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버들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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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심심함을 물리쳐준 요술쟁이 친구…나비가 되고 고래가 되게 해준, 그 이름은 ‘상상’ 사방이 정사각형 모양의 ‘지루한 타일’로 빼곡히 채워진 방. 한 아이가 꼼지락꼼지락 몸을 뒤척인다. 바닥에 드러눕기도 하고, 물구나무를 서보기도 한다. 아이는 묻는다. ‘심심해?’ 아이는 답한다. ‘응, 심심해.’ 아이는 곰곰 생각한다. ‘재미있는 일 없을까?’아이가 살포시 눈을 감자, 열과 오를 맞춰 늘어서 있던 타일들이 하나둘씩 우르르 무너진다. 아이의 몸을 이루던 노란 끈은 실타래처럼 술술 풀려 아이 손에 쥐어진다. 아이는 그 끈을 따라서 신나는 모험을 떠난다. -
그림 책 괴물이 물러간 자리는 가족과 친구의 공간이 되었다…에밀리는 ‘무엇’을 물리친 걸까 에밀리와 괴물이빨루도빅 플라망 글·엠마뉴엘 우다 그림·김시아 옮김바람의아이들 | 26쪽 | 1만4000원 한 살 때 바구니, 가방, 냄비 속에 온갖 물건들을 가득 채워 넣던 에밀리는 세 살이 되면서 사람과 뿔 달린 사람, 날개 달린 집, 무기와 꽃 등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그림을 그렸다. 다섯 살 때부터는 조약돌, 조개껍데기, 작은 닭 뼈, 꽁초, 살아있는 새와 죽은 새 등 모든 잡동사니들을 좋아했고 방 안에 들여놓기 시작했다. 나무 화분에는 가위, 열쇠, 장갑 등과 함께 손, 발, 심장 등의 인체 모형들이 주렁주렁 달린다. 에밀리는 강박적으로 수집과 기록에 몰두한다. 물건들로 가득 차버린 방은 에밀리 외에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요새가 된다. 그사이 에밀리의 머리에는 동그란 알 모양의 뿔이 생긴다. -
그림책 내가 울면 고래도 따라 울어…그 소리를 들으면 너무 슬퍼서, 내 울음이 멎어 고래 옷장박은경 지음·김승연 그림웅진주니어 | 68쪽 | 1만4000원 때때로 감당하기 힘든 슬픔이 덮쳐, 울음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면 어금니를 꽉 문다. ‘참아야 해, 그래야 어른이야.’ 그럼에도 작은 어항 같은 눈물샘은 툭툭 터져버리기 일쑤여서, 스스로를 한심해했다. ‘난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구나.’ 이 책 <고래 옷장>은 참는 것에 더 익숙한 어른들에게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들려준다. -
그림 책 앞만 보고 가는 어른들은 절대 알 수 없는 ‘짜릿한 세계’ 키키의 산책마리 미르겐 글·그림 | 나선희 옮김책빛 | 64쪽 | 1만5000원 “가자, 키키!” 쥘리앵이 반려견 키키의 목줄을 잡고 산책에 나선다. 개와 주인의 일상적인 산책이 시작되려나 싶을 때, 독수리의 발톱이 키키를 낚아챈다. 키키는 사라지고 키키가 있던 자리는 독수리가 차지한다. 독수리는 쥘리앵을 졸졸 따라간다. 그러다 호랑이가 나타나 독수리의 자리를 꿰차고, 다음은 박쥐, 그다음은 여우, 문어, 고릴라, 거미, 파리, 뱀이 키키의 목줄을 매고 쥘리앵의 뒤를 따라 걷는다. 동물이 바뀔 때마다 배경도 숲, 동굴, 초원, 바다, 절벽, 계단 등으로 바뀐다. 이 ‘느닷없는’ 사건을 눈치채지 못한 채 쥘리앵은 앞만 보고 걷는다. 공포영화를 볼 때 주인공에게 ‘거긴 들어가면 안 돼!’라고 외치게 되듯이, ‘쥘리앵, 뒤를 돌아봐!’라고 말하게 되는 긴장감이 감돈다. 다행히 키키는 돌아오고, 쥘리앵과의 산책은 ‘평화롭게’ 끝난다. -
그림 책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멈춰선 걱정쟁이 소녀 앞에…환상적 세상 향해 시동 거는 버스 밤버스배유정 글·그림길벗어린이 | 40쪽 | 2만1000원 혼자서도 괜찮을까? 짐이 너무 많은 걸까?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어떡하지? 길을 잃어버리면? 뭘 먹지? 어디서 머물러야 할까?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아무도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 질문들이 가리키는 단어는 무엇일까. 바로 여행이다. 이 책 <밤버스>는 여행을 하면서 밀려드는 걱정과 불안의 감정을 환상적인 그림 속에 녹였다. 2018년 <나무, 춤춘다>로 아동 도서 분야 최고 권위의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을 수상한 배유정 작가의 신작이다. -
