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무
경향신문 기자
집요하게 취재하고 정확하게 보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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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우리 ‘장손’ 왔나! 이토록 웃기고 아리는 가족 영화 영화가 시작해도 아무것도 안 보이는 하얀 화면이 한동안 계속된다. 알고보니 화면을 가득 채운 수증기 때문이다. 증기가 천천히 걷히면 두부 공장에서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경북 시골에서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김씨 집안은 제사를 준비 중이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여자들이 땀을 흘리며 전을 부친다. 서울에 사는 무명 배우 성진(강승호)은 김씨 집안의 장손이다. 오랜만에 고향집을 찾는다. 오정민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 <장손>이 오는 11일 개봉한다. 여름, 가을, 겨울의 세 계절과 가족사를 엮으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작품이다. 대구 출신인 오 감독은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오 감독은 지난달 시사회에서 “스무살 때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가족들의 갈등이 시작됐다”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집집마다 그런 비밀이 있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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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일본 극좌 단체는 ‘전범 기업’ 향해 왜 폭탄 투쟁 벌였나 1974년 8월30일 12시37분 일본 도쿄 미쓰비시 중공업 본사에 전화가 걸려왔다. “미쓰비시 중공업 빌딩과 미쓰비시 전기 빌딩 사이의 보도에 두 개의 시한폭탄을 설치했다. 이것은 결코 장난 전화가 아니다. 긴급하게 피난시켜라.” 전화 교환원이 서무과장에게 보고하러 가는 사이 폭탄이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폭발했다. 8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약 400명에 달했다. 논픽션 작가 마쓰시타 류이치의 <동아시아 반일 무장전선>은 미쓰비시 중공업 폭탄 테러를 일으킨 일본의 극좌 단체 ‘동아시아 반일 무장전선’(이하 무장전선)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단체는 식민 지배와 전쟁에 대한 책임을 망각한 일본 정부와 아시아 곳곳에서 노동력과 자원을 착취한 전범 기업에 대해 격렬한 폭탄 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대부분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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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무의 호달달 박찬욱이 가장 많이 본 영화, ‘퇴마 호러’의 조상님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 사람에 붙은 악령을 쫓아내는 ‘엑소시즘’(퇴마 의식)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호기심을 쿡쿡 건드린다. 천주교의 장엄구마, 개신교의 축사, 무교의 씻김굿 등이다. 여러 호러 영화가 엑소시즘을 소재로 삼았고 걸작도 많이 나왔다. 이런 ‘퇴마 호러’의 ‘조상님’ 격인 효시라면 오직 단 하나의 영화를 가리켜야 한다. 50년이 넘게 흘렀지만 여전히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매체 콜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다섯 번 봤다”며 “인생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라고 말했다.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197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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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맞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영화 6편 ‘한국 최초의 음악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올해 스무살을 맞았다. 영화제는 5일부터 10일까지 충북 제천시 일대에서 열린다. 세계 37개국에서 98편의 음악영화가 초청돼 관객을 만난다. 영화 월간지 ‘키노’ 출신 최은영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작품 6편을 특별히 추천했다. 먼저 개막작인 제임스 로건 감독의 <아바: 더 레전드>를 첫손에 꼽았다. 전설적인 혼성 밴드 ‘아바’는 1982년 해체된 뒤 2021년 재결합했다. 곧장 대중의 열광을 불러일으킨 밴드 데뷔부터 음악적 변화, 갑작스러운 유명세로 인한 내밀한 갈등을 담았다. 아바의 음악적 지향, 독특한 이미지메이킹, 언론의 성차별과 미국 투어의 실패까지 풍부한 자료와 세밀한 연출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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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만에 돌아온 ‘비틀쥬스’에서 팀 버튼의 ‘리즈 시절’을 봤네 “쥬스 님이 풀려났도다.” 미치광이 악령 ‘비틀쥬스’가 어두운 다락방에 홀연히 나타나 킬킬대며 징그럽게 웃는다. 녹색 폭탄머리에 다크 서클을 가진 아저씨 악령은 팀 버튼 감독의 팬들이 열광하는 얼굴이다. 비틀쥬스가 4일 개봉한 <비틀쥬스 비틀쥬스>로 36년 만에 돌아왔다. 팀 버튼의 이름을 알린 <비틀쥬스>(1988)의 후속작이다. 반항적인 고스족 소녀였던 ‘리디아’(위노나 라이더)는 엄마가 됐다. TV쇼 ‘유령의 집’을 진행하며 유령과 대화하는 영매로 유명해졌다. 유령을 믿지 않는 딸 ‘아스트리드’(제나 오르테가)는 리디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리디아는 아빠 ‘찰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엄마 ‘델리아’(캐서린 오하라)와 함께 고향집에 돌아온다. 아스트리드가 유령에게 속아 저승에 끌려갈 위기에 빠지자 리디아는 딸을 구하기 위해 ‘비틀쥬스’(마이클 키튼)를 불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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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 어르신들의 ‘일일 춤 선생’ 되다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K팝 아이돌 그룹 ‘르세라핌’ 멤버들이 2일 방송되는 KBS1 <6시 내고향>에 전격 출연한다. 사쿠라, 카즈하, 허윤진이다. 르세라핌은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일손을 도우며 “어르신들에게도 사랑받는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르세라핌은 지난해 ‘라인댄스 전국대회’에서 1등을 거머쥔 ‘파주의 르세라핌’을 만난다. 팀 회원들은 70·80대 고령층이다. 