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관
변호사·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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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진실을 위한 법정 재미없는 질문 하나, “거짓말을 가장 잘하는 사람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물건 가격은 늘 다른데 매번 손해 보며 파는 것이라며 엄살을 떠는 동네시장 노점 아저씨, 카페에 앉아 귀에 꿀물이 가득 찰 것만 같이 달콤한 말만 주고받는 시작하는 연인들, 약속한 공약의 절반만 지켜도 세상 아름다운 동네가 될 법한 엄청난 크기의 현수막 속 웃고 있는 사람들.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지만, 만약 누가 나에게 물어본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그곳은 바로 법정(法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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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이주여성도 함께 “미투” 오랫동안 감추어졌던 여성에 대한 폭력의 역사가 진실의 햇빛 아래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상처받은 피해자의 목소리가 또 다른 피해자의 목소리와 이어지며 부서지지 않을 것 같던 견고한 장벽을 조금씩 흔들고 있다. 모든 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권력 관계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오랜 시간 동안 뿌리내렸던 가부장제와 남성 중심적인 권력구조가 가해자에게 압도적인 권력을 주었고, 피해자인 여성에게는 침묵을 강요해왔다. 지금 드러나는 수많은 폭력이 오랫동안 은폐된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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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피고인 이재용 오늘 오후 피고인 이재용의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다. 그는 지난해 8월 뇌물과 횡령, 재산국외도피 등 혐의가 일부 인정되어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불복해 항소심 재판을 받아왔다. 변호인과 특별검사 사이에 법리 다툼이 치열하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피고인의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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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보호와 구금은 다르다 새해도 벌써 한 주가 지났다. 야심차게 계획한 새해 계획이 한번쯤 흔들리는 순간이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더라도 필연코 예상하지 못한 일이 불쑥 생기기 마련이고, 미리 계획한 일이 하루쯤 틀어지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은 결심이 굳지 못한 사람을 훈계하는 말이라고 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통계적으로 사흘에 한 번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는 것이 평범한 우리네 삶이므로 계획한 일을 사흘에 한번쯤 빼먹었다고 해서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누군가의 한 주, 한 달, 한 해가 전혀 새로운 일 없이 미리 계획한 대로만 반복되고 있다면 이쪽이 더 걱정되는 일상이라 생각한다.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오는 삶의 건강한 자유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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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금지법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세계인권선언 제1조) 지금으로부터 69년 전, 1948년 12월10일 프랑스 파리의 샤이요궁(Palais de Chaillot)에 모인 각 나라의 대표들은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발생한 희생과 전 세계에 만연한 인권침해에 대해 반성하고,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할 존엄과 권리의 최소한을 선언했다. ‘세계인권선언’이 바로 그것이다. 2년 뒤인 1950년에 열린 제5차 유엔총회에서 매년 12월10일을 세계인권선언 선포일로 기념하는 결의안이 채택되었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각국에서는 이날을 ‘세계인권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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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선 인권 존중의 외국인 정책을 위하여 법무부가 얼마 전 ‘제3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안)’을 발표하고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열었다.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에 따라 5년 주기로 마련하는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은 앞으로 정부의 외국인 정책을 종합한 밑그림에 해당하는데, 올해 결정되는 ‘제3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적용된다. 법무부는 이번 3차 기본계획의 정책 비전을 ‘국민 공감! 