그림 책 모자 속에 감춘 울퉁불퉁 외모, 어느날 터져버린 모자…놀랍게도 아무도 나를 피하지 않는다 파란모자조우영 글·그림바람의아이들 | 44쪽 | 1만3000원 파란모자는 언제나 큰 모자를 쓰고 다닌다. 다리만 살짝 보일 정도로 아주아주 큰 모자를. 파란모자가 이름을 말해도 사람들은 큰 모자 때문에 잘 알아듣지 못한다. 그래서 이름 대신 ‘파란모자’라고 부른다. 모자 속에 숨어서 길을 걷다 보니 곧잘 여기저기 부딪치고, 그 모습에 놀란 사람들은 파란모자를 피한다. 깊은 숲속 홀로 지내는 것을 선택한 파란모자. 큰 모자 아래로 보이는 작은 풍경에 만족하며 살려고 하지만, 시간은 아이를 내버려 두지 않는 법. 어느새 키와 몸집이 훌쩍 자라 커다랗던 모자가 몸에 꽉 끼어 버린다. 허둥지둥 모자 가게로 간 파란모자는 더 커다란 모자를 주문한다. 가게 주인은 더 큰 모자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신에게 어울릴 만한 모자”라며 아주 작은 모자를 보여준다. 파란모자는 난감해진다. 바로 그때, ‘투두둑’. 파란모자의 커다란 모자가 터지고 만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
보건교육사협회, 국회위원회관서 ‘포스트·위드 코로나시대의 보건교육’ 세미나 국가자격 보건교육사협회(회장 손병국)는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포스트/위드 코로나시대의 보건교육방향’에 대한 주제로 2020국회보건정책세미나를 주관했다. 이번 세미나는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 공동위원장인 설훈 의원과 국회보건복지위원장 김민석 의원, 대한보건협회(회장 박병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조인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
그림 책 “어서 괴물 바이러스가 사라졌으면…” 집콕 아이들을 응원해요, 주문처럼 창문패트릭 게스트 글·조너선 벤틀리 그림이정희 옮김다산어린이 | 32쪽 | 1만3000원 “엄마, 잘 다녀와요.” 10살 된 나의 아이는 오늘도 출근하는 엄마를 집에서 배웅한다. 벌써 7개월째. 코로나19는 나와 아이의 아침 풍경을 바꾸어 놓았다. 빈 집에 아이를 홀로 두고 나오는 발걸음은 늘 무겁다. 이 지긋지긋한 바이러스는 언제쯤이면 끝이 날까. 아이를 향한 미안함과 내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물먹은 솜처럼 짓누를 때 이 책을 만났다. -
그림 책 우주 안 작은 나를 붙들어주던 묵직함, 때론 답답하지만 따스한 연결들 안녕, 중력박광명 글·그림고래뱃속 | 42쪽 | 1만3000원 우리는 어떻게 이 세상에 오고, 떠나게 되는 걸까. 책은 이 심오한 질문을 중력에 비유해 아름답게 그린다. 한 상의 밥에 ‘우주’가 깃드는 과정을 조곤조곤 전한 그림책 <대단한 밥>의 작가 박광명이 두번째로 낸 작품 <안녕, 중력>이다. 제목만 보면 중력과 관련된 물리과학서일 것 같지만, 책은 중력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
어린이책 말썽꾸러기와 모범생, 둘만의 모험을 통해 진짜 친구가 되다 어느 학교에나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는 한 명씩 꼭 있다. 아쉴은 그런 아이다. 교실 천장에 매달린 태양 모형을 떼어다 공처럼 뻥뻥 차고, 1학년 동생들을 찾아가 무서운 이야기를 하며 겁을 준다. 특히 같은 반 마시모를 엄청 괴롭힌다. 마시모는 말이 없는 모범생으로 교장 선생님의 아들이다. 아쉴의 장난이 너무 심해지자 선생님은 아쉴을 빈 옆 교실에 격리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아쉴이 그림처럼 조용해진 것이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아쉴을 잊고 집으로 가버린다. 텅 빈 학교에 혼자 남은 아쉴은 복도를 씽씽 뛰어다니며 ‘자유’를 만끽한다. 아쉴의 ‘자발적 고립’ 계획이 성공한 것이다. 학교는 아쉴만의 ‘한밤의 왕국’이 된다. -
어린이책 실성한 엄마를 가엽게 여기며,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착하게 사는 노총각의 효심 나이 마흔이 넘은 노총각 필준이는 어머니 안강댁과 함께 산다. 어머니는 남의 말을 빌리자면 ‘얼빠진’ 사람이다. 엉덩이가 다 해진 바지를 예사로 입고 다니는 필준이는 어머니를 모시느라 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이 집 저 집 머슴살이를 하다가 지금은 과수원 지기를 하고 있다. 아버지는 필준이가 첫돌 되는 해에 사라졌다. 나이가 들수록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어머니는 고기 사달라, 장에 데려가달라, 업어 달라, 요구 사항도 많다. -
순수한 작은 마을의 풍광에 젖어…여유 한 아름을 얻었네 ‘시코쿠섬 도쿠시마현’ 가을을 시샘이라도 하는지 훼사를 놓는 여름의 꼬리가 길다. 그래도 좋다. 예기치 않은 여행의 행운이 내게로 왔다. 목적지는 일본 동부의 시코쿠(四國)섬 도쿠시마현.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다. 인천공항에서 1시간30분을 날아가 내린 곳은 도쿠시마현이 아니라 이웃한 가가와현 다카마쓰공항이었다. 때 묻지 않은 순수 자연을 찾아가는 여정은 설렘의 연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