도 있다. 조용한 세입자가 들어오면 민원이 줄어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건물의 노후화에 따라 소음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점이다. 윗집에서 평범하게 걸어다는 소리만으로도 아랫집에서는 층간소음을 호소했다. 건축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바닥은 기능을 상실했다. -
인터랙티브 덕풍초 아이들의 학교 가는 길 “신호등이 없어 위험해요.”“큰 차들이 쌩쌩 달려 무서워요.”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덕풍초등학교에 학생 30여명이 모여 학교를 오고 가는 길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은 4~5명씩 7개조로 나눠 마을지도에 자신의 통학 동선을 그려 넣고 평소 위험을 느꼈거나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지역을 표시했다. 가장 많은 의견이 나온 곳은 학교 정문 앞 2차선 도로인 덕풍공원로다. 학생들이 덕풍공원로와 정문 앞을 위험하다고 꼽은 이유는 무엇일까. -
데시벨 전쟁 ① ‘층간소음’, 고통의 목소리 📽 [스튜디오 그루] 데시벨 전쟁 ep.1 “그럼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삽니까?” 윗집과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A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고성과 함께 돌아온 윗집 주민의 답변이었다. 시끄러운 음악과 아이들이 뛰는 소리. A씨에게 고통이었던 이 ‘소음’은 윗집 주민이 생각하는 ‘소음’의 기준과 달랐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밤 10시에 세탁기를 돌리고 청소를 하는 게 무엇이 이상하냐는 듯 말한다”며 “차분히 이야기도 해봤지만 제가 소음으로 느껴도 윗집은 소음으로 인지를 못 하고 있다”고 했다. -
인터랙티브 춤추는 시장, “이리대랑게” “하이고~ 그때는 시장이 바글바글 했었는디, 사람들이 밟혀가지고 갈 데가 없었어요.” 전북 익산 토박이이자 중앙시장 상인 이승호씨(71)가 말했다. 익산 창인동의 중앙시장은 광복 후인 1947년 개장했다. 이리역(현 익산역)과 가까워 장사가 잘 됐다. “건물 계단에서도 할머니들이 앉아 하루에 콩나물을 여섯 통, 일곱 통씩 팔고 그랬어요. 방앗간, 튀밥집, 순댓국 집이 많았는데 그래서 매웁기도 하고 고소한 냄새도 나고 여기서 뻥, 저기서 뻥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
Z세대의 새로운 놀이 문화···가상현실에서 캐릭터가 연기하는 ‘제페토 드라마’ 가상현실에서 3D 아바타들의 연기를 애플리케이션으로 편집해 구성하는 웹드라마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팬픽과 ‘늑대의 유혹’ 등 인터넷 소설을 보고 자랐다면 Z세대는 영상으로 이야기를 만든다. 가상현실(AR) 플랫폼인 ‘제페토’(ZEPETO)에서 캐릭터를 생성해 창작한 드라마다. “인터넷 소설을 영상을 만든 것이 제페토 드라마라고 볼 수 있어요. 이제는 무엇이든 유튜브에서 찾아보잖아요. ‘웹드라마’의 유행처럼 10대들이 직접 만든 ‘제페토 드라마’라는 장르도 그래서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거 같아요.” 꾸미는 게임을 좋아해 제페토를 초창기부터 이용했다는 유튜버 ‘월간’은 6개월 전부터 제페토 드라마를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제페토 드라마를 보는 구독자는 대부분 10대 학생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도 주로 학원물 로맨스를 다루고 있어요. 실생활에 일어날 법한 이야기라서 그런지 많이 공감해 주세요. 구독자, 조회수가 계속 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또 다른 제페토 드라마 유튜버 ‘이호’는 자신이 만든 제페토 캐릭터가 드라마에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직접 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페토 안에서 팔로우한 캐릭터끼리 가상 세계 안에서 만나 이야기하거나 사진도 찍을 수 있고, 상대방의 캐릭터를 빌려 이용할 수도 있다. -
방과 후 학교 26년…법에서도 학교에서도 우린 여전히 ‘유령’ 방과 후 교육이 시작된 지 26년이 흘렀다. 사교육비를 줄이고 사회 양극화에 따른 교육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1995년 교육개혁안에 따라 시작된 제도였다. 코딩, 외국어, 미술, 악기 등 아이들은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얻었고 학교 안 돌봄도 맡으면서 부모들이 일터에서 안정감을 찾는 역할을 했다. 긴 세월 동안 교육과 돌봄의 한 축을 책임진 방과후 강사들은 어떨까. 13년째 방과후 수업에서 주산을 가르친 강사 김진희씨(54)는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위치를 명확히 알게 됐다”고 했다. -
나도 ‘전태일’이다 ⑤“일주일에 3시간씩 2번 ‘초단시간 노동’…개인 연습은 노동시간으로 안 쳐줘요” 단원 임금 월 75만원…개인 과외나 택배업체 등 ‘알바’ 병행노조 결성했다는 이유로 전원 해촉…투쟁 끝에 복직하기도 성악가 김민정씨(38)는 경기 양주시립합창단에서 일한다. 합창단은 20여명으로 구성돼 있고 김씨는 알토 파트의 수석단원이다. 1년에 서너 차례 큰 규모의 음악회를 진행하고, 그 중간에 청소년 등을 상대로 ‘찾아가는 음악회’를 연다. 김씨를 인터뷰한 지난 10월5일, 합창단은 ‘가을 콘서트’를 앞두고 있었다. 관객 없는 유튜브 중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