인권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선언하고, ‘상생’ ‘통합’ ‘안전’ ‘인권’ ‘협력’을 정책의 핵심가치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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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선 피부색이 다르다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일하다 다친 상처에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하는 말이 다르다고 작은 휴대전화 화면 속 가족들과 나누는 이야기에 그리움이 묻어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한국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땀 흘려 일하고 난 뒤 느끼는 바람의 싱그러움을 모르지 않는다. 월급날이면 괜히 마음 한쪽 두둑해져 친구들에게 호기롭게 술이라도 한 잔 사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다. 만나보면 대부분 특별할 것 없는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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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선 아이들 눈에 비친 외국인 노동자 얼마 전 강원도 홍천에 있는 초등학교에 법교육 강의를 다녀왔다. 서울에서 차로 꼬박 두 시간, 고속도로를 벗어나 굽이굽이 산과 물이 어우러진 시골길을 제법 달려 마주한 산촌마을, 전교생이 서른여섯 명인 작고 아담한 학교였다. 5학년과 6학년인 13명의 아이들이 옹기종기 한 교실에 모여 앉았다. 선생님보다 더 능숙하게 사회를 보던 6학년 친구의 진행으로 법과 관련한 짧은 강의와 질문과 답변 형식의 토크콘서트 시간을 가졌다. 평소 책을 많이 읽는다는 아이들의 질문 수준이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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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선 조선족 왜곡하는 영화들 김주환 감독의 영화 <청년경찰>은 외출 중 우연히 범죄를 목격한 두 명의 젊은 경찰대생이 사건에 개입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최근 <택시운전사>의 스크린 독주 속에서도 누적관람객 300만명을 넘기는 알토란 같은 흥행을 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이번 영화 <청년경찰>은 지금까지 제작된 한국 영화 중에서도 ‘조선족’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악의적인 혐오가 가장 짙게 그려진 영화다. 영화의 대부분은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가 일하는 일터이자, 수만명의 거주민이 생활하고 있는 대림동은 아무런 개연성 없이 범죄의 소굴로 묘사된다. ‘여권 없는 중국인이 많아서 밤에 칼부림이 자주 나는 곳’이라거나, ‘경찰도 손을 못 대는 곳’이라는 대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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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선 조선족 왜곡하는 영화들 김주환 감독의 영화 은 외출 중 우연히 범죄를 목격한 두 명의 젊은 경찰대생이 사건에 개입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최근 의 스크린 독주 속에서도 누적관람객 300만명을 넘기는 알토란 같은 흥행을 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이번 영화 은 지금까지 제작된 한국 영화 중에서도 ‘조선족’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악의적인 혐오가 가장 짙게 그려진 영화다. 영화의 대부분은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가 일하는 일터이자, 수만명의 거주민이 생활하고 있는 대림동은 아무런 개연성 없이 범죄의 소굴로 묘사된다. ‘여권 없는 중국인이 많아서 밤에 칼부림이 자주 나는 곳’이라거나, ‘경찰도 손을 못 대는 곳’이라는 대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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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선 판사의 독립성이 중요한 이유 우리 ‘헌법’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제103조)고 선언하여 법관(판사)의 독립을 사법부의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법관이 지켜야 할 윤리기준과 행위규범을 정한 ‘법관윤리강령’에서도 가장 첫 번째로 ‘법관은 모든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사법권의 독립을 지켜 나간다’(제1조)고 하면서 독립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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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선 관리감독 소홀한 지역아동센터 얼마 전 다문화가정 학부모와 상담하면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초등학생 자녀들은 방과후 동네에 있는 공부방(지역아동센터)에 다녔다. 대부분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인데, 아이들이 오랫동안 공부방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해온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는 것이다. 공부방 교사는 아이들에게 학습지를 풀어오라는 숙제를 내주고, 숙제를 다 못하거나 풀어온 문제가 틀린 경우 그 개수만큼 플라스틱 자와 장구채, 노트 등으로 때렸다. 아이들은 수십 대에서 많은 경우에 100대 넘게 맞기도 했다. 머리가 길다고 다른 아이들 앞에서 가위로 머리카락 일부를 자르기도 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폭언이나 욕설로 공포심을 주는 일도 잦았다고 한다. 피해를 당한 아이들은 자해, 등교거부, 부모와 대화 단절 등 이상행동 증상을 보였고, 우울증 진단까지 받은 아이도 있다. 이는 명백한 아동학대다.