몸이 안 좋아지고 농사일이 바빠 올해는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엉덩이춤을 알려달라’는 요청에 르세라핌은 내년 우승을 목표로 ‘일일 춤 선생’이 된다. 허윤진은 르세라핌 노래 ‘Smart’의 안무를 접목시킬 수 있도록 현장을 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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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 대 ‘염정아’ 대 ‘염정아’ 거침없는 차량 추격전과 총격 액션을 선보이는 열혈 형사(넷플릭스 영화 <크로스>), 잇속이 우선인 속물 정치인(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 푸근하고 통 큰 맏언니(tvN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 올 여름 장르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활약 중인 배우 염정아(52)의 얼굴들이다. 50대 중년 여성 배우의 설 자리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현실적 통념이지만 그의 활동 반경을 보면 이는 단순한 편견일 뿐이다. 데뷔 34년차인 그의 연기력과 예능감은 그 어느 때보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크로스>에서 그가 맡은 강력범죄수사대 형사 ‘강미선’은 아시안게임 은메달에 빛나는 사격 고수다. 화려한 총격 액션을 선보이는 것은 필수. 그의 액션 연기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영화 <밀수>에선 수중 액션을, 올초 <외계+인 2부>에서도 무술 액션을 선보였다. 스스로 보기에 ‘몸치’이지만 그래도 고강도 액션에 거침없이 도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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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잔인한 살인범, 억울한 누명일까…서명운동 일으킨 다큐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스티븐 에이버리는 미국 위스콘신 매니토웍 카운티에 사는 남자입니다. 에이버리는 1985년 페니 번스턴을 강간한 혐의로 징역 32년을 선고받아 감옥에 갇힙니다. 에이버리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을 요구하지만 번번이 기각당합니다. 하지만 사건 당시 검출된 DNA(유전자정보)를 최신 기술로 분석한 결과 진범은 성범죄 전과자인 그레고리 앨런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2003년 출소한 에이버리는 자신을 잡아넣은 검사와 보안관서를 상대로 360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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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실리콘밸리 부흥 이끈 ‘페이팔 마피아’의 좌충우돌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메타)의 최초 투자자였고 팔란티어를 설립한 피터 틸, 어펌 홀딩스 의장 맥스 레브친, 유튜브를 설립한 채드 헐리와 스티브 첸…. 현재 미국 기술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을 세운 이들은 과거 모두 핀테크 기업 ‘페이팔’에서 일했다. 2002년 인터넷 경매 기업 이베이가 페이팔을 인수했다. 창업자들은 매각 수익으로 평생 안락하게 살 수 있었지만 위험을 지고 재창업에 뛰어들었다. 지미 소니의 <부의 설계자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부흥을 이끈 ‘페이팔 마피아’의 이야기를 담았다. 거대 빅테크의 창업자뿐 아니라 현재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의 고위 임원들 상당수가 한때 페이팔 직원이었다. 페이팔 출신들은 퇴사 이후에도 관계를 유지하며 미국 사회 곳곳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경제지 포천은 이들을 ‘페이팔 마피아’라고 지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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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많은 노량진 청춘들, 밥심 필요하니까 서울 노량진역 앞에 도착한 방송인 장성규는 자신의 대학 삼수생 수험생활 시절을 떠올린다. 당시 텅 빈 주머니 사정에도 한 끼를 든든하게 먹을 수 있었다. 28일 KBS2 <2장 1절>에선 MC 장민호와 장성규가 노량진을 돌며 인생의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을 만난다. 장성규는 추억에 이끌려 한식뷔페 ‘레알 O’를 찾았다. 뷔페 사장님은 매일 찾아오는 학생들을 위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권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빚을 내 식당을 유지해왔다. 장성규는 식사 중에 우연히 주짓수체육관 관장을 만난다. 장성규가 “현피 뜨자”며 도발하자 관장은 “방송 은퇴하실 수 있다”고 맞받는다. 장성규는 실제 대결 1초 만에 제압당하고 굴욕의 비명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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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무의 호달달 카메라 너머의 귀신아, 무섭게 왜 이러니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 아시아의 호러 영화 강국을 꼽으라면 먼저 일본이 떠오른다. 일본은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링>(1998),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주온>(2002),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착신아리>(2003)가 이른바 ‘J호러’라고 불리는 2000년대 전성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일본 이상으로 꾸준히 수작을 만들어내고 대중의 인기도 높은 국가가 있다. 바로 태국이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과 팍품 웡품 감독의 <셔터>(2004)는 ‘태국을 대표하는 호러 영화’라고 지칭해도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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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툰툰한 하루 부끄럽지 않은 인간이 되려는 청춘의 초상 ‘Ho!’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 대학생 김원이는 생활비를 벌려고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학원에서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 윤호를 만납니다. 윤호는 후천적 청각장애인입니다. 학원에선 말썽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김원이는 윤호를 ‘Ho’(호)라고 부르며 필담으로 열심히 가르칩니다. ‘Ho 덕분에 의미 있는 인간이 된 것 같았다. 고마웠다.’ 김원이는 나이를 먹어가며 첫사랑의 아픔도 겪고, 군 복무도 마치고, 짧은 회사 생활도 합니다. 그리고 어느날 김원이 앞에 Ho가 다시 나타납니다. 이번주 소개할 웹툰은 억수씨 작가의 <Ho!>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